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07 03:58 / 기사수정 2009.10.07 03:58
[엑스포츠뉴스=최세진 기자] 지난 2007시즌, 시즌 막판 최대 화두는 단연 매년 NL 서부지구 하위권을 전전하던 콜로라도 로키스의 '록토버' 열풍이었다. 로키스는 시즌 종료까지 14게임을 남겨둔 가운데 76승 72패로 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6.5게임, NL 와일드카드 선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4.5게임을 뒤진 채 실낱같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안고 시즌 막바지를 소화하고 있었다.
로키스는 마지막 14경기에서 13승 1패의 기적적인 승률로 정규시즌 마지막 날 기어이 NL 와일드카드 선두 파드레스와 동률을 이루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10월 1일, NL 와일드카드를 놓고 파드레스와 벌인 운명의 단판승부에서 연장 13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9-8로 승리를 거두며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10월의 첫날, 극적인 승리로 화려한 서막을 올린 로키스의 '록토버'는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시즌 막판 무서운 기세를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나가며 7연승으로 가볍게 디비전시리즈와 NL 챔피언십시리즈를 통과한 것이었다. 93년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룩한 로키스는 비록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내리 4경기를 내주며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기적의 팀'으로 남게 됐다.
2009시즌, 로키스는 2007시즌에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 2007시즌에 이어 또 한 번 NL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제2의 록토버'를 준비하고 있다. 시즌 초반 감독 클린트 허들이 18승 28패의 부진한 성적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 짐 트레이시가 새로운 감독으로 부임했고, 트레이시 체제하에서 로키스는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로키스는 6월에만 11연승과 6연승을 한 차례씩 거두는 등 21승 7패의 무서운 성적으로 5할 승률을 단숨에 회복했다. NL 와일드카드 경쟁이 치열했던 9월에도 8연승 한 번 포함, 18승을 거두면서 와일드카드 경쟁자들을 따돌렸고, 지구 선두 LA 다저스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다저스와의 마지막 3연전을 통해 역전 지구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1승 2패로 시리즈를 마감하며 로키스는 NL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타력 - 로키스 하면 역시 장타
로키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장타의 힘이다. 이번 시즌에도 190개의 팀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7위, 포스트시즌 진출 팀 가운데서는 4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4명의 20홈런 타자를 배출했고, 유격수 포지션에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트로이 툴로위츠키가 32개의 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 타자이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로키스에 지명된 툴로위츠키는 풀타임 첫 해였던 2007시즌 .291의 타율과 24개의 홈런, 99타점으로 팀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진출에 기여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비록 밀워키 브루워스의 라이언 브론에게 밀려 아쉽게 NL 신인상 투표에서는 2위에 머물렀지만, 툴로위츠키의 풀타임 첫 시즌 활약은 또 한 명의 대형 유격수 탄생을 예감하게끔 만들었다. 툴로위츠키는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올 시즌, 풀타임 첫 시즌에 버금가는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나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344의 고타율과 16개의 홈런, 55타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후반기를 보냈다.
.325의 타율과 .416의 출루율로 각각 NL 4위와 3위를 기록한 로키스의 프랜차이즈스타 토드 헬튼도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헬튼은 지난 시즌 83경기 출장에 그치며 97년 데뷔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첫 풀타임 시즌이었던 98년부터 이어오던 10년 연속 3할 타율 행진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6년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양산했던 전성기 시절의 파워는 분명 감퇴한 모습이지만, 3할 이상의 타율과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한 이번 시즌을 통해 타석에서의 정교함과 선구안에 있어서는 아직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투수력 - 선발 로테이션 전원 두 자리 수 승수 달성
올 시즌 로키스는 선발 로테이션 전원이 큰 이탈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10승 이상을 달성했다. 선발진의 방어율만 따졌을 때는 4.10의 방어율로 메이저리그 전체 팀 가운데 7위, 포스트시즌 진출 팀 가운데서는 3위에 해당한다. 시즌 초반 10번의 등판에서 6패를 거두며 시즌을 시작했던 호르헤 데 라 로사가 나머지 23경기에서 16승을 거두며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고 우발도 히메네즈와 제이슨 마퀴스가 15승으로 뒤를 이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은 우발도 히메네즈로 내정됐다. 호르헤 데 라 로사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입은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활약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로키스 선발 투수 중 시즌 내내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던 히메네즈가 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미 2007시즌, 신인으로서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경험한 바 있는 히메네즈는 그 해 포스트시즌 3경기에 선발등판하여 2.25의 방어율을 기록,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올 시즌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게 될 필리스를 상대로도 2007년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맞상대하여 6.1이닝 동안 3안타 1실점하며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등판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렀던 기억이 있다. 히메네즈는 특히 후반기 15번의 선발등판에서 9승 3패, 방어율 3.08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스트시즌 전망 & 불안요소 - 키포인트는 불펜
로키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하게 됐다. 필리스와의 시즌 맞상대 성적은 2승 4패로 로키스가 열세에 있다. 2007시즌에도 디비전 시리즈에서 필리스를 상대했던 로키스는, 그 당시에는 시즌 막판의 엄청난 기세를 몰아 3연승으로 가볍게 시리즈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2009시즌의 로키스도 막판 상승세가 대단했지만, 2007시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상승세와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마무리 브래드 리지와 잇따른 불펜진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필리스와 마찬가지로 로키스도 불펜이 고민거리다. 4.53의 불펜진 방어율은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24위의 기록이며, 포스트시즌 진출 팀 중에서는 최하위이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게 될 양 팀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만큼, 양 팀의 승부는 불펜진의 활약 여부에 따라 갈릴 확률이 높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부상으로 3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온 호르헤 데 라 로사 역시 로키스 입장에서는 악재다.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5경기에서 10승을 거두며 로키스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데 라 로사이기에 만약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타격이 크다. 불펜피칭 이후 디비전 시리즈 투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데 라 로사에게 로키스가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 = 트로이 툴로위츠키, 토드 헬튼, 우발도 히메네즈, 호르헤 데 라 로사 (C) MLB/콜로라도 로키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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