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08 19:00 / 기사수정 2009.11.08 19:00
K-리그 명문 구단임에도 자신이 감독에 부임한 이후 단 한 차례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할 것이다. 하지만, 포항 스틸러스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K-리그의 자존심을 살린 바로 다음날, 차범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또 한 번 되살리면서 희망을 품고 2009시즌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정규 리그 우승팀이었지만 올해 부진한 경기력으로 K-리그 챔피언십(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자존심을 구겼던 수원 삼성이 '마계대전' 라이벌 성남 일화와의 2009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면서 7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그러면서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내년도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도 따내는 경사를 누렸다.
수원의 2009시즌은 한마디로 어려움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시즌 전부터 '통곡의 벽'으로 불리었던 마토를 비롯해 이정수, 조원희, 신영록 등 팀의 주력 선수들이 모두 해외로 진출하면서 전력 누수가 심했다. 리웨이펑, 이상호 등을 데려오기는 했지만 하락한 팀 전력은 결국 본 시합에서 제대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초반부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자 고참 송종국이 삭발을 감행하는 등 분위기 쇄신책이 잇따랐고, 여름 이적 시장에서 '프리미어리거' 김두현을 복귀시키면서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나고야 그램퍼스에 패하면서 '아시아 정상'의 꿈이 무너졌고, K-리그 정규 리그에서도 막판까지 힘을 내다가 결국 성남에 패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상승세인 분위기에서 뭔가 해내야겠다는 의식을 느낀 수원은 남아있는 FA컵에서 사력을 다해 '우승 사수'를 외쳤다. 결국, 정규 리그 1위 팀 전북 현대를 4강전에서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6강 PO를 좌절시켰던 성남을 침몰시키며 자존심을 세운 것은 물론 아시아 정상 정복의 도전을 다시 한 번 펼칠 수 있게 됐다.
차범근 감독이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05년과 올 시즌, 그리고 내년까지 3차례다. 2005년에는 조별 예선 탈락의 좌절을 맛봤으며, 올 시즌 역시 어렵게 조별 예선을 통과해 16강전에서 J-리그 팀에 무너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수원이 삼세번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려면 전력 보강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동계 훈련 기간 동안 필요한 선수들을 확실히 붙잡고,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과감하게 영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조직력을 다지면서 월드컵 같은 다양한 변수에도 흔들림없는 경기를 펼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리그 최강팀 탈환은 물론 아시아 정상 정복의 꿈을 이루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2010시즌 행보는 그런 의미에서 벌써 시작된 듯하다. FA컵 우승을 통해 자존심을 살린 수원 삼성, 그리고 차범근 감독의 꿈이 내년에 이루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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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차범근 감독 (C)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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