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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리그 Express] 안양 한라, 하이원의 AL 챔피언 도전기

기사입력 2009.10.07 19:00 / 기사수정 2009.10.07 19:00

이경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경섭] 아시아리그는 2003-04 한일 통합리그를 시작으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6번의 시즌 동안 아시아리그 챔피언 자리를 등극한 팀은 세이부(전 고쿠도, 2008-09시즌 해체), 크레인스, 오지에 불과하며 일본팀들의 독식 무대였다. 그래서 당초 한국팀 안양 한라와 하이원은 챔피언 도전기는 마치 모래알 속 진주 찾기처럼 막연한 꿈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안양 한라와 하이원은 아시아리그에서 경기 노하우를 쌓아나가면서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며 일본팀을 위협하고 있으며, 2008-09시즌 안양 한라의 정규리그 우승과 일본 강호 세이부팀의 해체 여파로 일본팀들이 위축된 것을 감안해보면 올 시즌 AL 챔피언 도전기에서는 한국팀들이 해피엔딩을 이끌 것인지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아시아리그 초창기 '형님' 한라의 눈물겨운 도전

아시아리그 출범(2003-04) 당시에는 한국에서는 한라위니아(현 안양 한라)만 참여했다.

상대적으로 한 수 위의 기량을 갖고 있던 일본 4개 팀(고쿠도, 크레인스, 오지, 아이스벅스)을 상대로 탈꼴찌를 면하기 위한 생존싸움부터 시작했다. 당시 한라위니아는 나가노 올림픽 귀화 선수들로 즐비한 일본 3강(아이스벅스 제외)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기본기, 공격, 수비, 골텐딩 모두 열세에 놓여있었다. 한라는 일본 동경에서 열렸던 개막전에서 일본 최강 고쿠도를 만났는데, 잇따른 페널티로 자멸하며 1-11로 완패를 하였고, 서로 간에 많은 몸싸움과 다툼이 빈번히 일어나자, 태권도 하키를 한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였다.

이 경기를 계기로 다시 전력을 다진 한라는 다크호스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당시 송동환,  김경태 등 화려한 골게터들이 즐비하고 있었고, 체코 선수인 지마 알레스와 체코 엑스트라리가 출신 수비수 마이클 마들의 맹활약으로 전 구단 상대 승리 기록을 세우면서, 오지를 제치고 리그 3위로 마치며 파란을 이뤄냈다.



안양 한라의 진화, 하이원의 상승세

안양 한라는 2004-05부터 시즌 중국팀(하얼빈, 치치하얼)들이 참가하며 한, 중, 일 3개국 리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라도 이에 맞춰 발 빠른 대비를 하였는데, 그레츠키 왕조의 일원이자 핀란드 '올해의 선수' 출신 에사 티카넨을 영입하며 세계 하키계에 많은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2005-06시즌에는 패트릭 마르티넥 등의 체코 용병들과 베보다 코치를 영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으로 승격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동안 한라는 블루라인 부근 존을 철저히 지켜가며 패턴플레이를 고수하는 하키를 보여줬지만, 당시 베보다 감독은 위치선정을 기반으로 아기자기한 기술 하키를 보여주며 유로피안 스타일로 거듭났다. 

거기다 또 다른 겹경사로 2004-05시즌 한국리그에서 활동하던 강원랜드(현 하이원)가 2005-06시즌부터 새롭게 아시아리그에 참여하면서 한류 열풍에 힘을 실어주었다.

체코 라인으로 완전히 재무장한 안양 한라는 2005-06시즌 송동환, 마르티넥의 환상적인 궁합을 앞세우며 25승 13패 승점 78점으로 고쿠도에 이어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였다. 특히 그 과정에서 기록한 리그 17연승 기록은 비록 신생팀 강원랜드(현 하이원), 중국팀(호사, 장춘 후아오, 노르딕 바이킹스)와 자주 상대하는 이점도 있었지만, 꾸준한 팀워크가 받쳐주지 않았다면 결코 만들 수 없는 불멸의 대기록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일본 강호들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게임내용을 보여주며 아시아 정상을 노릴만한 전력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강호 고쿠도에 1승 3패로 밀려 AL 정상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된다.

그 이후 잠시 AL 정상도전의 길에서 표류를 하던 안양 한라와 달리, 동생 하이원이 아시아리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용병 스미스 형제와 스티브 맥케나의 영리한 플레이가 통했고, 알렉스 김의 화려한 플레이가 통하면서 더욱 전력이 탄탄해졌다. 당시 하이원은 '형님' 안양 한라를 플레이오프에서 누르며 2년 연속 앞서면서 국내 무대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2007-08시즌에는 리그 2위를 기록하며 한라에 이어 한국팀 플레이오프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냈다. 거기다 신인 골리 엄현승은 엄청난 선방들을 해내며 한국인 최초 아시아리그 신인왕에 선정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안양 한라, 정규리그 첫 우승

2008-09시즌 2년 연속 5위를 기록한 안양 한라는 베보다 감독과 계약을 마치고, 스타출신 심의식 감독을 내정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리고 송동환이 2년 연속 군복무에서 돌아왔고, 대어급으로 평가받던 김기성, 박우상 콤비의 등장, 거기다 패트릭 마르티넥을 제외한 3명의 용병쿼터를 모두 북미선수들로 채웠고, 이들을 중심으로 팀이 급속도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예전엔 일본팀과 경기를 하면 항상 경기력에서 밀려왔던 안양 한라가 왕성한 공격력으로 일본팀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일명 런앤건 하키로 무장한 안양 한라는 25승 11패로 승점 76점을 기록하며 세이부, 오지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부진했던 안양 한라의 모습을 상기해보면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그만큼 안양 한라의 정신적인 부분이 강화되었고, 끊임없이 좋은 공격수들이 양산되면서 일본팀들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플레이오프에서 우승 가능성이 제일 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초, 중반 경기력에서 앞서고도 결정적인 순간에 잇따라 역전을 허용하며 크레인스에 3승 4패로 지며 AL 우승 도전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올 시즌 안양 한라, 하이원의 챔피언 도전기는 가능할까?

안양 한라는 2008-09시즌 외국인 선수들과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고, 화룡정점의 공격력에 신인 조민호 선수가 가담하면서 공격력이 더욱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하이원은 돌아온 에이스 팀 스미스와 알렉스 김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전력이 상승했다. 이제는 두 팀 모두 일본팀과 경기를 해보아도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정한 아시아리그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들이 있다.

두 한국팀 모두 일본팀과 상대로 챔피언에 등극하기 위해서는 최근 수비수들이 병역, 은퇴 등으로 대거 전력에 이탈하면서 생긴 수비 공백을 얼마나 메우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아직 기존 강호인 일본팀들이 세이부의 해체로 전력이 약해졌다 하지만 수비와 조직력이 모두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한 포지션에 탄탄한 기본기를 다지고 있는 환경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하다.

현재 아시아리그 초반 레이스를 살펴본 결과, 최근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경기에서 두 팀 모두 수비보다 공격에 강세를 보이면서, 3경기에 양팀 합계 39골(경기당 13점)이 나오는 진귀한 장면을 펼쳤다.

이는 빨라진 경기 템포로 재미있는 경기내용이었지만, 양팀 모두 수비에 기복이 심해 한꺼번에 실점하는 경우가 자주 연출되었다. 그 반대로 공격력은 무뎌졌지만 수비 조직력에서는 한 수 위인 일본 2강(크레인스, 오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득점 게임으로 맞서는 것보다, 1,2점차 게임을 지켜낼 수 있는 경기운영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향후 챔피언 도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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