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한음저협)는 지난달 23일, 홍진영 회장이 벨기에 브뤼셀에 소재한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해 집행위원회 사무국과 대한민국 저작권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유럽연합의 각종 정책을 입안하는 행정부 역할의 기구로, 룩셈부르크 총리를 지낸 장 클로드 융커(Jean-Claude Juncker) 씨가 지난 2014년부터 위원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이날 대한민국 음악 저작권자를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홍 회장은, 유럽연합의 지적재산권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현재 대한민국 음악 저작권 시장에서 가장 큰 현안인 공연사용료 징수 실태와 저작권료를 정부에서 결정하는 불합리한 제도인 '징수규정 승인제'의 폐지에 대해 유럽연합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공연사용료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저작권 이슈는 유럽에서도 관심이 깊은 주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2017년 기준 음악 저작권료 징수액이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큰 시장인 대한민국에서 창작자의 정당한 권한인 공연권이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저작권 단체와 상호관리계약을 맺으며 해외 저작권료 징수와 분배를 담당하고 있는 한음저협은, 이로 인해 영국과 프랑스 저작권 단체로부터 올해 초 항의 서신을 받기도 했다. 공연권이 제한되어 자국의 음악이 대한민국의 매장에서 사용되어도 그에 따른 사용료가 완벽하게 징수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저작권 보호 국제 조약인 베른 협약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국제적 압박으로 결국 올 8월, 저작권법 시행령으로 카페, 헬스장, 주점 등지에 공연사용료 징수를 시작했으나, 세계 평균 공연사용료 20,000원의 1/10인 월 최소 2,000원 수준의 저작권료가 책정되어 저작권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임시 방책이라는 의견 또한 지배적이다.
유럽연합 지적재산권 및 공공조달국의 마리아 마틴(Maria Martin) 국장은 "한국의 공연권 이슈는 현재 EU통상총국 최고 위원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가 있을 만큼 유럽도 주시하고 있는 과제이다"며, "한음저협의 뜻을 적극 지지하며, 앞으로도 관련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여 함께 긍정적인 결과를 이루어냈으면 좋겠다"고 협력 의지를 약속했다.
홍 회장은 또, 24, 25일 양일에 걸쳐 '유럽 지역 창작자 연합'인 GESAC과, 벨기에 음악저작권협회 SABAM을 방문하여 징수규정 승인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SABAM 칼린 리버트(Carline Libert) 사무총장은 "한음저협이 현재 겪고 있는 힘든 과정을 우리도 겪었기에 이해와 지지를 보내며, 앞으로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GESAC과 함께 EU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공연권 이슈를 비롯한 대한민국 저작권 정책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GESAC의 부락 오즈겐(Burak Ozgen) 최고위원 또한 한국의 징수규정 승인제 폐지에 대해 EU에 건의할 것을 약속했다.
한음저협은 해외 국가 및 저작권 단체에 국내 저작권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알리고,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도록 노력할 뜻을 내비쳤다. 홍 회장은 "징수규정 승인제 문제는 비단 국내 창작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인 이슈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무역 문제로 불거지기 전에 한음저협은 최선을 다해 문제에 대해 알리고, 올바른 방향으로 저작권 제도를 변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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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