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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중하위권의 대반란이 시작됐다

기사입력 2009.08.03 08:57 / 기사수정 2009.08.03 08:5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 순위전쟁이 점입가경이다.

8월 1일과 2일에 걸쳐 열린 2009 K-리그 18라운드에서는 공교롭게도 상대보다 리그 순위표 밑에 위치한 팀들이 모두 승리하거나 극적인 무승부를 거두었다.

리그 12위였던 수원 삼성은 자신들의 최대 라이벌이자 리그 선두인 FC 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안영학과 티아고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으로 승리했다. 하위권의 울산 현대는 선두권의 포항 스틸러스를 맞아 경기 종료 직전 슬라브코의 극적인 동점골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스페인에서 열린 '피스컵 안달루시아'에 참가했던 성남 일화는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북 현대를 맞아 3-1의 짜릿한 역전승을 낚으며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를 설욕했다.

신생팀 강원FC도 강력한 신인왕 후보 '괴물' 김영후가 2골을 퍼붓는 활약에 힘입어 시민구단 라이벌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부산 아이파크는 시즌 초반 리그 1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 상무를 4연패의 수렁으로 빠뜨렸고, 최하위 대구FC는 대전 시티즌에게 전반을 0-2로 뒤지고도 후반 두 골을 넣는 저력을 발휘하며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6위권 싸움에 갈 길이 바쁜 제주 유나이티드도 14위에 처져있는 경남FC를 상대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뱉어냈다.

이처럼 중하위권 팀들의 분전이 돋보인 18라운드와 함께 K-리그는 이변의 주말을 보냈다.

치열해지는 선두권 경쟁

6월 월드컵 최종예선 휴식기 전까지만 해도 K-리그는 광주-전북-서울-인천의 명확한 4강 구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7월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했다.

리그 1위를 달리던 광주는 최근 4연패를 당하며 4위까지 순위가 내려갔다. 반면 포항은 울산전 무승부 이전까지 리그 8연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리그 최하위권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서울은 수원에 패배하며 최근 1위 자리를 탈환한 지 1주일 만에 전북에 선두를 빼앗길 뻔했지만, 성남이 전북을 잡아주면서 '어부지리'로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전북은 쉬운 승부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집중력이 무너지며 또 다시 절호의 선두 탈환 기회를 놓쳤다.

가장 상황이 절박한 것은 인천이다. 6월 휴식기 직전까지만 해도 K-리그 최소실점을 자랑하던 인천이었지만, 휴식기 이후에는 상대 공격진에게 난타를 당하며 5위로 쳐졌다. 한 게임을 덜 치르긴 했지만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6강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안갯속 구도' 6강 경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권 경쟁은 치열함 그 자체다. 5위 인천부터 14위 경남까지 승점 차는 겨우 8점차. 인천부터 12위 울산까지도 5점차에 불과하다. 라운드가 진행될 때마다 순위표는 극심하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특히 시즌 초반 부진했던 빅클럽들이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며 후반기 K-리그 중위권 판도에 지각변동을 예상케 하고 있다.

한 때 4연패까지 당했던 울산은 이후 리그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 중이고, 리그 최하위의 굴욕까지 맞봤던 '디펜딩 챔피언' 수원도 최근 5경기 3승 1무 1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성남 역시 리그 2연패 뒤 2승 1무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돌풍의 팀'강원과 광주를 2주에 걸쳐 모두 격파하며 급상승 중이다.

이에 반해 초반 잘 나갔던 팀들은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부진에 빠졌다. 한 때 정규리그 4연승을 달리며 리그 선두 등극까지 꿈꿨던 인천은 5월 17일 이후로 3개월 가까이 승리가 없다. 정규리그만 3무 3패다. 이 기간 동안 득실차는 -8, 실점은 무려 16골이다. 전반기 내내 3실점밖에 하지 않았던 인천으로선 몰락이나 다름없다.

신생팀 강원은 휴식기 이후 2승 1무 3패의 비교적 평범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중요한 길목마다 승리를 거두며 6강 경쟁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8득점 1도움을 올리고 있는 김영후의 꾸준한 활약은 물론, 수원, 서울 같은 빅클럽들과 K-리그 평균 관중동원 1위를 다투게 하는 강원도의 뜨거운 축구 열기가 시즌 막판까지 강원의 6강 경쟁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K-리그는 8월 8일 한일 올스타전인 조모컵 2009와 대표팀 평가전 관계로 2주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재개된다. 이제 본격적인 후반기 일정에 들어간 2009 K-리그는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순위 경쟁은 열대야만큼이나 뜨거워지고 있지만 그럴수록  리그는 풍성해지고 팬들은 즐거워진다.

[사진(C)엑스포츠뉴스 DB, 김광모 기자, 김혜미 기자, 강원 FC 제공]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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