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0 14:30 / 기사수정 2009.11.10 14:30
- 1R 예상 밖 결과, 그 이유는?
[엑스포츠뉴스=박찬기 기자] 지난달 15일 개막한 2009 KCC 프로농구가 1라운드 탐색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순위경쟁을 알리는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 결과 당초 예상을 뒤엎고 부산 KT와 창원 LG가 나란히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우승 후보로 지목된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은 조금 주춤한 상태로 4위와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1위와 7위까지의 승차가 단 3경기에 불과해 매 경기 순위가 뒤바뀌고 있어 2라운드부터는 각 팀이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변이 많았던 1라운드의 'Up & Down'을 뒤돌아 본다.
▲ UP -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 '단독 1위 olleh~ KT'
1라운드가 끝난 결과 KT의 약진이 눈에 띈다. 전창진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KT는 당초 중위권의 타스호스 정도로 분류됐다. 하지만, 1라운드 중반부터 승수를 쌓아가더니 어느덧 7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KT의 7연승은 지난 2003-2004 시즌이후 팀 최다 연승 기록 타이기록.
KT는 지난여름 혹독한 체중감량을 통해 선수 전원이 한발 더 뛰는 토털 바스켓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특급 외국인 선수로 거듭난 득점 1위 제스퍼 존슨의 가공할 득점력을 앞세워 10경기를 치룬 현재 팀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KT는 장신 센터를 보유한 동부, KCC,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높이의 약점을 극복하는 물셀틈 없는 수비 조직력으로 시소게임에서 차곡차곡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지난 시즌 바닥에 떨어졌던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1라운드 KT의 가장 큰 수확이다.
또한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조성민, 김도수가 정확한 야투 성공률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조성민과 김도수는 경기당 20점에 가까운 점수를 합작하며 수비에서도 적극적인 골밑 도움수비로 높이의 약점을 상쇄시키는데 1등 공신이 되고 있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적절한 채찍과 당근을 제시하며 선수들의 자신감을 복돋우고 있다. 3년차 포워드 박상오는 "감독님이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항상 주문하신다"면서 "골이 넣어도 그 과정이 소극적이면 오히려 혼이 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KT의 초반 돌풍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리그 초반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팀을 압박하는 데 성공하고 있지만 라운드가 거듭한다면 결국 체력적인 문제를 보일 수밖에 없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기성의 백업 가드로 기대를 모았던 양우섭의 시즌 아웃으로 가드진에 공백이 생긴 KT로서는 또 다른 가드 옵션인 박태양의 빠른 적응 여부가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Down :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9연패 전자랜드
전자랜드는 8일 부산 KT에 87-99로 대패하며 9패째를 당했다. 여기에 9연패. 다음 경기가 3위를 달리고 있는 동부 전이기 때문에 자칫 두자릿수 연패로 돌입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전자랜드의 초반 행보는 선뜩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황성인-정영삼-김성철-서장훈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수 라인업은 어느팀에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NBA출신의 아말 맥카스킬과 KBL 2년차 크리스 다니엘스의 외국인 선수도 높이와 기량면에서 전혀 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구는 1:1이 아니라 5명이 하는 경기라는 것을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팀이 아이러니하게도 9연패 중인 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수많은 공격 옵션을 하나로 묶어줄 코트 위의 리더가 없다. 이미 팀의 선장인 박종천 감독은 연패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유도훈 코치가 벤치를 지킨 지난 KT 전에서도 높이의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한 채 패했다.
전자랜드의 가장 큰 문제는 자동문 수준의 빈약한 수비력이다. 올 시즌 3점슛 거리가 멀어지고 골밑의 페인트 존의 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바뀌면서 높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전자랜드는 서장훈과 외국인 선수의 높이의 우위를 수비에서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KT 전에서 전자랜드는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87점을 넣었지만 무려 99점을 KT에게 헌납했다. 수비 조직력이 무너지며 KT에게 수많은 골밑 찬스를 허용했고, 3점슛은 무려 14개나 허용했다. 9연패를 기록하는 동안 6경에서 90점 이상을 실점한 전자랜드는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이 절실하다.
전자랜드는 경기당 32.3개(4위)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지만 블록은 겨우 1.6개에 그치고 있다. 동부가 김주성-윤호영의 적극적인 도움 수비로 경기당 무려 4.4개의 블록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는 부분이다.
최악의 기록으로 1라운드를 시작한 전자랜드. 팀당 54경기로 시행된 2001-2002시즌 이후 1라운드에서 8패를 기록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전례는 아직까지 없다. 하지만, 기록이란 것은 언제든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팬들은 조직력이 가다듬어진 전자랜드의 기적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초반 위기' 전자랜드…10연패 막을 수 있을까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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