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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하와 김영후, 닮은꼴 두 스타의 '맨땅의 헤딩'

기사입력 2009.10.05 00:50 / 기사수정 2009.10.05 00:50

취재편집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김재호] 실업축구 출신의 박건하와 김영후가 서로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90년대 중반 ‘혜성’같이 나타나 단숨에 축구팬들을 사로잡았던 수원의 공격수 박건하. 96년 데뷔해 뛰어난 활약으로 그 해 신인왕까지 거머쥔 그는 프로에 데뷔하기 전 실업축구팀인 ‘이랜드’ 소속이었다.

그와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선수가 2009년 K-리그에 등장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내셔널리그(실업축구)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뛰다 최순호 감독 등과 함께 강원FC의 창단맴버로 합류한 김영후다. 김영후는 신인임에도 내셔널리그에서 갈고 닦은 득점 감각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이동국과 함께 토종 공격수들의 자존심을 세우는데 큰 일조를 하고 있다.

서로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건하와 김영후. ‘풋볼코리아닷컴’에서 이들 두 선수의 모습을 비교해 보았다.

◆ 실업리그 출신의 두 선수, ‘내가 바로 맨땅의 헤딩의 신화!’

= 현재 텔레비전 방송에서 한참 방영중인 드라마 ‘맨땅의 헤딩.’ 실업축구 선수가 프로축구 K-리그의 선수가 되어 최고의 선수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있기 전, 박건하와 김영후는 살아있는 ‘맨땅의 헤딩’ 신화를 직접 보여주었다.

경희대학교를 졸업한 박건하는 당시 1994년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실업 축구단인 이랜드에 입단했다. 실업축구에서 활약하던 그는 1996년 수원 삼성에 입단하면서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한다. 그는 그 해 34경기에 출전, 14골 6도움을 기록하며 단숨에 신인왕에 까지 오른다. 신인이지만 이미 ‘검증받은 신인’이었던 그는 당시 김호 수원 감독의 깊은 총애까지 받으며 당시 토종 공격수 중 손꼽히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김영후의 프로행 역시 순탄치 않았다. 2005년 K-리그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한 아픔을 겪은 그는 2006년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에 입단한 뒤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고, 2009년 K-리그의 신생팀인 강원FC에 입단했다. 역시 그도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같이 있던 최순호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꾸준히 성장했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으며 시즌 13골 7도움으로 공격 포인트에서도 결코 기존 선수들과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신생팀을 직접 이끈 박건하와 김영후

= 박건하가 1996년 수원에 입단할 당시, 수원은 1995년 말 창단한 신생구단이었다. 그리고 바데아, 데니스, 고종수 등 화려한 ‘스타군단’을 구성하며 신생팀 돌풍을 일으켰다. 그리고 수원 돌풍의 핵심에는 언제나 박건하가 있었다.

박건하는 14골 6도움이라는 성적으로 입단 당시 실업축구 최고 스타라는 꼬리표를 때고 진정한 프로선수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당시 수원에는 그의 골을 도울 수 있는 뛰어난 ‘도우미’들도 많았다. 고종수를 비롯해 바데아, 조현두 등 최고의 미드필더들이 있어 박건하의 골은 더욱 빛날 수 있었다.

김영후 역시 2009년 시즌 새롭게 창단한 강원FC의 창단 맴버로 K-리그에 처음 합류했다. 실업팀에서 함께 동거 동락했던 최순호 감독, 유현, 안성남 등과 함께 K-리거로 첫 발을 디딘 김영후는 리그 초반 강원FC의 돌풍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신생팀 강원FC를 K-리그 팬들에게 알리는 일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박건하와 마찬가지로 김영후도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일본 출신의 마사, 이을용, 실업팀 동료 안성남 등 노련한 미드필더들과 함께하며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한일 프로축구 올스타전인 조모컵에 K-리그 대표로 이동국과 함께 출전하기도 했으며 현재도 축구팬들 사이에서 강력하게 차기 국가대표 공격수로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김영후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첫 시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득점행진

= 박건하와 김영후. 이들 두 선수는 모두 실업팀 출신, 신인이면서 10골 이상을 득점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둘의 득점행진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건하가 1996시즌 기록한 14골은 그 해 팀 내 최다득점이었다. 김영후의 기록 또한 대단하다. 10월 1일 현재 그는 리그 득점순위 2위, 공격포인트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6월 21일 성남전부터 7월 19일 서울전까지 기록한 다섯 경기 연속골 기록은 1985시즌 이흥실(포철)이 기록한 신인 최다경기 연속골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신인 공격수가 리그에 채 적응도 하기 전, 기존 선수들과 같은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상대팀 수비수들을 벌벌 떨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데뷔시즌부터 단숨에 팀의 최고 선수가 된 박건하와 김영후. 그들의 활약은 어려운 환경에서 축구를 하면서 프로축구선수만을 꿈꾸는 많은 축구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자신의 존재 조차 인정받지 못했던 실업팀에서 훌륭하게 재기해 프로축구선수가 되어 K-리그 무대에서 훌륭하게 뛰고 있는 그들은 분명 다른 선수들에게는 '희망'같은 존재다.

실업축구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프로에서 마음껏 선보였던 박건하와 김영후. 프로축구선수를 꿈꾸는 내셔널리거들에게 훌륭한 ‘롤모델’로서 앞으로도 계속 남기를 기대해본다.

최영민(ymchoi@footballcorea.com),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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