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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호, 아프리카 해법을 찾아라

기사입력 2009.10.14 02:15 / 기사수정 2009.10.14 02:1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지난 2002년의 기억을 떠올려보자.

'월드컵 개최국' 대한민국 국민은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광화문 거리와 대학로 등 내로라하는 거리 한복판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대한민국이란 4글자의 구호를 외치며 대표팀의 4강 진출에 환호했었다.

히딩크의 마법 같은 전술적 운영과 리더십은 아시아 첫 4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루었으며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무너뜨리는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한편, 한국이 4강 진출이란 역사적 쾌거를 이루었을 때 '월드컵 처녀 출전국' 세네갈은 개막전에서 부바 디오프의 골로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1대 0으로 꺾으면서 파란을 일으키며 8강 진출에 성공. 이 대회 신데렐라로 부상했었다.

조별 예선에서 덴마크, 우루과이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A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그들은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올라온 스웨덴과의 16강 전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터키의 일한 만시즈에게 골든골을 내주며 4강 진출에는 실패했었다. 그럼에도, 이 대회에서 세네갈이 보여준 저력과 아프리카 축구의 매서움은 한국의 4강 진출에 버금가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7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 양 팀은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이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 최강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사이, 세네갈은 2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란 오명을 쓰게 되었지만 다시 만난 '2002년 드라마의 주인공' 두 팀이 펼칠 명승부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 세네갈과의 평가전이 중요한 이유

이번 평가전에서 세네갈은 2002년 조국의 8강행을 이끈 주축 선수인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파파 부바 디오프와 대회 내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엘 하지 디우프가 제외됐다.

마르세유의 간판 골잡이 마마두 니앙와 수비수 디아와라도 디디에 데샹 감독의 차출 반대 때문에 합류하지 못해 아쉬움을 더했다. 비록,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빠졌지만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 돌풍의 주역 뎀바 바를 비롯해 이시아르 디아, 라민 디아라이, 중앙 수비수 디안 파예가 합류하며 만만치 않은 선수 진을 구성했다.

주축 선수들의 결장은 아쉽지만 세네갈은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중원의 압박을 구사하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이번 명단에 속한 선수들의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정확한 분석은 불가능하지만 그들과 유사한 카메룬, 코트디부아르가 보여준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조직력보다 개인 기량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아프리카 해법을 찾는 한국 대표팀에게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이번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이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첫 대회인 만큼, 아프리카팀에 대한 분석은 모든 본선 진출 국가에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남아공과 이집트는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을 상대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아프리카 축구 발전 가능성을 선사했으며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처녀 출전국이라는 점과 쉽지 않은 조편성 때문에 좋은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위협적인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 같은 듯 다른 아프리카식 축구

아프리카 축구 스타일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강력한 공격진을 바탕으로 중원의 압박을 중시하며 주도권 싸움을 중시하는 지공 플레이를 선호하는 팀과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여 직접적인 돌파를 통해 한 방을 노리는 팀이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2006년의 가나는 에시앙, 문타리, 아피아로 이어지는 3명의 두터운 중앙 미드필더를 바탕으로 상대 선수와의 경합에서 주도권을 챙기며 미드필더부터 차례로 공격을 전개한다.

반면 EPL 최고의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를 보유한 코트디부아르는 야야 투레와 디디에 조코라로 이어지는 중앙 미드필더를 보유했지만 공격적 전개 능력을 중시하며 한 방에 상대를 무너뜨린다.

이미 각 대륙 팀들에게 아프리카 경계령이 떨어진 만큼, 한국은 세네갈과의 평가전을 통해 수비력에 대한 검증과 체격 조건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된다.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 스타일을 알아볼 수 있는 점도 큰 이점이 될 것이다.

이번 경기는 단순한 평가전의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 스타일에 대한 분석과 선수들의 수비력, 중원에서의 압박을 이겨내는 능력을 알아볼 수 있는 점에서 다양한 이점을 지닌 경기가 될 것이다. 과연, 허정무 호는 이번 평가전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전력 분석과 그의 출범 이후 이어진 26경기 무패행진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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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허정무 감독 (C) 전현진 기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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