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4:55
스포츠

'데니스 강'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기사입력 2009.11.16 09:16 / 기사수정 2009.11.16 09:16

신철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신철현 기자] '슈퍼 코리안' 데니스 강(32,캐나다)이 UFC에서의 2연승 사냥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데니스 강은 지난 1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 아레나에서 열린 'UFC 105'에서 영국출신의 강자 마이클 비스핑(30,영국)과 한판을 벌였지만 급격한 체력저하로 2라운드 TKO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의 경기는 데니스 강으로서는 2연승을 함으로써 챔피언 밸트를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일전이었으며, 비스핑 역시 지난 경기에서 댄 핸더슨에게 실신 KO패를 당한 이후 자신의 명예 회복과 더불어 고향에서 벌어지는 경기라 더욱더 이겨야 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영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영국의 최고 인기 선수인 비스핑과의 경기인지라 2만여 홈 팬들의 비스핑에 대한 응원이 엄청난 가운데, 여느 때와 같이 트렁크에 태극기를 붙이고 등장한 데니스 강.

선수 소개시에도 관중의 야유로 인하여 적진의 한가운데 있다는걸 실감하게 해준다.

1라운드가 시작되자 두 선수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나 서로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에 데니스 강은 오른쪽 주먹을 비스핑에게 명중시켜 다운을 뺏고 곧바로 파운딩 공격까지 포함하여 그라운드 상황에서 1라운드가 종료될 때까지 계속 압박을 가하였다.

1라운드는 확실한 데니스 강의 우세였으며 승리가 보이는듯하였다.

그러나 2라운드에 들어서 데니스 강은 비스핑에게 테이크 다운을 허용하며 파운딩 공격을 당한 후 다시 스탠딩 상황을 만들었으나, 또 다시 테이크 다운을 당하며 파운딩을 허용했다. 겨우 일어난 데니스 강은 얼굴에 출혈이 제법 보이고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였다.

결국, 2라운드를 1분여 남긴 상황에서 철망에 몰린 데니스 강은 타격가 비스핑의 숨쉴 틈도 없이 몰아치는  타격을 받으며 결국 심판의 중지에 의해 TKO패를 당했다.

1라운드를 완전히 장악했으나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하여 경기를 내주고 만것이다.

이번 경기의 상대였던 마이클 비스핑의 경우 결코 데니스 강보다 저평가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영국 종합 격투기 이벤트인 '케이지레이지' 챔피언 출신에, UFC의 얼티밋 파이터 시즌3의 우승자 출신이다. 더구나 라이트 헤비급에서 미들급으로 내려온 선수이기에 체력이나 체격조건에서 데니스 강보다 유리하였는데, 역시나 데니스 강보다 체력과 힘에서 우세함을 보여 주었다.

데니스 강은 이전 UFC데뷔전에서도 상대인 앨런 벨처(25,미국)에게 압도적으로 우세하였으나 한순간의 방심으로 길로틴 초크를 당하여 패배를 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1라운드를 앞서고도 그걸 지키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경기였다.

한때,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데니스 강. 분명히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근의 경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는것 같아 늘 안타깝다. UFC데뷔전에서 멋진 승리를 보여주었던 추성훈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격투 선수들 중에는 유난히 사연이 많은 선수가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데니스 강만큼 인생의 굴곡을 많이 겪은 선수는 드물 것이다.

잠시 그의 삶을 따라가 본다.

한국인 아버지에, 프랑스계 캐나다인 어머니.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던 이 푸른 눈의 소년은 캐나다에서 13살까지 두 동생과 생활을 하였으나 사업차 한국으로 들어간 아버지와의 연락 두절. 그 후,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격투가의 꿈을 키우다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 어렵게 들어와 스피릿MC아마추어챔피언 헤비급결승에서 우승한 뒤 아버지 강정근씨와 감격스런 해후를 하며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을 사나 싶었는데…

같은 격투기 선수이면서 약혼녀인 '셸비 워커'가 2006년 9월에 잠들기 전 복용한 진통제가 원인이 되어 사망하게 되는 시련을 맞이한다. 그때 그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쨌거나,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오뚜기 처럼 일어났던 데니스 강. 이날의 패배로 많은 격투팬들도 실망했겠지만, 가장 힘든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데니스 강 자신일 것이다.유난히 한국을 사랑하는 그에게 비난보다는 용기를 주고 싶다.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도 아쉽게 패한 데니스 강을 솔직히 나는 비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마도, 그의 트렁크 왼쪽에서 빛나던 태극기 때문이리라.

[관련 기사] ▶[격투사담] 추성훈과 데니스강, 엇갈렸던 같은 길



신철현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