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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김은희 작가 "한국형 좀비, 배고픔에 대한 열망 있어"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2.05 14:00 / 기사수정 2019.02.02 17:57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김은희 작가가 '킹덤'에 등장하는 한국형 좀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의 김은희 작가 인터뷰가 진행됐다.

드라마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지난 25일 전세계 19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시작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킹덤'. 특히 조선시대의 좀비는 조선시대 특유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김은희 감독은 "이 작품을 열 번 넘게 봤다. 완벽하게 좋았다는 건 없는 것 같다. '좀 더 잘 쓸걸'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 대본을 보면서 '이게 최선이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즌2는 좀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며 '킹덤'을 본 소감을 전했다.

조선시대 좀비라는 설정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설정이다. 김은희 작가는 작품 구상 계기에 대해 "워낙 좀비를 좋아한다"라고 운을 뗐다.

"좀비를 보면 슬프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식탐 밖에 남지 않은 생명체인데,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시대 피폐하고 힘들었던 역병을 가져와보면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역사도 좀비물도 좋아한다. 그래서 두 개를 함께 합치게 됐다"

그간 한국에서는 '부산행', '창궐' 등 여러 좀비물이 등장했다. 하지만 '킹덤' 속 좀비는 좀 더 빠르게 변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빠르게 달려든다. 

배고픔과 식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김은희 작가는 "'킹덤' 속 좀비는 '내가 더 먼저 먹겠다'는 열망이 강렬하다"고 차별점을 이야기했다. 이어 "내가 먼저 먹고싶으니 더 빨라야하지 않겠나. 쌀 한톨이 아쉬운 그런 크리쳐였으면 좋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김은희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덕분에 '킹덤' 속에는 조선의 당파싸움은 물론 뿌리깊은 유교사상까지 모두 등장한다. 좀비에 감염됐지만 유교적인 이유로 불에 태워 소멸시키지 못하는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설정이 아닐 수 없다.

김은희 작가는 "'우리의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가장 나다운 대사를 쓰는 게 써야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킹덤'을 그리기 위해 꼼꼼한 사전조사를 했다는 김은희 작가는 대동여지도까지 찾아봤다고.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싶었다. 배경이 되는 상주의 특색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시즌2에서도 다른 지역들이 나오기 때문에 지도를 봤다. 지명이 없이 '개천'으로만 나온다면 이상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명을 좀 더 사용하려고 했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사족이 되는 경우도 있어서 최대한 현장에 맞게 했다"

왕실에는 왕이 좀비가 된 상황이지만 궁궐 밖에서는 서서히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그리고 그 근원지는 바로 부산 동래였다. 동래에서 시작된 좀비 바이러스는 경상도 전체를 뒤덮고 이어 상주까지 올라오게 된다. 그리고 주지훈(세자 이창 역)은 이를 살리기 위해 김성호, 배두나, 김성규 등과 끊임없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부산이 주 배경임에도 정작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는 등장하지 않아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상황. 김은희 작가는 "동래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떠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다 살릴 자신이 없다면 표준어로 가는 게 좋겠다 싶어 사투리는 최대한 덜어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는 좀비 설정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외국은 바이러스 때문에 좀비가 생겨난다. 하지만 우리는 배고픔으로 인한 역병으로 퍼지는데 이걸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부터 이 설정은 꼭 가져가고 싶었다. 그래서 설정도 좀 더 잔인하게 그려내지 않았나 싶다"

또한 왕실과 궁 바깥의 좀비의 차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미 좀비가 된 왕이지만 그에게 물려도 별다른 전염은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왕과 달랐다. 물리는 순간 감염이 되면서 좀비로 변하고 또 다른 좀비 감염자를 재생산하고 있다.

차이에 대해 "이 전염은 권력층의 탐욕과 민초들의 배고픔이 합쳐지면서 전염이 시작됐다. 그래서 증상도 다른 것 같다. 권력층은 이걸 먹어도 전염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즌2에는 전염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힌트를 전해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킹덤' 포스터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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