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 이후, 어느덧 데뷔 27년차를 맞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이자 '잘생김'의 대명사 배우 이정재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며 꾸준히 대중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공룡선생'으로 데뷔 이후 이정재는 이듬해 12월 개봉한 영화 '젊은 남자'(감독 배창호)로 첫 주연을 맡아 그해 대종상영화제와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자신인상을 수상했다.
1994년 방송된 드라마 '느낌'에 이어 이정재의 대표작으로 드라마 '모래시계'(1995)를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에서 이정재는 고현정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잃은 비련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스크린에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졌다. '정사'(1998)에서는 10살 아들을 둔 유부녀 서현(이미숙 분)과 사랑에 빠지는 11살 연하남 우인 역으로 존재감을 이어갔다. 이어 20년 넘는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절친한 동료 정우성과 함께 한 '태양은 없다'(1999)도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 중 하나다.
멜로도 소화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입증한 '시월애'(2000)도 이정재의 대표 출연작 중 하나다. 이후에도 이정재는 '순애보'(2000), '선물'(2001), '흑수선'(2001), '오버 더 레인보우'(2002), '오! 브라더스'(2003), '태풍'(2005), '하녀'(2010)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2007년과 2009년에는 각각 드라마 '에어시티'와 '트리플'을 통해 브라운관 나들이를 하기도 했다.
자신만의 여유와 매력을 더해가는 이정재의 활약은 시간이 흐르며 더욱 멋스러워진다. 이정재를 비롯해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도둑들'(2012)에서는 도둑 뽀빠이 역으로 색다른 개성을 선보였다.
2013년은 이정재가 많은 작품으로 관객과 호흡했던 시간이었다. "거 중구 형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라는 유행어와 함께 이정재 성대모사 열풍의 시작이었던 '신세계'(2013)에서 이정재는 잠입 경찰 이자성 역을 연기했다. 범죄 조직원들의 의리와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경찰의 음모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호평 받았다.
'관상'은 이정재가 더욱 유쾌하게 대중과 소통할 수 있던 계기가 됐다. 수양대군 역으로 출연했던 이 작품에서 이정재가 남긴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대사는 이정재 특유의 대사톤과 어우러져 수많은 패러디를 낳으며 화제를 모았다.
또 하나 회자되는 것은 '잘생김 사건'이다. '관상' 개봉을 앞둔 행사 중 팬과 직접 악수를 하며 소통을 하던 중, "얼굴에 김 묻었어요"라는 팬의 말에 깜짝 놀란 이정재에게 "잘생김이요"라는 답이 돌아왔고, 환하게 웃던 이정재의 얼굴은 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온라인상에서 '이정재 잘생김'으로 회자되고 있다. '잘생긴 사람'이 곧 이정재라는 공식이 성립된 것도 이 때부터다.
'암살'에서 이정재는 살기 위해 배신해야 했던 임시정부대원 염석진 역을 맡았다. 예민하게 변화해가는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48시간 무수면 촬영을 했고, 체중을 감량했다. "내 몸에 일본 놈들의 총알이 여섯 개나 박혀있습니다"라고 말했던 이정재의 대사도 이후 수많은 연예인들의 이정재 성대모사 중 대표적인 대사가 됐다.
'인천상륙작전'(2016)과 '대립군'(2017)으로 매해 빠짐없는 작품 활동을 계속해온 이정재를 전 연령에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은 '신과함께-죄와 벌'(2017)과 '신과함께-인과 연'(2018)이다.
염라대왕 역으로 특별출연한 이정재는 그야말로 '특별'한 출연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주며 영화 속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시리즈 모두 천만 관객을 넘어선 '신과함께'의 흥행 속에 그 무게를 잡아준 이정재의 이름값을 톡톡히 확인할 수 있던 부분이었다.
이정재의 도전은 계속됐다. 6년 만에 돌아온 현대극 '사바하'로 2019년에도 쉴틈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이정재는 박목사 역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이정재는 하루하루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을 쌓아가며 독보적인 개성과 아우라를 만들어왔다.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것이 많은, 이정재가 보여줄 앞으로의 발걸음을 더욱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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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