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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해결사와 살림꾼 없는 GS 칼텍스, 방향을 잃다

기사입력 2009.12.11 03:14 / 기사수정 2009.12.11 03:1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대건설과 함께 '여자배구 전통명가'로 입지를 굳혔던 GS 칼텍스가 올 시즌,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10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2010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2라운드 경기 경기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맞붙은 GS 칼텍스는 3-1(25-14, 12-25, 25-23, 25-2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패배한 GS 칼텍스는 이번 시즌에 치른 7경기에서 2승 5패를 기록했다. 2승 5패인 도로공사와 동률을 이루었지만 세트 득실율에서 떨어진 GS 칼텍스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2007-2008 시즌 챔피언이자 2008-2009 시즌 준우승을 기록한 강팀의 면모는 보이지 않았다.

우선, 공수주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해왔던 정대영(28, 센터)의 공백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대영은 센터이면서도 후위로 빠지면 서브리시브와 수비를 도맡았던 '전천후 플레이어'였다.

그리고 전위에 오면 블로킹과 속공으로 중앙을 장악했다. 정대영의 활약은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 그 역할을 배유나(20, 센터)가 맡고 있지만 '수비와 리시브를 하는 센터'였던 정대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현재, 팀에서 서브리시브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선수는 리베로인 남지연(26, 리베로)이다. 리베로와 함께 팀의 궂은일을 해줘야 하는 레프트 보조 공격수 자리가 GS 칼텍스의 아킬레스건이다.

레프트에서 뛰고 있는 김민지(24, 레프트)와 이브(18, 레프트)의 리시브 성공률은 각각 18%와 22%에 불과하다. 물론, 이들의 리시브 점유율은 매우 낮지만 상대편 서버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또한, 리시브 점유율 14%에 이르는 배유나는 46%의 리시브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레프트 보공으로 활약한 이정옥(26, KT&G)은 KT&G로 팀을 옮겼다. 이 역할을 대신해야 할 오현미(23, 레프트)의 활약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팀의 궂은일을 해줘야 될 '살림꾼'이 없다 보니 남지연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또한, 빈약한 공격력도 팀의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GS 칼텍스는 수비와 디그 부분에서 팀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공격 성공률에서는 평균 33.21%에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또한, 오픈 공격과 속공, 후위 공격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케일이 큰 공격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속공에 약한 GS 칼텍스는 서브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5개의 팀 중, 서브의 강도도 5위에 그치고 있다. 공격에서 해결점을 찾지 못한 GS 칼텍스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절반에 가까운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팀을 이끈 데라크루즈(24, 도미니카 공화국)가 팀을 떠났다. 새롭게 들어온 외국인 선수인 이브는 현재(11일 기준)까지 125득점을 올리며 득점 순위 6위에 올랐다.

데라크루즈의 공격 비중이 매우 높았던 문제점은 이브로 해결되지 않았다. 또한, 주전 세터인 이숙자와 다른 공격수들의 조직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팀의 기둥 역할을 해야 할 '살림꾼'과 '거포'가 부재한 GS 칼텍스는 올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GS 칼텍스를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은 결코 만만치 않은 개인기량을 지녔다. GS 칼텍스는 5할 승률로 겨우 턱걸이해서 진출한 2007-2008 시즌에서 흥국생명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정대영과 데라크루즈가 없지만 현재 팀에 남아있는 멤버들은 결코 호락호락한 선수들이 아니다.

GS 칼텍스는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좋고 팀 구성이 결코 허약한 팀은 아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언제든지 다시 치고 올라올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그리고 '멀티플레이어'인 배유나를 센터로만 묶어두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안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지난 시즌까지 '해결사'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데라크루즈와 비교해 이브는 결정타가 부족한 공격수이다. 18세의 어린 나이다 보니 배구를 보는 시야가 짧고 기교가 부족하다.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기량 부족도 GS 칼텍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공격 점유율이 높아진 나혜원(23, 라이트)의 분전이 필요하다. 또한, 정대영이 빠진 중앙의 위력을 끌어올리는 점도 GS 칼텍스가 보완해야 될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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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S 칼텍스, 김민지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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