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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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리그, 안양 한라의 '재발견'

기사입력 2009.12.09 10:43 / 기사수정 2009.12.09 10:43

이경섭 기자

[아시아리그 Express] 안양 한라, 크레인스전에서 값진 성과를 얻다


[엑스포츠뉴스=이경섭] 안양 한라는 안양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크레인스와 지난번 홈 3연전에서 표면상으로 1승 2패로 부진했지만, 부상자가 많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거둔 1승은 그동안 기록해왔던 1승 이상의 값진 결과물이었다. 

올 시즌 크레인스와 상대전적은 3승 3패, 지난 시즌보다 많이 향상되었다. 안양 한라 선수들도 가장 이기고 싶어하는 팀 중 하나로 주저 없이 크레인스를 손꼽는다. 2008-09시즌 플레이오프를 연상하게 하였던 크레인스전은 아시아리그를 관심 있게 보는 팬들이라면 빅매치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안양 한라, 강철 체력팀 '크레인스'에 약세?

지난 2008-09시즌에 공격지향적인 스타일인 '런앤 건 하키'로 재무장한 안양 한라는 정규리그 우승 속에서도 대부분의 팀에게 우위를 차지했지만, 유일하게 크레인스에 1승 5패(연장패 2회, 연장승부샷패 1회 포함)로 열세를 보여왔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4강전에 양팀이 만나서 시종일관 유리한 경기를 펼쳐왔지만, 마지막 7차전에서 종료 17초 전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면서 2-3으로 패하면서 3승 4패를 기록하며 거짓말 같은 시즌 마감을 한 바 있다.

정규리그 통산 전적을 살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안양 한라는 현재 크레인스와 상대 전적에서 홈에서 3승 14패로 절대 열세에 있으며, 원정에서 5승 1무 11패로 밀려 있으며, 통산 8승 1무 25패로 24.2%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크레인스는 빈틈이 보이지 않는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시도하는 역습에 안양 한라가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곤 했다.

특히 주목해야 될 점은 크레인스가 유일하게 정규리그 전경기 출전기록중인 오사와를 필두로 경기경험이 많은 수비진이 있어, 경기템포 조절을 잘하고 체력관리 부분에서 7개 구단 중 가장 뛰어나다.  그 부분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총 17경기 (6강전 3게임, 4강전 7게임, 결승 7게임)을 쉼 없이 소화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끈기를 앞세워서 챔피언에 올랐던 부분을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안양 한라의 줄어든 실책을 주목하라

안양 한라는 2008-09시즌부터 베보다 감독에서 심의식 감독으로 전격 교체하면서 여러 가지 많은 변수가 있었지만, 그동안 많은 부상자로 인해 어렵게 라인업을 구성한 적이 없었다.  팀의 주축인 패스트의 시즌 아웃, 라던스키, 김원중, 김규헌 등 많은 선수가 결장하며 수적으로 불리한 가운데에서 라인을 재구성해야 되는 감독의 역량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월 초에 펼쳐진 크레인스와 홈 3연전은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수비진의 핵이었던 브래드 패스트의 결장으로 수비조가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이 커 연세대 출신 수비수 이돈구와 긴급히 자유계약으로 입단했다. 라던스키의 결장은 결정적일 때 한방이 필요했던 안양 한라로서는 더욱 그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선수들이 힘을 모아서 경기를 펼친 덕에 3연전 모두 경기내용에서 분명히 향상된 내용을 보였다.  특히 마르티넥, 우드, 오노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 선수들로 포진된 라인업은 비록 파괴력에서는 기존보다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페널티 적용은 26분에 불과해서 58분을 받은 크레인스의 1/2에 불과할 정도로 실책 면에서 현저하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특히 쓸데없는 페널티 부분에서는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부족한 라인업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진정한 강팀은 쉽게 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안양 한라는 1,2차전에서 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스코어 상으로 1점차 패배였고 두 경기 모두 안양 한라는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3차전에서는 1,2차전에서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서 2점차 승리를 이끌 수 있었다.




▲ 아이스하키의 묘미는 시원한 바디체킹이 아닐까 선수들의 몸과 몸, 몸과 벽이 부딪히는 소리는 아프겠지마는 참 통쾌하다. ⓒ 정재훈 기자

안양 홈 1차전(12/3) 부상이 몰고간 '역전패의 악령'

지난 12월 3일에 펼쳐진 1차전은 안양 한라가 3-4 역전패를 당하면서, 초반에 강하고 후반에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해도 원정 6연전에서 잇따른 부상으로 급조한 라인들이 많아서 부상 선수들 공백으로 인해 많은 1조 레프트 윙을 조민호, 김근호, 김경태와 수시로 교체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2조 수비수로 활동한 이돈구 선수는 그날 데뷔전을 치렀으나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수비진의 붕괴를 막았고, 김기성-박우상 콤비의 대활약으로 2피리어드 종료시까지 3-2까지 앞설 수 있었다.

그러나 초반에 체력을 아끼고 후반에 체력을 쏟아붓는 크레인스의 역습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2피리어드 후반부터 생긴 체력 저하를 막아내지 못하면서 3피리어드에 급격히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연속 2골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안양 홈 2차전(12/5) 종료 2초 전 '골대 맞은 슈팅'의 여운

지난 12월 5일에 펼쳐진 2차전에서도 안양 한라가 3-4로 패했으나, 경기내용은 1차전과 상반되었지만, 경기운영능력 향상 부분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1차전에서 생긴 체력 저하에 많은 부담을 느꼈던 안양 한라는 체력 조절에 초점을 두고 뛰었고, 치열한 0-0 수비전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하지만, 크레인스가 1피리어드에 페널티박스에서 복귀한 수비수 볼류가 운 좋게 퍽을 따내면서 단독찬스를 성공시키면서 경기 균형이 깨졌고, 이를 통해 2피리어드까지 총 4골을 뽑아내면서 1-4로 패색이 짙어지는가 싶었다.

하지만, 패배의 기운이 감돌았던 안양 한라의 분위기를 다시 일깨워준 선수들은 정병천, 이유원 콤비였다.  일본 선수들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가장 빠른 민첩성과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는 정병천 선수는 번개같이 뛰어올라 이유원에게 크로스 패스를 전한 것을 멋지게 원타이머골로 연결했다. 이유원의 전매특허인 원타이머골에 링크장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장 김우재가 종료 2분 30초경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3-4, 1점차까지 따라왔고, 크레인스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종료 2초 전 패스를 받은 이유원이 번개같은 회심의 슈팅을 때렸지만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버렸다.   이렇게 2차전은 미완성 극적 반전 스토리로 아쉽게 끝나고 말았다.

안양 홈 3차전(12/6) 위기관리능력 레벨업

1,2차전에서 모두 패한 안양 한라는 3차전에서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위기관리능력까지 돋보이면서 4-2 소중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3차전 경기 막판 엠티넷 골을 제외한다면 실질적으로 3경기 모두 1점차 경기를 한 셈이다. 이 날 경기에서는 경기의 기승전결을 모두 볼 수 있었다. 김기성이 2피리어드 10분경, 선취골을 넣으면서 산뜻한 출발을 했지만, 관록의 크레인스가 갑작스런 압박으로 3피리어드 1분경까지 연속 2골을 넣으면서 다시 리드를 뺏기면서 불안함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어려운 순간에 '슈퍼루키' 조민호(사진▲)가 돌파 후 단독 슬랩샷 득점으로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았고, 경기종료 4분 전 김우재의 멋진 중거리 슬랩샷으로 2경기 연속골을 포함해서 이 날 경기 결승골을 뽑아냈다.  김우재는 한라 입단 당시 강력한 중거리샷을 갖춘 든든한 수비수로 각광을 받았던 당시 모습을 회상하게 하였다.  결국, 엠티넷 골까지 더했던 안양 한라는 '여우' 크레인스에 역전승을 하면서 더욱 위기관리능력에서 향상되었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보여주었다.

홈 3연전에서 나타난 안양 한라의 '재발견'

안양 한라는 크레인스 홈 3연전에서 부상 선수들 공백 속에서 많은 수확이 있었다. 특히 김우재 선수의 2경기 연속 골로 강력한 슈팅력을 겸비한 투웨이 수비수 (공수 양면을 모두 책임지는 수비수를 말함)로서 가능성을 다시 보여주었다.  또한, 부상에서 거의 회복된 존 아가 돌아온다면 막강 파워플레이 라인도 구성할 수 있어 2주 후에 펼쳐질 차이나 드래곤전에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리고 정병천(사진▲)-이유원 콤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4조로서 많은 경기시간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선수들의 부상으로 많은 출장시간을 받으면서 더욱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안양 한라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경기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병천의 스피드와 이유원의 환상적인 원타이머골은 안양 한라의 강력한 공격무기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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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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