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0 22:17 / 기사수정 2009.09.10 22:17
히어로즈는 10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1-9로 승리해 최근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대구에서 LG를 꺾고 1승을 보탠 4위 삼성과의 승차는 여전히 3경기다.
실책이 문제였다. 두산은 전날까지 75개의 실책을 범해 삼성(72실책)에 이어 최소 실책 2위를 달릴 정도로 수비력이 좋은 팀. 그러나 이날은 믿었던 수비에서 여러 차례 균열이 생겼고, 그때마다 점수와 연결돼 초반 대량 실점하는 요인이 됐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2회초. 선두 타자 덕 클락이 투수 김선우의 실책으로 살아 나갔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강병식은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려 1-2를 만들었고, 이어 강귀태의 우전 안타 때 강병식이 홈을 밟아 2-2 동점을 이뤘다. 분명한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우익수 민병헌의 원바운드 송구를 포수 용덕한이 잡지 못했다.
히어로즈는 2-3으로 뒤진 3회초 선두 황재균의 2루타로 찬스를 만든 뒤 이택근의 중전 적시타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클락 타석 때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를 치려고 나온 클락의 방망이가 포수의 미트에 걸렸다. 용덕한의 타격 방해. 기록상 포수에게 실책이 주어졌다.
클리프 브룸바가 4구를 골라 만루가 되자 김선우는 폭투를 범해 역전을 허용했고, 곧이어 강정호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얻어맞고 무너져 내렸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강병식은 상대의 전진 수비를 비웃기라도 하듯 1루수와 2루수 사이를 꿰뚫는 적시타로 7-3을 만들었다.
두산의 실책 퍼레이드는 4회까지 이어졌다. 1사 1루에서 이택근의 타구는 평범한 유격수 땅볼이었으나 손시헌은 병살 플레이를 의식한 듯 서둘러 공을 다루다 1루 주자와 타자 주자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클락의 우전 적시타에 이어 브룸바의 1타점 2루타가 거푸 터져 나와 9-3이 되자 히어로즈의 기세는 절정에 올랐다.
두산은 5회말 1사 1,3루에서 김현수가 우익수 뒤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3점포(23호)를 터뜨려 6-9까지 따라붙었고, 6회말에는 김재호를 2루에 두고 정수빈이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7-9까지 쫓아갔다.
7회초 2점을 빼앗겨 7-11로 뒤진 두산은 7회말 최준석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곧바로 점수차를 좁혔다. 그러나 1사 2루에서 손시헌의 잘맞은 타구가 2루수 김일경에게 잡혔고, 최준석이 귀루하지 못하고 어필 아웃돼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것이 두산으로서는 뼈아팠다.
최근 6연승을 기록중인 황두성은 경기 초반 폭발한 타선의 지원 속에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 있었으나 5회말 고비를 넘지 못하고 4⅓이닝만에 교체돼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황두성을 구원해 나온 송신영은 3점을 빼앗기기는 했지만 3이닝 동안 무난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구원승으로 시즌 3승(3패)째를 챙겼다.
9회말 2사 후에 등판한 조용준은 손시헌에게 안타를 내줘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 이원석을 잡아내 2005년 9월 16일 대구 삼성전 이후 1,455일만에 세이브를 신고하는 감격을 맛봤다.
강병식은 다섯 번 타석에 나와 3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타점도 두 개나 기록했다. 첫 타석 2루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강병식은 안타-볼넷-안타-볼넷을 이어 붙이며 히어로즈 공격을 이끌었다.
한편, 두산의 '타격 기계' 김현수는 홈런 하나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8경기 연속 득점과 함께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100타점 고지에 올랐다. 이번 시즌 160개의 안타를 쌓아 올린 김현수는 정근우(SK,158안타)를 제치고 최다 안타 부문 선두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 = 송신영 (자료 사진) ⓒ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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