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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유턴' 김두현-오범석, 소속팀 전술에 미치는 영향은?

기사입력 2009.07.30 13:28 / 기사수정 2009.07.30 13:2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K-리그로 돌아온 김두현(수원 삼성)과 오범석(울산 현대)이 소속팀의 후반기 대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지난 28일 마감된 추가선수등록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두 이름이 있었다. 바로 2년여 전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두현과 오범석. 김두현은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친정팀 수원으로 돌아왔고, 오범석은 예상을 깨고 친정팀 포항 스틸러스나 그를 원했던 성남 일화 대신 울산을 택했다.

김두현, 수원의 전술적 핵심에 선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던 지난해와는 달리 K-리그에선 12위를 기록하고 있고 컵대회도 8강에서 탈락했다.  가장 중요한 목표였던 AFC 챔피언스리그 역시 16강에서 탈락했다.  FA컵 4강에 올라 있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물론 신영록, 마토, 이정수 등 공수의 핵심적 존재들이 빠진 것도 컸지만 수원의 가장 큰 손실은 역시 중원의 조원희였다는 게 중론이다.

수원의 주요 포메이션은 3-4-1-2였다. 그러나 측면에 윙백만이 존재하는  3-4-1-2는 양 날개와 풀백이 함께 움직이는  4-4-2나 4-3-3 등에 비해 측면 자원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이 효과적으로 수비를 담당하기 위해서는 윙백이 상대 측면 공격수를 마크하고, 대신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나 수비 가담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가 오버래핑을 하는 풀백을 수비해줘야 하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런 역할을 해주던 조원희가 빠지자 수원의 3-4-1-2 전형은 문제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윙백들이 측면 수비수를 막기 위해 사실상 5백의 측면으로 물러나게 되자 중원과 수비 사이의 간극이 커졌고 상대 풀백들의 오버래핑에 의해 측면이 속수무책으로 공략당했다. 

차 감독은 지난 시즌 조원희와 좋은 조합을 보여줬던 박현범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뒤에서 궂은 일을 도맡으며 받쳐주던 조원희가 빠지자 박현범의 플레이에 부담이 심해졌고, 결국 부상과 기복이 심해지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따라서  수원은 기본적인 전술을 4-3-1-2와 4-4-2로 가져갈 확률이 높다. 이런 가운데 김두현이 가세는 수원에 하나의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4-3-1-2는 측면보다 중앙에서 우위를 점하는 수원의 미드필더진을 생각하면 가장 알맞은 전술이다. 올 시즌 수원에서 종종 측면 미드필더로까지 나서는 이상호지만 역시 가장 익숙한 자리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이상호가 투톱의 뒤에 서고 그 아래에 백지훈과 김두현이 인사이드 미드필더로서 중앙은 물론 측면까지 폭넓은 활동량으로 커버한다.

그리고 안영학 혹은 문민귀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정확한 위치 선정과 판단력으로 뒤를 받쳐주면  수원의 중원은 측면의 열세를 극복하면서도 미드필더 중앙 지역에서의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좀 더 볼을 효과적으로 소유하며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계산은 김두현이 중앙에서 측면까지 커버할 수 있는 체력과 활동량을 가진 선수이기에 가능한 '청사진'이다.

만약 수원이 4-4-2를 채택하게 되면 김두현은 여전히 전술적으로 핵심적 위치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은 올 시즌 수비적인 성향을 보여야 할 때 4-4-2를 주로 사용했는데, 이때 김두현은 백지훈이나 안영학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에 자리 잡아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고 수비에서 공격전환시에서 곧바로 역습할 수 있도록 전방 투톱에게 킬 패스를 찔러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더군다나 수원은 지난 시즌 26경기에서 46골을 뽑아내 K-리그 최고의 화력을 뽐냈지만 올 시즌  16경기에서 12골에 그치고 있다. 이는 득점 1위 이동국(전북 현대)의 14골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기록이다. 따라서 김두현의 정확한 킥과 볼배급, 중거리 능력은 세트피스 상황이나  등에서  공격력을 배가시켜줄 중요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울산에 가장 필요했던 퍼즐, 오범석

김호곤 감독 체제로 올 시즌을 맞은 울산은 계속되는 부상자들의 이탈로 전반기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이는 K-리그에서 최하위권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유경렬, 오장은, 염기훈, 이진호 등 부상자가 속속 복귀하고 슬라브코, 알미르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활약해주며 울산은 최근 K-리그 7경기 무패(4승3무)를 기록하며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 순위도 어느덧 10위,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제주와의 승점 차는 불과 4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에 오범석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된다. 수원과 마찬가지로  3-4-1-2를 주로 사용하는 울산은 왼쪽의 현영민과 함께 오범석이 측면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바탕으로 수비는 물론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보여주고, 슬라브코와 오장은이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서 측면에 가담해 압박을 가하면 예전과 같은 강력한 수비가 되살아남은 물론 한 층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울산은 오른쪽 주전 미드필더 김영삼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용태와 이상돈이 기량과 무게감 면에서 왼쪽의 현영민-염기훈 라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오범석이 가세하며 빈약한 오른쪽의 공격력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오른쪽에서 오범석이 올려줄 양질의 크로스는 K-리그 헤딩 득점 1위를 자랑하는 울산의 공격력을 배가시킬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호곤 울산 감독 역시 "(오범석은) 오버래핑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우측면 공격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수원과 울산은 각각 K-리그 18라운드에서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는 라이벌 수원과 포항을 상대한다. 만약 이들을 상대로 승리할 경우 후반기 대도약을 이룰 수 있다. K-리그로 돌아온 김두현과 오범석이 소속팀에 부활의 날개가 될 수 있을까. K-리그의 여름밤은 더더욱 뜨거워질 기세다.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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