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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달' 이이경 "저런 형사 있을 것 같단 칭찬 기분 좋았죠"[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1.23 17:58 / 기사수정 2019.01.23 17:58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는 배우 이이경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해 준 작품이다. 이이경은 붉은 울음의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강지헌을 맡아 열연했다. ‘고백 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 '검법남녀' 등 전작을 통해 밝고 코믹한 이미지로 각인됐지만, 이번 드라마로 진지한 면모를 보여주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이이경 하면 웃기다’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저도 이런 캐릭터가 잘 맞나 하는 생각에 혼동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국경 없는 포차' 촬영으로 파리에 있을 때 대본을 받았는데 자신감이 없었어요. 부족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했죠.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해야만 하는 걸 두고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회사 이사님이 ‘네가 하면 잘하잖아’라더라고요. 처음에는 내가 아직 자신감이 없는데 무책임한 말이 아닐까 했어요. 선택하기 어려웠지만 ‘붉은 달 푸른 해’를 하게 됐고 제일 예민하게 많은 준비를 했어요. 악플이 달릴 것도 각오했고요. 그에 비하면 개인적으로 행복한 엔딩이에요.”

이이경은 붉은 울음의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강지헌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차우경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이자 경찰로서 고뇌를 겪는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가장 기분 좋은 댓글이 ‘저런 형사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이었어요. 홍 팀장(박수영)과 이야기하는 신을 찍고 스타일리스트에게 어땠냐고, 괜찮았냐고 물었는데 ‘오빠 형사에요’라더라고요. 뭘 해도 불안한 건 있죠. 연기에는 답이 없고 선이 없거든요. 코미디도 조금만 더 하면 오버로 보이고요. 선을 잡아가고 있어요.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김선아의 도움이 컸다며 공을 돌렸다.

“이제까지 작품 한 것 중에 체감상 시간이 가장 빨리 지나갔어요. 현장에서 (김) 선아 선배에게 물어봤는데 선배도 유독 빨리 지나갔다고 하더라고요. 대본을 찢어지게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만큼 준비도 많이 했고 노력과 애정을 제일 많이 담은 캐릭터이자 작품이었어요. 캐릭터를 잡을 때 선아 선배와 통화를 가장 많이 했어요. 개연성을 못 찾고 있을 때 선아 선배에게 새벽에도 전화했어요. 1, 2시간 통화는 기본이었고 새벽 4시에도 한 적 있었죠. ‘이건 어때’, ‘이렇게 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해줬어요. 연기하는 사람들은 본인 캐릭터 하기도 힘든데 그렇게 도와줘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학대라는 사회적 문제를 치밀한 전개로 담아냈다. ‘한 번 정해진 사람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성장하고 다시 만나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 같은 대사나 등장인물의 행동을 통해 아동학대의 어두운 면을 담아냈다. '살아있음의 기회, 가능성'에 분노한 붉은 울음의 ‘이유 있는’ 살인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 시청률은 4~5%대로 다소 낮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출연을 결정하고 두려움이 있었지만 설레기도 했어요. 나 자신을 시험해보기로 했죠. 대본을 읽으면서도 어렵더라고요. 대사량도 많고요. 너무 재밌는데 재밌는 게 끝이면 안 되잖아요. 김선아 선배와 함께 연기적으로 풀어야 했어요. 저는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고 그 사건 안에 우경 캐릭터가 있는 건데 각자 포지션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시종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상 행동을 보이는 상담 아동, 녹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의 환영, 교통사고, 연쇄살인 등 범상치 않은 소재를 담았다. 첫 회는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대사와 사건을 교차해 난해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사건이 시의 구절로 교집합을 이뤘다. 어렵게 다가올 만하지만 촘촘한 전개와 효과적인 연출로 흡인력을 높였다. 

“선아 선배와 서로 얘기하면서 대사 순서도 바꿔보고 시청자가 듣고 보기에 편하게 연기하려 했어요. 시청자 반응을 살필 수밖에 없었어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죠. 시청자가 배우들의 대사를 하나하나 곱씹으면서 보기에 힘들다는 걸 알거든요. 예를 들어 고학생이라는 단어가 스스로 벌어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걸 말한다고 해요. 낯선 단어인데 작가님이 그런 단어를 많이 써요. 감독님에게 시청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거라고 말했고, 가난한 학생이라고 말을 풀어 대사를 하기도 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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