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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꿈꾼다] 첼시 우승도전에 가장 강력한 무기는? 갱생한 '드록신'

기사입력 2009.08.17 23:45 / 기사수정 2009.08.17 23:45

정재훈 기자



한 때의 부진은 그저 한때였을 뿐이다. 새로운 시즌, 다시 부활을 꿈꾼다.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드록신'이라는 별명은 어느새 축구팬들이라면 어느 한 선수를 0.1초 만에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고유명사와도 같은 단어로 통용된다. 바로 그 선수가 아프리카와 첼시를 대표하는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압도적인 피지컬에서 나오는 강력한 몸싸움과 공중볼 장악능력, 유연함을 바탕으로 한 테크닉을 갖춘 드록바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물론, 어느 한 선수를 세계 최고로 꼽는다는 것은 저마다 다른 견해로 인해 논란을 불러오지만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드록바라면 세계 최고의 타겟맨중 한 명이라는 데에 고개를 저을 수는 없을 것이다.

2003/04시즌 마르세유에서 프랑스 리그를 평정한 활약을 발판으로 2004년 '로만제국'으로 입성한 드록바는 당시 감독이었던 주제 무리뉴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에르난 크레스포, 안드레이 세브첸코 등 막강한 경쟁자를 불리치고 첼시의 원톱으로 군림했다.

드록바는 첼시 이적 이후 곧바로 첼시의 리그 2연패에 공헌을 하는 등 맹활약을 했지만 공격수로는 다소 부족한 결정력으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강팀과의 큰 경기에서 높은 클래스를 보여주며 점차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성장해 나갔고 2006/07시즌 20골을 성공시키며 아프리카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드록바에게 영원한 은사이자 친구인 주제 무리뉴가 첼시를 떠나면서 드록바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드록바는 팀에 대한 불만을 서슴없이 표했고 팀 동료와도 마찰을 일으키며 엇나가기 시작했다. 무리뉴 감독이 인테르 밀란의 지휘봉을 잡자 첼시를 떠나 인테르 밀란으로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자연스레 경기력도 떨어졌다. 무리뉴가 떠난 2007/08시즌부터 득점력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며 수비수를 압도하는 모습이 사라지며 '드록바 시대'의 종말을 예언하는 듯했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에는 스콜라리 감독과도 마찰을 일으키며 아넬카에게 밀렸고 잦은 부상으로 인해 출전하는 경기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기 일쑤였다.

어린아이처럼 무리뉴의 품을 그리워했든 혹은 스콜라리의 품이 싫었던 드록바는 프로선수답지 못한 정신력으로 팬들을 실망시켰고 '드록신'으로 추앙하던 팬들도 드록바에게 등을 돌렸다.

그렇게 끝날 것만 같았던 드록바는 다시 힘찬 비상을 준비한다. 30대로 접어든 나이로 그의 부활에 대한 물음표가 제시될 때 운명적인 히딩크와의 만남으로 '갱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히딩크의 마법에 다시 눈을 뜬 드록바는 지난 시즌 후반부터 급격히 살아나는 모습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유벤투스, 아스날과 같은 강팀과의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강팀 킬러'로 돌아오며 FA컵 우승을 일궈내며 올 시즌 부활을 예고했다. 비록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UEFA의 징계를 피할 수 없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첼시를 떠나겠다고 외치던 드록바가 첼시에 대한 애정이 다시 피어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던 장면이었다.

최근 드록바는 31살의 나이에도 첼시와 3년 계약으로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한 번 '첼시맨'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증명했다.

심리적 안정을 찾은 드록바는 경기력 또한 '드록신'으로 갱생했다. 지난 15일 헐 시티와의 올 시즌 개막전에서 종료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포함해 팀의 2골을 모두 성공시키며 첼시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드록바는 특유의 파워 넘치는 몸싸움과 정교한 프리킥 그리고 후반 막판 경기를 마무리 짓는 결정력까지 완벽히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재현했다. 히딩크 감독 재임 시절부터 투톱으로 짝꿍을 맺은 '공생관계' 아넬카와의 호흡도 점점 본궤도를 찾고 있다는 점도 드록바의 부활을 뒷받침해준다.

3년째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첼시는 어떻게 보면 드록바의 부진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아이스크림 '드록바'의 부활이 4년 만에 리그 타이틀과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첼시의 가장 필요한 무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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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환호하는 드록바' (c) 첼시 공식홈페이지 캡쳐]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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