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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은반 위의 무도] 스포츠 전문MC 이은하의 '아이스올스타즈' 관전기

기사입력 2009.10.01 16:40 / 기사수정 2009.10.01 16:4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MBC FM에서 방송 중인 'I Love Sports'의 진행자인 이은하(38) MC는 소문난 열혈 피겨 팬이다. 12년 동안 스포츠 방송계를 누벼온 이은하 MC는 그동안 수많은 종목을 보도해왔다. 각기 다른 종목이 주는 매력에 한 번씩 빠져본 그녀가 근래 가장 심취해 있는 종목은 바로 피겨 스케이팅이다.

방송계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혈 피겨 팬'인 이은하 MC는 지난 14일에 벌어진 '삼성 애니콜 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즈2009' 1회 공연을 관전하기 위해 장소인 잠실올림픽체조경기장을 찾았다.

바쁜 와중에서도 피겨 경기는 꼭 챙겨본다는 이은하 MC는 아이스쇼를 직접 관전하는 것이 세 번째라고 밝혔다.

"직접 아이스링크를 찾아 아이스쇼를 관전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에요. 빙판을 미끄러져나가는 스케이팅을 현장에서 직접 보면 TV로 본 것과는 다른 차원을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아이스쇼는 팬들이 열광하는 현장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직접 관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피겨의 거장'들이 참여한 '격조 높은 연기'가 인상적

이은하 MC는 이번 공연에 참가했던 스케이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셰린 본(33, 캐나다)를 꼽았다. 2003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 아이스댄싱 챔피언 출신인 셰린 본은 현재 안무가로 활동 중이다.

"셰린 본의 무대는 고난도의 기술이 하나도 없었어요. 점프도 구경할 수 없었지만 볼거리는 풍부했습니다. 특히, 의자를 활용한 연기는 정말 일품이었죠. 소품 하나로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해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과거, 아이스댄싱 출신 선수라서 그런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자와 혼연일체가 되는 되고 있었습니다"



셰린 본은 스케이터로서도 성공했지만 현재는 세계적인 안무가의 반열에 올라있다. 기발한 착상과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주옥같은 안무를 만들어내고 있는 셰린 본의 역량은 이번 공연의 연기를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은반 위의 시인'으로 불리고 있는 일리아 쿨릭(32, 러시아, 현재 국적은 미국)의 연기도 이은하 MC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연기를 펼칠 기회가 없었던 쿨릭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뜨거운 갈채를 받은 선수였다.

"일리아 쿨릭의 연기를 보면서 매번 감탄을 연발했어요. 모든 동작과 움직임에 '격조'가 스며들었기 때문이죠. 또한, 관객과 소통하면서 연기를 펼치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셰린 본과 미셀 콴(29, 미국)도 마찬가지지만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쿨릭의 모습은 너무나 행복하게 보였어요. 은퇴를 한 뒤, 스케이트를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는 모습이 쿨릭의 연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어요"

이번 아이스쇼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적인 스케이터들이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맞춰 연기를 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서희태 지휘자가 이끄는 밀레니엄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체험한 이은하 MC는 스케이터와 오케스트라가 일심동체가 돼, '큰 작업'을 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관전 소감을 밝혔다.

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함께 살아 숨쉬는 연기를 펼친 셰린 본과 일리아 쿨릭의 모습을 본 그녀는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영혼'을 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시즌을 앞둔 김연아, 성적보다 훌륭한 프로그램을 연기하는 것이 더 중요

이은하 MC는 시간이 날 때마다 김연아의 연기를 본다고 밝혔다. 수십 번, 혹은 수백 번 봐도 질리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점프와 기술, 그리고 스피드 등 모든 면이 탁월하지만 연기를 보고 난 뒤, 깊은 감흥을 주는 점이 김연아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김연아를 실제로 만나 인터뷰를 해본적도 있었다. 세계 정상의 위치에 있지만 늘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겸손한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그런 김연아가 '피겨의 전설'인 미셀 콴과 함께 연기하게 된 점은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가장 중요한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김연아가 미셀 콴과 함께 무대에 선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의 오랜 우상이 '친구'라고 부르며 인정해 주는 점은 김연아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이번 아이스쇼를 통해 김연아가 자신감을 얻고 올림픽 시즌을 대비해갔으면 합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피겨 스케이터에겐 가장 큰 영광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팬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남는 스케이터가 되는 것이다.

"김연아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모든 분들은 기대하고 계실 거예요. 물론, 금메달을 따면 더없이 좋겠지만 성적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최상의 프로그램을 연기하는데 전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연아는 지금까지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완벽한 연기를 펼치는데 주력해왔죠. 바로 이러한 자세가 지금의 김연아를 완성했다고 봅니다"

미셀 콴은 월드챔피언에 5번이나 올랐지만 정작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케이터로 남아있다. 반면,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사라 휴즈(24, 미국)를 기억하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결과'를 떠나서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최고의 연기를 한 스케이터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번 공연에서 김연아가 선사한 연기에 매우 흥분했습니다. 지금처럼 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팬들의 뇌리 속에 오래도록 남는 스케이터가 됐으면 합니다. 셰린 본과 일리아 쿨릭처럼 오랫동안 행복하게 스케이트를 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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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은하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전현진 기자, 셰린 본, 일리아 쿨릭 (C) 엑스포츠뉴스DB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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