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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완성할 수 있어 기뻤다"…'안시성' 김광식 감독의 선택과 도전

기사입력 2018.10.14 07:30 / 기사수정 2018.10.13 22:1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안시성'으로 돌아온 김광식 감독이 관객들의 관심과 함께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영화의 흥행으로 도전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지난 달 19일 개봉한 '안시성'은 53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장기 흥행 중이다. 배우 조인성, 남주혁, 박성웅, 배성우, 엄태구, 김설현, 박병은, 오대환, 유오성 등 많은 출연진들을 하나로 모아 지난 해 8월부터 올해 1월 크랭크업해 영화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김광식 감독에게도 남달랐던 시간들의 연속이었다.

2010년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데뷔해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김광식 감독은 2014년 '찌라시:위험한 소문'에 이어 올해 '안시성'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월드컵 하듯이 4년마다 작품을 내고 있네요"라는 너스레와 함께 '안시성'의 이야기를 시작한 김광식 감독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런 사고 없이, 또 특별한 변수 없이 이렇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안시성'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안시성'은 제작비에만 185억 원이 투입됐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 과정과, 어긋남 없는 현장에서의 일정 진행 등은 필수적인 부분이었다.

김광식 감독은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라고 웃으면서 "정해진 예산과 스케줄이 있는데, 변수가 하나라도 있으면 어그러질 수 있는 것이잖아요. 저희 순제작비가 185억인데 오늘 예정된 촬영을 못해서 내일 찍는다고 하면 그 비용이 거의 1억씩 증가를 하는 것이거든요. 이런 변수가 생겼을 때 결과는 제작비의 압박으로 오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안시성'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없이 모든 상황들이 저희를 잘 도와줘서 감사하게 생각해요"라고 말을 이었다.

'안시성'은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광식 감독은 "픽션은 있음직한 일을 다루는 것이잖아요. 고구려 시대의 역사를 다루는데 있어서도 우리가 그런 팩트를 어느 정도는 갖고 있지만, 저희가 살리고 싶은 고구려인의 정신이나 양만춘의 위대함, 그런 부분을 효과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드라마적으로 극화하는 과정에서 과장하거나 축소하거나 하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그 정신을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어느 정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영화의 중심인 양만춘 역할을 소화한 조인성의 이야기와 함께, 김광식 감독이 '안시성'을 작업하며 느끼고, 선택하고 행동했던 시간들도 다시 떠올릴 수 있었다.

김광식 감독은 "저희 영화는 '말의 영화'가 아니라 '몸의 영화'잖아요. 예를 들어 '남한산성'이 언어로 자신들의 사상의 다름을 토론한다면, 저희는 몸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라며 "그래서 그 몸으로 싸우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실제 전투를 하고 액션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죠. 그 당시 고구려 장수라고 하면 젊은 장수라고 할 수 있고, 제가 보기엔 조인성 씨가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양만춘이 첫 등장에서 굉장히 심드렁한 모습으로 나오잖아요. 첫 전투가 주필산에서 고구려가 전쟁에 패하고, 사물(남주혁 분)은 자신의 동료도 잃고 그런 상황이니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여기서 양만춘 캐릭터까지 엄숙하고 무겁게 만들면, 영화가 너무 무거워지고 지루하고,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조인성 씨와도 얘기한 것이, 어차피 마지막에 가면 양만춘은 깊어지고 무거워지니까 가장 올릴 수 있는 위에서부터 (감정을) 내려가게 하자고 얘기했던 것이고요. 한 번 한 번의 전쟁을 거치며 관객들 역시 그런 양만춘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설계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안시성'의 예고편이 공개되고, 조인성 씨가 양만춘 역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조인성이 양만춘과 어울리냐'라는 의견들이 있었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성주나 리더라고 하는 것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목소리의 중후함 같은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 사람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또 위기의 순간에 어떤 선택을 하고 그 부분이 중요하다고 봤어요. 조인성 씨가 '안시성'에서는 정말 기존에 보여지지 않았던 연기를 했잖아요. 눈빛에서도 깊이가 생겼고요. 보고 있을 때 뭔가 짠한 느낌도 들고,(웃음) 그렇게 연륜이 생기면서 뭔가 한 꺼풀 더 깊어진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배우가 갖고 있는 모습을 꺼내주는 것이 감독의 역할 중 하나이기도 하지 않냐'는 말에 김광식 감독은 "제가 꺼내려고 해도 배우가 (가지고 있는 부분이) 없으면 못하는 것인데, 배우가 갖고 있던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그것이 이야기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죠. 정말 그 전까지 해왔던 조인성 씨의 연기도 물론 좋았었는데, '안시성'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갖게 된 것 같아요"라고 배우에게 공을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지에서 펼쳐지는 주필산 전투부터 2번의 공성전, 토산 전투까지 4번의 전투 속에는 120여 일 간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제작된 공성탑과 투석기 등 대형 공성 무기, 또 귓가를 울리는 웅장한 음악들 역시 '안시성'의 묵직함을 더하는 부분이다.

김광식 감독은 "주필산 전투에서 말이 부딪히고, 공성전 전투에서 나오는 그런 사운드의 소스가 사실 국내에서는 많이 해보지 않아 없는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어쩔 수 없이 기술력의 한계가 존재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말에 부딪히고 밟히고 하는 소리나 울음소리 같은 부분은 미국에서 사오기도 하고 그랬었죠"라는 설명을 함께 전했다.

총 97회차에 걸친 긴 촬영 속 '안시성'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광식 감독은 다시 한 번 함께 해 준 스태프들과 배우 등에게 인사를 전하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영화가 대작이었고, 185억이라는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그 예산으로 이런 형태의 영화를 찍기에는 사실 좀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그런 타이트한 상황 속에서도, 제가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데뷔했을 때 저예산으로 영화를 만드는 시스템을 경험했던 것을 살려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저만의 생각들을 '안시성'에서 활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회차를 지켜가면서 정해진 시간과 예산에서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나름대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싶습니다.(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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