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봉만대 감독이 힘든 시절을 같이 보냈던 친구, 그리고 많은 신세를 졌던 형을 만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 영화감독 봉만대가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이날 봉만대는 1992년,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용호의 권'이라는 영화에 들어가면서 친구 이광수를 만났다고, 이광수와 4년을 같이 지냈다고 밝혔다.
봉만대는 친구 이광수와 함께 살게 된 이후에 대해서도 말했다. 봉만대는 "본격적으로 함께 살게 된 거는 석관동에 강호 형이 운영하던 강호체육관에서다"라고 했다. 봉만대는 "집을 알아보다가 강호 형에게 얘기해서 거기서 살겠다고 했다. '형 저희가 겨울인데 보일러값은 저희가 하겠다'고 했다. 처음 한두 달은 했다. 그다음부터는 그냥..."이라고 말했다.
봉만대는 이어 "조감독 월급으로 집을 하나 얻고 산다는 건 쉽지 않았다.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애들이 강호 형은 짠해 보였을 수도 있었을 거다"라며 "만약에 광수랑 서로 만나고 있었다면 나는 강호 형을 찾았을 수도 있다. 오히려 2년 동안 묵게 해줬다"고 덧붙였다.
봉만대는 친구를 찾기 전 먼저 형 최강호를 찾으러 갔다. 하지만 이웃 주민으로부터 "풍 맞아서 쓰러진 지 오래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봉만대는 "자꾸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고 하니까 잘못된 거 같다"며 "친구는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의지하게끔 공간을 준 형인데 되돌아보니까 내가 잘못 살아온 거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최강호 형을 만날 수 있었고, 봉만대는 웃음을 찾았다.
봉만대는 보신각 앞에서 친구 이광수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신호등이 바뀌고, 이광수는 천천히 걸어왔다. 광수는 "만대"라고 이름을 부르며 "반갑다. 친구야"라고 말했다. 봉만대는 "왜 이렇게 살이 빠졌냐. 어디에 있었냐. 안 보고 싶었냐"고 감격스러워하며 눈물을 터트렸다. 이광수는 "20여 년 동안 네가 왜 안 보고 싶었겠냐. 보고 싶었다. 네가 TV 나오면 다 챙겨본다. 반갑다"고 말했다.
봉만대는 자리를 옮겨 이광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봉만대는 이광수에게 "그때는 미안했고 많이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광수는 "그때 어려웠잖나. 네가 옆에 있어서 그냥 좋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사람을 살뜰히 보살폈던 최강호도 등장했다. 이광수는 "강호 형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눈앞에 있는 서로가 믿기지 않는 듯 얼떨떨한 모습을 보였다.
최강호는 23년 전 당시 동생들에 대해 "막무가내다. 조건 없는 거다. 무조건 좋았다. 그 당시엔 다 힘들었다. 같이 잘 어울리고 있는 거 보니까 보기 좋더라"고 말했다. 봉만대는 "형 집에 여름에도 우리가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겨울이 더 생각이 많이 난다. 나는 만약에 지금 가장 뭔가를 해줄 수 있다고 한다면 난방비다. 당시에 보일러를 막 썼다"고 했고, 이광수는 "형이 기름 떨어질 때면 사람 불러서 꽉 채워주고 했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봉만대는 이광수, 최강호에게 진심 어린 말을 건넸다. 봉만대는 "광수야, 23년 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다시 붙어가는 22년, 23년 되게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광수랑 저랑 둥지를 틀게 해준 강호 형, 너무 고맙고 잘해보자. 잘살자. 꿈 잃지 말자"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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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