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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 50주년' 산들 "장수DJ 욕심, 라디오만큼 재밌는 게 없죠"[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19.03.17 08:3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따란 따란~ 오프닝 시그널송만 들어도 어떤 프로그램인지 알 수 있을 터다. 국내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가 오늘(17일) 50돌 생일을 맞았다.

50년이라는 숫자만큼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1969년 3월 17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19년 현재까지 청취자의 심야를 책임지고 있다. 오남열 전 아나운서가 진행한 명사와의 대담 프로그램으로 출발한 ‘별이 빛나는 밤에’는 DJ 이종환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음악 방송으로 바뀌었다.

줄여서 '별밤', '별밤'을 진행하는 DJ는 '별밤지기'라고 부른다. 차인태, 이종환, 조영남, 김기덕, 이수만, 이문세, 이적, 박경림, 윤하, 강타 등이 역대 '별밤지기'를 지냈다. '별밤 뽐내기' 코너를 통해 옥주현, 이기찬, 리아, 이수영, 신용재, 려욱 등 지금의 스타 가수들을 배출했다.

현재는 B1A4 산들이 지난해 7월 9일부터 26대 별밤지기로 활약 중이다. 여러 예능에서 자신을 MBC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등 ‘별밤’에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50주년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산들은 장수 DJ에 대한 욕심이 있냐는 물음에 “없을 수가 없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회사가 두 개가 생겼어요. 원래 회사에 애정이나 애사심이 크거든요.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와 MBC는 우리 회사니까 더 애정을 갖고 노력하려고 해요. 사실 사람들과 말을 많이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DJ를 하면서 처음으로 사람들과 그 시간에 대화를 많이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힘들고 적응이 안 됐어요. 이 시간에 말하는 게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고 어지럽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 적응이 되다보니 이것만큼 재밌는 게 없더라고요. 일상 중에 라디오보다 재밌는 게 없어요. 재밌게 계속하고 있고 보람도 느끼고요. 적응해서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무려 50년 동안 청취자의 곁을 지켜온 프로그램의 DJ로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매일 오후 10시 5분부터 12시까지 안정된 진행으로 청취자와 소통하고 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DJ가 됐구나. 어떻게 하지? 잘했으면 좋겠다, 잘해야겠다는 욕심만 넘쳤거든요. PD님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절 쳐다봤어요. '욕심은 알겠는데 저러면 안 되는데'라는 무언의 표정이 있거든요.(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제작진과 얘기를 많이 했고 그 안에서 많이 배웠어요. 난 이대로 있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가 첫 번째고 그 다음에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에요. 이대로 있을 수 있는 사람이란 뭘까 하는데 얘기를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얘기를 듣다보니까 저도 자연히 빠지더라고요.”

과거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제는 젊은 층, 더 나아가 전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청취자층은 다양한 것 같아요. 문자나 미니 등을 보면 70, 80대까지 들으시고 학생들도 많이 듣고 30, 40대도 많이 들어요. ‘별밤’이 50주년인 만큼 예전부터 들었던 분들도 있어 연령대 분포가 넓더라고요. 청취자의 사연에 울었던 기억이 나요. ‘누구에게나 추억은 있다’라는 코너에서 치매 걸린 어머니 얘기를 읽고 울었어요. 게시판이나 문자를 보니 같이 듣고 있던 ‘별밤’ 가족이 다 같이 울었더라고요. 그게 너무 뭉클했어요. 그때의 기억이 진하게 남아 있는데 ‘별밤’ 가족과 계속 공감하고 싶어요.”

산들은 ‘별밤’에서 "(DJ로서) 천천히, 더하려고 덜 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지금의 온도를 유지하겠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욕심이 많아요. 의욕이 앞서 더하려고 주문을 거는 사람인데 요즘에는 힘 좀 빼자, 한발 물러나자는 얘기를 들어요. 지금 이대로 좋으니까 이대로 했으면 좋겠다고요. 저는 그런 걸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오후 10시 5분부터 12시까지 매일 그 자리에 있잖아요. 내가 그 온도를 유지하면서 쭉 있으면 청취자들에게 힐링이 되고 포근해질 수 있겠다고 느껴요. 별밤지기로서 다독여주고, 토닥여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터뷰④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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