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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은반 위의 무도] 김연아의 점프가 아사다보다 나은 이유

기사입력 2009.10.01 17:09 / 기사수정 2009.10.01 17:09

조영준 기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차이점은 '토 점프'의 완성도

지난주, 2009-2010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가 치러졌다. 주니어 그랑프리가 시작되면서 피겨 스케이팅도 본격적인 2009-2010시즌에 돌입했다.

새 시즌이 시작되면서 모든 피겨 팬들의 관심사는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의 새 프로그램에 쏠려있다. 김연아는 지난달 벌어진 '삼성 애니콜 하우젠 아이스올스타즈' 참가 차 내한할 때, 자신의 새로운 프로그램 곡명을 공개했다.

쇼트프로그램 곡은 영화 '제임스 본드 007 음악의 테마곡'이었다. 또한, 조지 거쉬윈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선정했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지는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새 시즌을 눈앞에 두고 김연아는 물론,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의 연기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구도는 김연아의 압도적인 우위로 바뀌었다. 특히, 두 선수가 구사하는 점프는 많은 이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인터내셔널 저지로 활동 중인 고성희 위원은 "(김)연아가 주니어시절, 국제대회에 나갔을 때, 일본의 피겨관계자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 한국에서는 어린 나이에 트리플 5종 점프를 구사하는 천재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일본 피겨 관계자는 '우리도 10대 초반에 트리플 악셀을 완성한 천재가 있다'고 자랑했다. 바로 그 선수가 아사다 마오였다"고 회상했다.

김연아는 현존하는 여자 스케이터는 물론, 남자 선수까지 포함해 가장 정확한 점프를 구사하는 선수다. 점프가 이루어지기 전, 들어가는 활주 속도는 경이적인 수준이며 그 속도를 활용한 점프 비거리는 남자 스케이터를 육박하고 있다.



아사다 마오는 현역 여자 스케이터들 중, 유일하게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시도하고 있다. 강한 힘을 활용해 뛰는 점프는 인상적이지만 회전수 부족 등은 늘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외에 두 선수의 점프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토 점프(한발로 에지를 하는 순간 다른 스케이트의 날 끝을 빙판에 찍고 도약하는 점프)'의 완성도에 있다. 김연아가 최고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 것은 모든 토 점프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리플 토룹 점프를 완벽하게 익히면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는데 매우 유리해진다. 첫 번째 트리플 점프를 구사한 뒤, 힘이 많이 필요한 룹 점프를 바로 뛰는 것보다 한쪽 날로 빙판을 찍은 뒤, 점프할 수 있는 토룹을 뛰는 것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역에서 뛰고 있는 스케이터들과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의 트리플 콤비네이션을 보고 공통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두 번째 점프는 첫 번째 점프에 비해 높이와 힘이 떨어지지만 김연아의 콤비네이션 점프는 그렇지 않다. 연결 점프인 토룹이 너무나 뛰어나기 때문"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점프인 토룹을 김연아는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완성도 높은 트리플 토룹은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이란 최고의 조합을 만들어 냈고 이번 시즌에 본격적으로 선보일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더블 악셀에 이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도 김연아의 '명품 점프'가 됐다. 어느 점프 뒤에서나 바로 뛸 수 있는 트리플 토룹을 갖춘 김연아는 나머지 토 점프인 플립과 러츠에서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

순식간에 빙판을 찍고 날렵하게 도약해야 하는 토룹 점프는 파워와 함께 순발력도 요구한다. 김연아는 빠른 활주에서 나오는 스피드와 파워를 살려 최고 수준의 토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토 점프에서 강세를 보이면 이는 곧바로 '콤비네이션 점프'의 강세로 이어진다. 아사다 마오는 에지 점프의 고난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회전수 부족은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또한, 악셀과 함께 또 다른 에지 점프(스케이트 날을 이용해 도약하는 점프)인 룹 점프도 구사하고 있지만 '토 점프'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두 선수의 점프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은 트리플 악셀의 구사 여부가 아니라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모든 토 점프에서 강세를 보이는 김연아는 현존하는 여자 싱글 스케이터 중, 최고의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토 점프에서 약세를 보이는 아사다 마오는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점프와 관련된 두 선수의 기량 차이는 '토 점프'의 완성도에 있다.

어릴 때부터 착실하게 모든 점프의 코스를 밟아온 김연아는 토룹과 플립, 그리고 러츠 등을 장착했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에 비중을 둔 나머지 중요한 점프들을 놓치고 말았다.

정석적인 토룹과 러츠를 구사할 수 없는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운영에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지난 시즌에 벌어진 4대륙 대회와 세계선수권에서 한계점이 나타나고 말았다.

특정 점프에 연연하는 것보다 기본적인 점프부터 착실하게 익히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사례는 김연아가 보여주는 점프 구사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결 점프로 한결 수월하게 뛸 수 있는 토 점프의 장점은 최상의 콤비네이션 점프로 귀결된다.

트리플 악셀은 그 누구도 쉽게 수행할 수 없는 기술이다. 그러나 토룹 점프가 기반이 된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도 매우 구사하기 힘든 기술인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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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연아,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 강운 기자,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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