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1:37

1500여년 전 가야인들의 부활

기사입력 2009.11.05 15:35 / 기사수정 2009.11.05 15:35

한송희 기자

-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을 통한 1500여년 전의 가야인들의 부활

[엑스포츠뉴스=한송희 기자] 1,500년 전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의 연구성과를 곧 발표된다 .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가 오는 7일(토) 제33회 한국고고학전국대회에서 경상남도 창녕군 송현동 15호분에서 출토된 결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고대 순장인골 복원연구사업은 과거 인간의 신체적 특징에 역사정체성을 부여하고, 인간에 대한 다양한 이해와 해석을 바탕으로 고대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연구의 폭을 넓히고자 했다. 이는 고고학·법의학·해부학·유전학·화학·물리학 등 국내 인문학 및 자연과학 전문가들이 함께 기획·참여한 최초의 학제간 융합연구 사례이다.

이 연구사업은 처음부터 법의학적 방법으로 1,500년 전 인골을 수습했고, 컴퓨터단층촬영(CT)과 3차원 정밀 스캔 등 첨단과학기술은 물론, 영화의 특수분장기법까지 총동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DNA와 안정동위원소를 분석하여 순장자 4명의 혈연관계와 식생활을 알아내었고, 방사성 탄소연대측정으로 사망연대를 산출했다.

6세기 초 사망한 4명의 순장자는 무덤 입구부터 여성(♀)-남성(♂)-여성(♀)-남성(♂)의 순서로 묻혔는데, 자연사가 아니고 중독 또는 질식사시켜 바로 순장된 것으로 규명되었다. 그리고 수수·기장·조 등 잡곡보다는 쌀·보리·콩과 육류 등을 주로 섭취하여 비교적 양호한 영양상태였음이 밝혀졌다.

무덤 입구의, 왼쪽 귀에만 금동귀고리를 한 여성은 뒤통수 뼈에서 다공성 뼈 과다증이 보여 빈혈이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정강이와 종아리뼈에서 무릎을 많이 꿇은 생활을 했음이 드러났다. 치아의 X-ray 사진은 사랑니가 아직 턱 속에 있어 16세 안팎의 나이임을, 어금니 등 여러 개의 충치는 심한 치통을 앓았음을 알려준다. 또한, 앞니에서 반복적으로 끊은 흔적이 보여 무엇을 만드는 작업을 했음이 규명되었다.

키가 152㎝로 현재의 만 16세 한국인 여성과 비교하면, 하위 5~25%에 속하는 작은 체구이며, 출산경험은 없었다. 팔길이도 특히 짧았으며, 넓고 편평한 얼굴형의 여성임을 알 수 있었다.

가장 안쪽의 남성은 발끝에 모두 가운데의 세 발가락뼈는 뼈마디가 한마디씩 더 있을 뿐만 아니라, 세 마디 뼈 모두가 사슴류의 뼈로 밝혀져 국내에서 처음 확인되는 고대사회 매장풍습의 미스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남성 2명은 동일 모계혈족일 것으로 판명되었고, 관찰된 미토콘드리아 DNA 하플로그룹은 조선시대 인골과 현대 한국인에게까지 나타나며, 일반적으로는 동남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것이어서 더욱 흥미롭다.

또한, 송현동 사람의 금동귀고리·영양상태·동물발가락의 사용 등의 특징에서 한국 고대사회의 순장자는 노예나 전쟁포로 등 최하계층이 아닌 무덤의 주인공 곁에서 봉사하던 사람(近侍者)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하여 과학적으로 복원된 16세 여성의 인체복원 모형을 11월 하순경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제간 융합연구의 최종 성과를 2010년 1월 종합연구보고서로 발간·배포하여 학계 및 일반국민과 공유하고자 한다.



한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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