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배우 김병옥이 은인 기국서를 만났다.
21일 방송된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배우 김병옥이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김병옥은 "연극연출가 기국서 형님을 찾는다"며 "제가 24세부터 연극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마흔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배역을 맡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맥베스'라는 연극에 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줬다. 제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된 정말 고마운 은인이다. 저에게 희망과 큰 용기를 주신 분"이라고 밝혔다.
김병옥은 "23살 때부터 41살까지 18년간 무명 배우 생활을 했다. 그래서 뭔가 조금 전환을 해볼까, 다른 길로 가볼까 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낚시터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데, 그때는 삐삐를 가지고 다녔다. 삐삐가 울리더라. '맥배스' 첫 대본 연습인데 왜 안 왔냐고 하더라. 뻔하잖나. 병사1, 병사2라고 생각해서 안 갔다. 그런데 기국서 형님이 오라고 해서 갔더니 주인공 맥베스는 김병옥이 하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낚시터에서 울린 삐삐 한 통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김병옥은 '맥베스' 이후 영화 '올드보이'에 캐스팅돼 차츰 자리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국서를 만나지는 못했다. 김용만은 김병옥에게 그동안 왜 만나지 못 했냐고 물었다. 김병옥은 "2000년 '맥베스' 이후 번 수입으로 신용 대출 보증을 섰다. 지인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돈을 빌려주거나 했다"며 "많이 빌려줘서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부모님과 어렸을 때 살던 집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김병옥은 또 "(형님을) 생각하지도 못했다. 내가 살기 바빴다. 빨리 뭘 하고, 또 뭔가를 해야 했다. 나가서 움직여야 통장에 0원이 안 찍혔다. 통장정리를 하면 0원이 찍히곤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옥은 김용만, 윤정수와 함께 어렸을 때 살던 동네로 이동했다. 김병옥은 무명 배우로 생활하던 시절 "생활비는 주로 어머니가 주셨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나이 먹어서까지 어머니가 챙겨주셨다"면서 "결혼하니까 어머니가 나 몰래 아내에게 생활비를 따로 주셨다. 자식 체면 세워준다고. 결혼 비용도 다 어머니가 내셨다"고 말했다.
김병옥은 이어 "어머니가 '너 더 먹으면 서른여섯이야 금방 마흔이다. 내가 정정할 때, 내가 도와줄 수 있을 때 결혼 하라'고 했다. 결혼 후 2년 반 만에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가 다 해주고 싶어 하신 것 같다"면서 "내가 성공하는 것도, 아무것도 못 보고 돌아가셨다. 그게 마음 아프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병옥은 극단 후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김병옥의 후배는 김병옥에 대해 "형님을 캐스팅했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는데, 이어 "보이는 외적인 이미지보다 형이 갖고 있는 반전 매력이 있다. 카리스마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기국서에 대해서는 "지금은 연세가 있으셔서 극단 대표직은 후배한테 주셨다. 몸이 좀 안 좋으시다"고 했다.
김병옥은 기국서를 만나기 위해 이동했다. 기국서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한 김병옥은 발걸음을 돌렸는데, 어디선가 "병옥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김병옥은 웃음을 보이며 기국서에게 달려갔다. 김병옥은 "미준이한테 편찮으시다고 얘기 들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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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