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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우의 '부활', 서울 우승의 키워드

기사입력 2009.10.18 11:05 / 기사수정 2009.10.18 11:0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전성호 기자] 올 시즌 초 FC서울의 경기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쌍용' 이청용-기성용도,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도 아닌, 바로 김치우였다.


상대 수비수 한두 명쯤은 너끈히 젖히는 돌파력과 측면에서 올라오는 예리한 크로스, 여기에 왼발은 물론이고 헤딩, 심지어는 오른발로도 골을 터뜨리는 등 절정의 골감각까지. 김치우는 시즌 초반 팀의 거의 모든 골 상황에 관여하며 기성용-이청용과 함께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고, 심지어 서울의 진짜 에이스는 김치우란 인상까지 줄 정도였다.




특히 김치우와 이청용이 포진한 양 측면은 상대팀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서울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켜주는 부분이었다. 이들의 공격에 수비가 측면으로 벌어지면 자연스레 중앙 지역에 공간이 형성됐고, 이를 데얀, 정조국 등 공격수는 물론 2선에서 기성용, 고명진 등이 공략했다. 동시에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도 김치우의 활약은 돋보였다. 4월 초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북한전에서 김치우는 조커로 나서 결승골까지 뽑아내며 대표팀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스포츠 탈장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김치우는 결국 7월에 수술을 받고 한 달간 재활에만 몰두해야 했다. 근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지만 확실히 김치우의 경기력은 떨어져 있었다. 시즌 초반 왼쪽 측면에서 보여주던 킬 패스와 우아한 돌파 등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기가 힘들었던 것.


다행히 김치우는 복귀 후 대구FC와의 22라운드에서 오랜만에 골 맛을 보며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듯했다. 그러나 2009 피스컵 코리아 4강 2차전에서 포항 신형민과의 충돌로 3경기 출장 정지를 당해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말았다. 얼마 전에는 대표팀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김치우의 부상과 부진에 설상가상으로 이청용마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하면서 서울 측면이 가지는 무게감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물론 여전히 서울의 측면에는 이승렬, 고요한, 고명진, 김승용, 어경준 등 '영건'들이 다수 포진해 있지만, 아무래도 아직까진 이청용-김치우가 보여줬던 막강한 힘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던게 사실이었다.


측면의 공격이 약해지자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진의 폭을 좁게 가져가도 큰 무리가 없었고, 이는 서울이 수비가 밀집된 중앙 지역에서도 공격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상대가 수비에 편중된 전술을 구사할수록 그 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공격 루트가 단순해진 서울의 득점력은 확실히 무뎌지고 있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물론 그 이유는 김치우다. 서울은 홈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8라운드에서 비록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두 탈환에 실패함은 물론 3위 포항 스틸러스에 승점 2점차로 쫓기게 됐지만, 김치우의 경기력이 서서히 시즌 초의 예리함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만큼은 고무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김치우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주로 가져가면서 동료와의 2대1 패스를 이용해 부산의 수비진을 유린했다. 빗나가거나 수비에 막히긴 했지만 팀에서 가장 많은 슈팅을 기록하며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0-1로 뒤지던 후반 7분에 김치우는 안데르손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부산의 양동현에게 PK 골을 허용하며 1-2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서울은 중앙 수비수 박용호 대신 왼쪽 측면 공격수 이상협을 투입했다. 이때 김치우는 중앙 수비로 이동한 아디를 대신해 왼쪽 풀백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런 장면은 김치우가 서울에 줄 수 있는 전술적 이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후 김치우는 수비에서의 좋은 활약은 물론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건져내는 데 힘을 보탰다. 후반 서울의 거의 모든 공격이 왼쪽 측면에서 이뤄졌고, 두 골 모두 왼쪽 측면의 크로스에 의해 기록되었다는 점은 김치우의 좋은 활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비록 아직 시즌 초의 압도적인 모습을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치열한 선두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물론, 포스트시즌 토너먼트를 치러야 하는 서울로선 김치우의 경기력이 하루 빨리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에서 봤듯이 측면에서 김치우가 살아나 줘야만 기성용, 데얀 등 중앙의 공격력도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치우천황'이 쏘아 올린 부활의 신호탄이 가슴의 첫 별을 꿈꾸는 서울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사진= 서울의 '치우천황' 김치우 (C) 엑스포츠뉴스 김혜미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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