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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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리그 Express] 중국 하키의 몰락은 어디까지인가?

기사입력 2009.10.28 14:33 / 기사수정 2009.10.28 14:33

이경섭 기자

지난 21일, 안양 한라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차이나 드래곤전 원정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반면 차이나 드래곤은 14경기에서 모두 패를 기록하며 승점 1점도 얻지 못했다. 중국 하키가 단순히 아시아리그를 연습게임 삼아 뛰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자칫 이런 페이스라면 36전 전패의 불명예스런 기록을 얻을까 내심 걱정도 된다. 분명히 한, 중, 일 팀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만든 아시아리그이기 때문에 리그 레벨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된다는 취지에 맞아야 된다. 그러나 차이나 드래곤은 아시아리그에서 '반항아' 이미지를 톡톡히 보여주는 가운데, 많은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


왕년에 아시아무대에서 날렸던 중국 하키

중국 하키는 이전부터 한, 일 팀에 그렇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8년 전으로 거슬러 내려가 보면, 2001년 IIHF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와일드카드 대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그 대회는 월드챔피언십 16개 티켓 중 1장을 특별히 아시아팀에게 특별 배정하기 위해 만든 대회라고 할 수 있었다. 한, 중, 일 팀이 모두 나와서 경기를 펼쳤지만 언제나 일본의 독식 무대, 2등은 중국, 최하위는 한국이었다.

당시 한국팀은 경기 우승을 포기한 채 코리안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들어간 당시 현대오일뱅크스 선수들이 대표로 출전했다. 그런데 한국팀은 2001년 대회에서 기적적인 경기를 이끌어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70개의 슈팅을 막고 1-1로 막으면서 한일전 A매치 첫 무승부를 기록했고,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70개의 슈팅을 모두 막아낸 김성민 골리의 활약으로 0-0 무승부를 보여주며 한국판 빙판의 기적을 보여줬다. 당시 한국이 1승만 더 거두었어도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중요한 사실은 당시 중국은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상대였다.   80년대 후반에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없던 일본을 앞질렀으며 쉽게 올라가기 힘든 B풀(디비전 1)에서도 90년대 초반까지 자주 머무르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대교체에 실패하고, 일본, 한국팀이 아시아리그를 기량향상을 보였지만 중국팀들은 실력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점차 몰락해가고 있다.  그 결과로 최근 A매치였던 2007년 장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5-3으로 역전승하면서 더 이상 중국이 한국보다 한 수 위가 아니라는 것을 완전히 증명해나갔다.

중국팀들의 잃어버린 정체성

중국 하키팀들이 흔들린 것은 결정적으로 외국 자본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이원화된 팀 시스템 문제로 많은 팀이 뒤엎거나 바뀌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2005-06시즌 노르딕 바이킹스가 들어오면서 많은 스웨덴, 핀란드 선수들을 도입하면서 실험을 해왔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많은 갈등이
생기면서 한 시즌 만에 리그참가 승인이 불허되었다.  2006-07시즌에는 호사와 장춘후아오가 들어왔지만 산호세 샥스가 아시아 진출을 명목으로 해서 진출하자 바로 승인거부를 해왔다. 2007-08시즌부터 들어온 차이나 샥스는 NHL팀 산호세 샥스의 지원을 통해서 무상으로 외국인 선수들을 투입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2시즌 만에 리그참가 승인을 다시 불허하면서 기존의 중국아이스하키협회 직속체제로 다시 바뀌면서 차이나 드래곤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래도 사실 중국은 매력적인 요소들이 많다.  하키 인프라가 아직 헤이룽장성에 위치한 하얼빈, 치치하얼, 자무스 지역으로 국한되어 있고, 최근에서야 상해, 베이징을 통해서 링크가 생기면서 조금씩 하키 씨앗이 뿌려졌을 정도로 미개척지로 알려져 있다.  향후에 하키 인프라가 늘어나면 한국, 일본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가 없기에 외국자본들이 시시탐탐 노리고 있다.

중국 하키 스타일? & 향후 전망

중국 하키의 대체적인 스타일은 선이 굵은 하키를 한다는 점이다.  서구형 체형을 갖춘 선수들이 많아 기술이 다듬어지면 가장 북미스타일의 하키를 잘 구사할 수 있는 팀이 바로 중국팀이다.  전술은 러시아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러시아 스타일로 빠르고 쇄도해나가는 플레이들을 많이 구사한다. 기본기와 스피드 모두 엉성해, 현재는 공격력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에 한국은 아기자기한 기술을 바탕으로 공격지향적인 하키를 추구해왔고, 일본은 빠른 스피드와 탄탄한 기본기를 이용한 안정적인 하키를 많이 해온 것과 많이 상반되어 있다. 안정적인 하키를 추구하는 데 비해서 중국 하키는 거칠면서 힘있는 하키가 가능한 팀으로서 용병 밸런스와 중국 선수들의 기본기만 많이 잡아준다면 무서운 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몇년째 중국 하키가 퇴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 아시아리그에 대해서 별다른 자극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멘탈적으로 문제가 많고 패배의식에 사로 잡혀 있어, 덤비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안드레이 코발레프 감독도 취임 직후 중국 하키의 열악한 환경과 선수들의 모습에 많이 놀랐다는 이야기처럼, 단순히 시장이 변한다고 모든게 바뀌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선수들의 저변이 넓혀질때까지 차분히 기다려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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