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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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MVP 노병준, 결정적일 때 활약 펼친 포항의 보물

기사입력 2009.11.08 13:49 / 기사수정 2009.11.08 13:49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늇불과 3년 전만 해도 그의 축구 인생은 거의 끝난 듯 보였다. 오스트리아 리그에 진출해 유럽파로서의 꿈을 펼치려다 잇따른 부상, 팀 파산으로 한국에 돌아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어서야겠다'는 각오와 그와 함께 한 가족은 그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됐고, 마침내 30살의 나이에 스타급 선수로 거듭나며 '축구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달리게 됐다.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수, 노병준(30)이 대회 MVP까지 거머쥐면서 우승의 기쁨을 배로 늘렸다. 무엇보다 그의 활약이 고비 때마다 포항을 일으켜 세운 힘이 됐다는 점에서 그의 MVP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시즌 10골...순도높은 골만 터트린 포항의 핵심 자원 됐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노병준은 4강과 결승전에서 각각 한 골씩 터트리며 총 3골을 기록, 팀의 사상 세번째 아시아 정상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파리아스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 축구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노병준은 상대 수비를 휘젓는 저돌적인 플레이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공격력을 선보이며 국내파의 힘을 보여줬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끈기있고 재치있는 플레이로 리그에서도 개인 통산 최고 성적(7골 5도움)을 낸 노병준은 후반기 들어 강한 모습을 보이며, '트레블(리그-컵대회-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달성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피스컵코리아 4강 서울과의 경기에서 힘든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노병준은 순도 높은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팀의 시즌 첫 우승 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출전한 경기마다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막판 순위 싸움에 큰 힘을 보탰다.

'잊혀진 선수'에서 '아시아 MVP'로 거듭난 사나이
사실 노병준은 2006년 이후 '잊혀지다시피 한 선수'였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특급 조커'로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뒤, 오스트리아 리그에 진출해 유럽 리거로서의 성장을 꿈꿨다. 하지만 이전 소속팀 전남과 구단의 이적 분쟁으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급기야 진출한 지 6개월 만에 팀이 파산하면서 노병준은 1년 넘게 무적 신세를 졌다.

어렵게 포항에 다시 들어가 재기를 노린 노병준의 각오는 남달랐다. 일찍이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노병준은 가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더욱이 폐암 투병중인 아버지 노흥복 씨가 중요한 순간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아들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그의 변함없는 다짐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그렇게 노병준은 절치부심한 끝에 팀의 핵심 요원은 물론 포항 최고의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아시아 클럽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며 자신의 다짐, 믿음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늦깎이 스타급 선수'로 거듭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노병준. 30대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그에게 우리는 남은 2009 시즌, 그리고 이후에도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진= AFC 챔피언스리그 MVP를 차지한 포항의 공격수, 노병준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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