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한정원 인턴기자] 영화 '칠곡 가시나들'(김재환 감독)이 CGV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재환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2월 22일에 CJ CGV로부터 '칠곡 가시나들'의 스크린 운용 계획을 통보 받았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김 독은 "전국 159개 영화관에 1천 182개(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스크린을 가진 CGV제국에서 '칠곡 가시나들'에 내어줄 수 있는 스크린은 딱 8개. 그것도 퐁당퐁당 상영할 것이며 개봉일 실적에 따라 향후 '유동적으로' 몇 회 상영할 지 결정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익숙한 일이라며 그러려니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칠곡 가시나들'과 같은 날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박수진) CGV 상영현황 정보를 클릭해 보니 보이콧 외엔 다른 길이 안 보였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칠곡 가시나들'과 '어쩌다, 결혼'은 순제작비가 같고 P&A 비용도 거의 비슷하다고 이야기 했다. 김 감독은 "8개의 극장, 8개 스크린의 '칠곡 가시나들'과 95개 CGV 극장에서 140개 스크린을 확보한 '어쩌다, 결혼'의 차이는 CGV 아트하우스 투자 배급 작품인가 아닌가로 밖엔 설명이 안 됩니다"라며 "예매율 기준으로 상영관을 배정한다고 우기겠지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개봉 3일 앞두고도 '칠곡 가시나들'에 예매창 열어준 멀티플렉스 극장이 단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예매율이 올라갑니까?"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그는 CGV가 정한 모욕적인 룰은 거부한다며, CGV 보이콧을 알렸다.
이하 김재환 감독 공식입장 전문.
'칠곡 가시나들' 김재환 감독입니다.
2월 22일(금)에 CJ CGV로부터 '칠곡 가시나들'의 스크린 운용 계획을 통보 받았습니다. 전국 159개 영화관에 1182개(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스크린을 가진 CGV제국에서 '칠곡 가시나들'에 내어줄 수 있는 스크린은 딱 8개. 그것도 퐁당퐁당 상영할 것이며 개봉일 실적에 따라 향후 '유동적으로' 몇 회 상영할지 결정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뭐 그러려니 했습니다. 제겐 익숙한 일이거든요. 전국 4개관에서 멀티플렉스 극장 하나 없이 개봉한 경험도 있어 이 정도 일로 상처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칠곡 가시나들'과 같은 날 개봉하는 '어쩌다, 결혼' CGV 상영현황정보를 클릭해 보니 보이콧 외엔 다른 길이 안보였습니다.
'칠곡 가시나들'과 '어쩌다, 결혼'은 순제작비가 같습니다. P&A 비용도 거의 비슷하고요, 시사회는 '칠곡 가시나들'이 훨씬 많이 했습니다. 소설가 김훈, 코미디언 배연정, 바버렛츠, 신유, 배우 안석환, 김민식 PD, 등이 출연하는 개봉 첫 주 이벤트도 정성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배우들이 극장 릴레이 돌며 우리 영화 대박 나게 해주세요, 끝. 이런 무기획 무대인사로 채우지 않았습니다. 8개 극장, 8개 스크린의 '칠곡 가시나들'과 95개 CGV 극장에서 140개 스크린을 확보한 '어쩌다, 결혼'의 차이는 CGV 아트하우스 투자 배급 작품인가 아닌가로 밖엔 설명이 안 됩니다. 예매율 기준으로 상영관을 배정한다고 우기겠지만,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개봉 3일 앞두고도 '칠곡 가시나들'에 예매창 열어준 멀티플렉스 극장이 단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예매율이 올라갑니까? 돈 되는 극영화와 돈 안 되는 다큐는 스크린 배정 기준이 다르다고 주장할 거라면, CGV는 아트하우스를 왜 만든 걸까요?
업계에서 가장 힘센 자가 최소한의 금도를 지키지 않고 돈만 쫓을 땐, 교만의 뿔을 꺾어 힘을 분산시킬 룰을 만들어야 합니다. 투자 배급과 극장의 고리를 법으로 끊어주면 좋겠지만 CJ를 사랑하는 국회의원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CGV가 정한 모욕적인 룰은 거부합니다. 2월 27일 전국 CGV에서는 ‘칠곡 가시나들’을 만날 수 없습니다. 그래도 CGV다, 적은 수의 스크린이라도 받는 게 낫다, 조언해준 분도 있었지만, 투자자가 없으니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도 없습니다. 우리 영화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하겠습니다. CGV OUT! CGV, 넌 내 인생에서 아웃!
마지막으로 이 글과 함께 들으시면 좋을 노래 한 곡 소개하겠습니다. 한받 님이 부릅니다. '돈만 아는 저질~'
P.S.
1. 사실 이 글을 쓸까 말까 끝까지 고민했어요. ‘어쩌다, 결혼’ 감독님과 제작진께 상처를 주진 않을까 걱정됐거든요. 모든 사단은 '극한직업'이 오지게 재밌어서 벌어진 나비효과겠지요. 우리 편이 아닌, 성벽 밖 사람들에게까지 나눠줄 스크린은 없으니 떨어진 이삭까지 훑은 거겠죠. 저는 ‘어쩌다, 결혼’이 정말 잘 되길 바랍니다. 애정하는 김동욱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이라 꼭 챙겨볼 겁니다, 롯데시네마에서요. '어쩌다, 결혼'도 파이팅.
2. 개봉 마무리 되면 KBS 아침드라마 문제에 집중하겠습니다. KBS 경영진과 이사회 멤버들도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곧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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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원 기자 jeongwon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