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11.29 10:47 / 기사수정 2005.11.29 10:47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구단들의 영입 경쟁이 예년에 비해 치열해짐에 따라 FA 리스트에서 손꼽히는 선수들은 주판알을 튕기며 여유있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윤욱재 기자
'대박'의 신호탄은 FA 마무리투수 B.J. 라이언의 몫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5년 4700만달러에 이르는 대박을 터뜨리며 전체적인 몸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이러자 FA 투수랭킹 1위로 꼽히는 A.J. 버넷은 6년 계약설이 나오기 시작했고 최고의 1번타자로 손색없는 자니 데이먼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통해 7년 8400만달러를 요구액으로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최근 수퍼스타가 아닌 이상 이런 장기계약은 보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또 다른 모습이다.
FA 대어들의 황금기가 다시 찾아온 이유는 역시 구단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마이크 피아자와의 계약이 올해로 끝나면서 투자 여유가 생긴 뉴욕 메츠가 트레이드와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투수력 보강이란 명목 아래 숨겨놨던 자금력을 동원하기 시작하자 경쟁팀들도 덩달아 나서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것이다.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은 FA 시장은 최근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90년대 후반, 선수들의 몸값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 연봉 2000만달러 시대를 여는가 하면 10년 짜리 장기계약도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던 구단들이 돈 공세를 자제하기로 하면서 잠잠해지더니 작년부터 다시 열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층 열기가 고조될 때 등장한 알렉스 로드리게스(10년 2억5200만달러)와 데릭 지터(10년 1억8900만달러) 등은 혜택을 보았지만, 시장 전체가 꽁꽁 얼었을 때 나타난 블라디미르 게레로(5년 7000만달러)와 미구엘 테하다(6년 7200만달러) 등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만약 게레로나 테하다가 지금 FA 신분이라면 엄청난 인기와 함께 대박을 터뜨렸겠지만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너무 다르다. 게레로는 '5툴 플레이어'란 무기가 있고 테하다에겐 '유격수 프리미엄'이 존재하기에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한 설움이 그 누구보다 클 것이다.
물론 그동안 쌓아온 실력과 커리어가 출중한 것이 대박의 첫 번째 조건이겠지만 그보다 확실하게 이득을 챙기려면 시기를 타고나는 것 또한 중요함을 최근 FA 시장의 경향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분명한 점은 올해 FA 시장에 나서는 선수들은 시기를 타고난 행운의 주인공들이라는 것이다.
올 겨울엔 버넷, 데이먼 등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들이 얼마만큼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리는지 지켜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더욱 궁금한 것은 내년 시즌의 활약 여부다. 몸값이 높을수록 부담감이 커지거나 안일함이 생기기 마련. 그래서 연봉 인플레가 높았을 때 '먹튀'가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다.
화려한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로 포문을 열은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가 이젠 FA 전쟁으로 '2라운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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