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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적'을 잃으킨 한화 & 우승문턱에서 좌절한 SK

기사입력 2005.11.09 01:30 / 기사수정 2005.11.09 01:30

서민석 기자

- 포스트시즌에서 울고운 3-4위 SK와 한화

3위와 4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SK와 한화지만, 두 팀에게도 아쉬운게 많은 올 시즌이었다.

시즌 전 '원-투 펀치'인 이승호-엄정욱의 전력 이탈과 용병 투수인 헤수스 산체스와 카브레라의 도움을 전혀 받지못하고 시즌 초반을 하위권을 맴돌던 SK. 송진우-문동환-정민철이라는 부상전력이 있는 선발투수에 과거 쌍방울을 연상케하는 열악한 선수층으로 고전이 예상됐던 한화.

하지만, 이 두 팀은 이러한 주변의 우려와 비아냥을 보란듯이 이겨내며, 의미있는 시즌을 보냈다.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두 팀의 올 시즌을 되돌아보자.

일장춘몽으로 끝난 비룡의 우승꿈- SK 와이번스 (70승 50패 6무 승률: 0.583)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면 어땠을까?"

올 시즌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가 삼성의 일방적인 4연승으로 끝나던 날 잠실구장에서 모 구단 관계자가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막강전력이라 꼽히던 삼성에게 정규시즌 9승7패2무로 우위를 점했었고, 8개 구단 중 투-타의 전력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SK 와이번스의 출발은 그리 순탄치못했다.

개막 이후 4월은 10승 11패(승률:0.476)로 그럭저럭 괜찮은 스타트를 끊었지만, 5월들어 선발투수진을 비롯한 마운드가 붕괴되며, 7승 17패(승률:0.291)라는 최악의 성적표로 기아와 함께 하위권을 벗어나질 못했다.

여름들어 대반격에 성공한 SK

하지만, SK의 진가는 이때부터 발휘되기 시작됐다. 혜성처럼 나타난 '뉴에이스' 신승현(12승 9패 방어율 3.38)과 '어린왕자' 김원형(14승 8패 방어율 3.41)이 이끄는 선발마운드가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힘을 받은 SK는 6월 16일부터 6월 23일까지 5연승(2무 포함)을 거두는등 6월 월간 성적 15승 7패(승률: 0.681)로 패이스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순위표 맨 밑바닥에 있던 팀 순위도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7월들어 15승 6패(승률:0.714)로 4위권에 근접했고, 기어이 8월엔 7월 30일부터 8월 13일까지의 10연승 포함 15승 4패(승률:0.790)라는 경이적인 승률로 2위권까지 치고 올라갔다. 

8월에 있었던 삼성과의 마지막 3연전에서 전승을 거두었다면 1위도 가능했지만, 아쉽게 1승1무1패로 1위 탈환에는 실패한 SK. 하지만, 그때까지 보여준 SK의 파죽지세앞에 1-2위라는 순위는 큰 의미가 없어보였다.

그렇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만 같았던 SK에 발목을 정규시즌 마지막 날 잡은건 다름아닌 LG였다. 시즌 내내 13승 4패 1무로 LG에 강했던 SK는 이날따라 이상하리만큼 LG에 고전한 끝에 아쉽게 2:3으로 패하며 같은 날 기아를 꺾은 두산에 승수가 아닌 승률(두산 72승3무51패 승률:0.585)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결국 SK는 이러한 충격을 이겨내지못하고,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3패로 패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말미의 후유증은 내년에도 이어지는가?

SK의 올 스토브리그는 '재도약이냐? 추락이냐?'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형국은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우선 타선을 이끌었던 '주포' 이진영(타율 0.291 20홈런 74타점)과 이호준(타율: 0.271 21홈런 65타점)의 군복무문제가 당장에 걸려있다. 또한, 올 시즌 톱타자로 좋은 활약을 펼친 박재홍(타율: 0.304  18홈런 63타점 22도루)과 위재영(95.2이닝 3승 2패 6세이브 12홀드 방어율: 1.89)의 FA 협상 결렬로 8일부터 타 구단과의 교섭에 들어갔다.

그리고, 더욱더 치명적인 것은 주전 유격수로 팀의 내야를 이끌었던 김민재로 3년 15억(바이아웃 포함)이라는 프런트의 제안에 섭섭한 감정을 드러내며, 한화와 4년 15억(계약금 5억-매년 연봉 2억-옵션 1억)에 전격 계약한 것 이다.

물론 2루수 정경배는 3년간 총액 16억원에 잔류시키는데 성공했으나 위에서 언급한 선수들이 전력에서 제외되거나 계약이 늦어져 훈련이 부족할 경우 내년 시즌 SK 성적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과연 SK가 올 시즌 못다한 꿈을 이룰 것인가? 아니면, 올 시즌 말미의 여파가 계속해서 이어지느냐? 지금 SK는 갈림길에 서있다.

부상, 무명선수들로 일군 기적 - 한화 이글스(64승 61패 1무 승률: 0.512)

한마디로 한화의 올 시즌은 '기적' 그 자체였다.

시즌 시작전만해도 '덕장' 김인식 감독 영입이외엔 이렇다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한화는 두산과 함께 '유력한 꼴찌후보'로 거론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기대이상의 선전을 거듭했다.

4~5월간 21승 26패(승률: 0.447)라는 평범한 성적으로 중하위권을 맴돌던 한화에게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계기는 바로 '6월 9연전' 이었다. 

한화의 운명을 바꿔놓은 9연전

두산-롯데-LG라는 만만찮은 팀들을 상대로 9연전동안 비로 연기된 한 경기를 빼곤 전승을 거두며, 9연전에서 1승 8패로 주춤했던 롯데와 자리를 바꿔 4위 탈환에 성공한 한화는 이후 시즌 끝날때까지 한번도 4위를 빼앗기지않았다.

9연전 8연승 포함. 6월들어 15승 9패(승률: 0.625)로 5할대 승률에 복귀한 한화는 이후 7~8월 21승 14패(승률: 0.600)을 유지하며 꾸준한 성적을 이어갔고, 4위가 어느정도 확정된 9월 중순 이후로는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는 팀 운용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강호 SK를 잡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한화의 돌풍은 거기까지였다. 두산과 맞선 플레이오프에선 화끈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3경기 동안 1점만 뽑는 최악의 슬럼프에 빠지며, 두산에 힘도 한 번 못써보고, 3연패했다.

화끈한 마운드와 탄탄한 마운드가 돋보여던 한화

비록 플레이오프는 아쉬움 그 자체였지만, 올 시즌 한화의 성적은 '돌풍'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한화 돌풍에는 팀 타율 1위(0.270)-팀 홈런 1위(159개)에 빛나는 화끈한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이적생 톱타자 조원우와 선발과 마무리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킨 문동환-지연규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타자를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매와 왠만해선 타석에서 잘 물러나지않는 승부근성이 돋보이는 조원우는 톱타자 기근에 시달리던 김인식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로 이적해서 타율 0.302(타격 9위) 6홈런 42타점으로 톱타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또한, 마운드에선 긴 부상의 터널에서 벗어나 팀의 에이스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한 문동환(173.2이닝 10승 9패 방어율 3.47)과 은퇴와 복귀를 반복했던 '플레잉 코치' 지연규(1패 20세이브 방어율 2.84)의 확실한 뒷문 단속이 있었기에 돌풍이 가능했었을 것이다.

올 시즌 보다 더 기대가되는 내년 시즌

한화의 내년시즌 전망은 밝다. 우선 올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되던 유격수 자리에 SK 유격수 김민재를 영입하며 내야진의 안정을 가져왔다. 110개의 팀 실책으로 이 부분 1위에 빛나는(?) 한화 입장에선 더욱더 안정된 내야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난 시즌 후반에 프로무대에 복귀한 '풍운아' 조성민(19.1이닝 2승 2패 4홀드 방어율 6.52)의 착실한 선발수업이 성공하고, 부상으로 신음했던 안영명-송창식-김창훈과 같은 선수들이 내년 한화마운드에 가세하게 되면 한화의 마운드도 타팀 못지않은 전력을 구축하게 된다.

과연 내년 시즌에도 돌풍을 재연할 수 있을 것인가? 스토브리그를 준비하는 한화의 발걸음이 뜨겁게 느껴진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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