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③에 이어) 배우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이 출연 중인 연극 ‘대학살의 신’은 인간의 이중적인 면을 풍자해 절묘한 웃음과 공감을 준다. 주인공인 두 부모 알렝과 아네뜨, 미셸과 베로니끄의 허상과 위선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진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지적이지만, 알고 보면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면을 지닌 인간의 본성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다. 결말은 자연스럽게, 일상처럼 끝나 여운을 남긴다.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에서 시작된 일이 삿대질과 막말이 오가는 어른들의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다. 심지어 부부싸움으로 번진다. 이에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부모가 된 송일국은 “헬게이트가 열릴 걸 각오하고 있다”며 농담했다.
“3월이면 입학해요. 처음 아이를 낳았을 때 JTBC ‘발효가족’을 촬영했거든요. 그때 대학생 아들 둘이 있던 박찬홍 감독님이 절 보더니 박장대소하더라고요. 첫마디가 ‘야 일국아. 아들 셋이냐’라며 웃었어요. 아들이 셋이면 피해자 부모를 만나 빌 줄 알아야 하고 경찰서에 가서 합의할 줄 알아야 한다더라고요.”
송일국은 2008년 정승연 판사와 결혼해 쌍둥이 세 아들 대한 민국 만세를 뒀다.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사랑받았다. 이후에도 송일국은 SNS에 삼둥이의 훌쩍 자란 근황을 종종 공개해 주목받았다.
“일단 걱정스러운 게 덩치가 커요. 남자들은 학교에 다니면 덩치가 큰 것만으로 여러모로 표적이 될 때가 있어요. 부모들이 맞고 오는 것보다 차라리 때리고 오는 게 낫다 이러는데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맞고 오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아요. 애들이 셋이라 어디 가서 때리고 올까봐 걱정이에요. 민국이 같은 경우는 이미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어요. 하는 짓을 보면 확실히 앞서 있어요. 굳이 시키지 않아도 옷도 자기가 딱딱 정리하고 분위기 보다가 갑자기 생뚱맞게 ‘아빠 사랑해요’ 이래요. (웃음)
어제는 놀이공원에 혼자 셋을 데리고 다녀왔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자기주장이 강해져 말을 안 들어요. 옛날에는 한 명은 이거 타자, 한 명은 저거 타자 난리가 났거든요. 지금은 들어가기 전에 셋이 의견일치가 안 되면 바로 차 타고 갈 거라고 미리 말해요. 자기들끼리 얘기하더라고요.”
1년 간 프랑스 유치원에 다닌 삼둥이는 프랑스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정도로 사교성이 좋다.
“불어를 잘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동네 애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왔어요. 파리 15구에 살았는데 주재원들이 많이 있는 지역이라 한 반에 한국 아이들이 세 명이 더 있었거든요. 굳이 불어를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았고 유치원 선생님도 기본적인 한국어를 잘해 놀랐어요. 어떤 꼬마 아이가 한국말로 ‘안녕’해서 돌아보니 백인 아이였어요. 우리 애들이 가르친 거더라고요. 아이의 부모도 머쓱해 하고 우리도 머쓱해 웃겼어요.”
최근 드라마 ‘SKY 캐슬’이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와 자녀의 모습을 반영해 큰 인기를 끌었다. 보통의 우리나라 부모라면 교육열이 높은 게 당연할 터다. 송일국 부부의 교육관은 어떨까.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아내와 저는 극과 극이거든요. 저는 전교 꼴등한 사람이고요. 일단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해요. 둘 다 도시 출신이어서 시골에서 추억이 있는 아이들을 부러워했어요.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게 인천에 살 때 숲 유치원을 보낸 거예요. 민국이가 아토피 심하게 있었는데 덕분에 좋아진 것 같고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안 주려고 노력해요. 저는 ‘어차피 할 사람은 해’이러고 아내는 반대의 의미로 ‘어차피 공부할 애는 해’ 그래요. 본인이 그랬으니까. 만세는 신기하게 아무 생각이 없어요. 한글도 못 떼 불안해 죽겠어요. 대한, 민국이는 예전에 뗐죠. 대한이는 요즘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 치기도 해요. 지적 호기심이 많아요. 아내도 자기도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만세는 박명성 대표님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를 시키라고 했어요. 어머니가 저에게 강요 안 하고 늘 서포트해줬어요. 아이들도 원하는 방향으로 해주고 싶어요.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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