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8.13 15:55 / 기사수정 2009.08.13 15:55
김연아의 전 스승인 김세열 코치는 데이비드 윌슨에게 메일을 보내 '행복한 스케이터'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다. 표현력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김연아에겐 세계적인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의 역량이 필요했다. 윌슨의 주옥같은 안무는 김연아의 잠재된 "끼'를 눈뜨게 했다. 수줍음 많은 소녀였던 김연아는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표출해내기 시작했다.
12일, 미디어 연습 공개 데이에서 데이비드 윌슨은 의미 있는 발언을 많이 남겼다. 김연아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매우 탄탄했었고 올림픽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그러나 이들 세 명이 서로에게 가지는 신뢰는 이미 오래전부터 끈끈했다.
'고난도 기술'보다 무서운 '토털 패키지'의 위력
김연아가 국내에 입국해 아이스쇼 준비에 여념이 없는 동안,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는 고난도의 기술을 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리플 악셀에 이은 트리플 토룹을 구사하겠다고 밝힌 아사다 마오 측은 트리플 + 트리플 + 더블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 시즌을 앞두고 아사다 마오 측은 언제나 최고 난이도의 점프를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최고 기술에 대한 도전의식은 고무적이지만 문제는 지금까지 이러한 공언이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사다 마오가 현시대에 주목할만한 뛰어난 스케이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관적으로 표명했던 고난도 기술은 깨끗하게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무리수'를 감행하는 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활동하는 피겨 선수들 가운데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번 이상 구사하는 선수는 아사다 마오가 유일하다. 그러나 '트리플 악셀'의 여신이었던 이토 미도리가 구사했던 점프와 '은반 위의 악녀'로 명성을 떨친 토냐 하딩(전 미국 국가대표)의 트리플 악셀과 비교해보면 회전 수 부족과 착지 불안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은 고난도의 기술로 승패가 좌우되지 않는다. 점프 이외의 다른 부분에서 모두 열세를 보인다면 4회전 점프나 트리플 악셀에 이은 콤비네이션 점프를 뛴다고 해도 승산은 희박해진다.
국제심판이자 피겨 방송해설가인 고성희 위원은 "현재 남자 싱글은 춘추전국 시대다. 이러한 선수들이 치열한 경합을 벌일 때, 쿼드 점프에 깔끔하게 성공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그 선수가 우승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아무리 트리플 악셀을 구사한다고 해도 악셀 점프 자체가 회전이 부족하고 완벽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또한, 결정적인 부분은 다른 요소에서 김연아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오서와 윌슨은 김연아에게 특정된 일부분을 강조하지 않았다. 피겨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서 재능을 가지고 있는 김연아를 완벽한 '토털 패키지'로 승화시켰다. 점프에 비해 부족해 보였던 스파이럴과 스핀 다듬기에 열중한 오서의 노력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연아는 점프는 물론,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가장 높은 가산점을 받는 스케이터로 성장했다. 경기를 할 때마다 '무리수'를 두지 않고 안정적으로 승부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점은 김연아의 큰 장점이다.
11일, 기자회견에 응한 김연아는 다음 시즌을 대비해 특정 요소에 전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모든 요소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정 요소에 전념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중요한 것은 든든한 팀워크, 가장 소중한 '우리'를 믿자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출발하는 공동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신뢰하는 '믿음'이다. 제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가진 이들이 모여도 '신뢰'가 없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오서와 윌슨, 그리고 김연아는 대중들에게 일관적인 신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는 최고의 결과물로 증명됐다.
데이비드 윌슨은 "나는 항상 김연아를 신뢰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스케이팅을 구사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때때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퀼리티를 보여준다. 부상이 없고 건강한 김연아는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특정 기술을 시도하겠다는 언급은 자신감의 뜻으로 공표될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대중들에게 신뢰를 잃게 된다. 김연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점프를 구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콤비네이션 점프는 이미 주니어 시절부터 구사했던 기술이라 신뢰성을 지니고 있다.
김연아와 오서, 그리고 윌슨이 대중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발언을 앞세우지 않고 '빙판' 위에서 증명했기 때문이다.
[사진 = 김연아, 브라이언 오서, 데이비드 윌슨, 미셀 콴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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