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05 02:32 / 기사수정 2009.10.05 02:32
원래부터 악셀 점프에 자신감이 있던 김민석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특히, 지난 2월 13일 태릉선수촌에서 벌어진 '제90회 동계체전에서는 152.41의 점수를 받으며 비공인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김민석이 성장하는 사이, 세계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자 스케이터들의 성장도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김민석은 지난 3월 미국 LA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진출 티켓을 노렸지만 세계의 '높은 벽'에 주저앉고 말았다.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2009 네벨혼 대회'에 출전한 김민석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달 25일(한국시각),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09 네벨혼 피겨스케이팅 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 김민석은 개인 최고 점수인 54.19를 기록했다.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인 46.17보다 무려 7.46점이나 높이면서 선전했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몇 가지 실수를 범한 김민석은 올림픽 출전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네벨혼 대회를 앞두고 세웠던 목표는 트리플 악셀을 반드시 성공하고 제 프로그램을 깔끔하게 하는 거였어요. 프로그램 요소만 완벽하게 하면 올림픽 출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가보니 잘 타는 선수가 너무 많았어요. 33명이 이 대회에 참가했는데 트리플 악셀을 뛰는 선수들이 매우 많았습니다"
김민석을 지도하고 있는 김세열 코치는 "네벨혼 대회에 출전한 남자 선수들 중, 10위권 내에 있는 선수는 모두 트리플 악셀을 뛰었고 20위 밖의 선수들 가운데서도 상당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승을 차지한 스테판 랑비엘(24, 스위스)와 함께 쿼드 점프를 뛰는 선수들도 상당수 존재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은 26일에 있었던 프리스케이팅에서 93.06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46.17)와 합산해 총점 147.23의 점수를 받은 김민석은 공인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올림픽 티켓은 놓치고 말았다. 네벨혼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중,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선수 순위에서 6위권 안에 진입해야 했지만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트리플 악셀과 함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다른 선수들이 워낙 스텝에 강점이 있어서 이 부분도 보완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김민석은 트리플 살코 + 트리플 룹 점프를 꾸준히 연마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안정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트리플 살코 + 더블 룹을 구사하기로 결정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악셀을 두 번 구사하며 모두 인정을 받았지만 트리플 콤비네이션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게 됐다.
또한, 김민석은 스텝에서 높은 레벨을 받지 못했다. 세계정상권의 선수들은 모두 스텝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선수들은 이 부분에서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민석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앞으로 가장 개선해야 할 부분이 스텝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오전 연습 시간 때, 스텝을 연습하고 있어요. 나머지 부분도 갈고 닦아야겠지만 스텝의 보완은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악셀과 룹, 그리고 살코 등 '에지 점프'에서 김민석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토 계열 점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여름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 김민석은 자신의 약점인 '플립' 점프를 교정하기 위해 많은 땀을 쏟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다른 선수들이 구사하는 점프를 보고 느낀 점도 많았다.
"요즘 남자 선수들을 보면 몸이 매우 좋아요. (웃음) 모두 단단한 근육이 있어서 그런지 점프를 할 때, 치고 올라가는 힘이 매우 좋습니다. 토로 빙판을 찍고 올라가는 힘이 좋다 보니 회전력도 상당했어요. 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파워가 부족한데 근력 운동을 통해 이 부분을 개선하려고 합니다"
이번 대회의 우승자인 스테판 랑비엘의 연기를 보면서 느낀 점도 많았다. 특히, 회오리바람과도 같은 스핀 회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스핀에서 레벨 3과 4를 받은 김민석은 스핀 향상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스핀 레벨은 3~4를 받았는데 GOE(가산점)가 조금 아쉬웠어요. 실제로 본 랑비엘의 스핀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앞으로 회전력을 살려서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스핀도 완성하고 싶어요"
비록,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 걸린 올림픽 티켓을 따지 못했지만 고무적인 성과도 얻었다.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운 김민석은 기존에 자신보다 앞서 있던 선수들을 제치고 상위권 진입에 한걸음 다가섰다. 또한, 트리플 악셀에 자신감을 얻은 점도 수확이었다.
네벨혼 대회를 마친 김민석은 7일부터 11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벌어지는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주니어 6차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14일부터 18일까지 터키에서 벌어지는 7차 대회의 참가 여부는 이 대회 이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만족할만한 연기를 펼치고 좋은 성과를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밴쿠버 올림픽 출전은 실패했지만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모습에 만족하고 있어요. 다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꼭 참가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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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민석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남궁경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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