[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지천명 아이돌' 배우 설경구가 매해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면서 영화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우상'(감독 이수진)에서 설경구는 절절한 부성애를 지닌 인물 유중식으로 분해 한석규·천우희와 함께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면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샛노란색의 탈색머리는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설경구의 연기는 이미 증명된 바. 설경구는 비주얼적으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무려 6개월동안이나 탈색머리를 유지하면서 머리카락이 부서지는 고통도 감수했다.
이처럼 매 작품에서 연기든 비주얼이든 관객들에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매번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설경구. 설경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1999년에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이 아닐까 싶다. 20년 전에 개봉한 영화지만, 영화가 무슨 내용인지는 모를지언정, 기찻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던 설경구의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했다.
1993년에 연극 '심바새매'를 통해 배우의 길에 들어선 설경구는 여러 영화에서 단역으로 출연하다가 '박하사탕'을 통해 설경구라는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2년 개봉한 영화 '공공의 적' 속 꼴통 형사 강철중 역으로 출연, 실감나는 형사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에 설경구는 그해 열린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듬해 개봉한 영화 '실미도'에서도 설경구는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등과 함께 출연하며 스크린을 압도했다. 1971년 실미도에서 훈련받았던 북파 공작원들의 비극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실미도'는 많은 명장면과 명대사를 만들어내면서 당시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었고,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쟁쟁한 배우들 사이의 중심에 섰던 설경구는 '실미도'를 통해 연기력에 흥행성까지 갖춘 배우로 자리잡게 됐다.
이어 2009년에 개봉한 영화 '해운대' 역시도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설경구라는 배우의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줬다. '해운대'는 거대한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재난영화로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등 인기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운대'에서 설경구는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만식 역을 연기하면서 부성애를 표현했다.
설경구는 이밖에도 '역도산' '사랑을 놓치다' '그놈 목소리' '싸움' '용서는 없다' '해결사' '타워' '스파이' '소원' '감시자들' '나의 독재자' '서부전선' 등의 영화로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하고 다양한 연기를 펼치며 배우로서 쉼없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설경구는 지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렬한 연기변신을 보여줬다. 김영하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혀졌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병수를 연기했다. 병수 역을 위해 엄청난 체중 감량을 기본으로 외적으로 큰 변화를 보여줬다. 거기에 강도높은 액션연기와 감정연기는 '역시 설경구'임을 관객들에게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해줬고, 그는 2018 올해의 영화상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또 설경구는 같은 해 개봉한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면서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불한당'에서 교도소의 룰을 만들고 그 세계를 평정하는 재호 역을 연기한 설경구는 남성미와 더불어서 이제까지는 보여주지 않았던 섹시미까지 보여주며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배우 인생에서는 전환점을 맞았다.
'불한당'을 시작으로 설경구는 작품활동은 물론이고 팬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특히 지난해 5월 열린 설경구의 생애 첫 팬미팅은 1분만에 1000석 좌석이 매진되는 등 '지천명 아이돌'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배우로서의 설경구의 행보에는 쉼이 없다. 올해만해도 영화 '우상'과 '생일'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미 대중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에 안주하고 읺고 그는 매 작품에서 어떻게로든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도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길 나이가 아는 것 같다며 갈 길이 멀다고 말하는 설경구. 연기 열정 가득한 설경구가 앞으로 또 어떤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강렬함을 선사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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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