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15 08:35 / 기사수정 2009.07.15 08:35
[엑츠 워너비] KLPGA 루키시리즈 - 2편 양수진
[엑스포츠뉴스=조영준, 홍애진 기자] 아마무대를 평정하고 KLPGA에 데뷔한 최고의 기대주인 양수진(18, 넵스)은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올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2부 투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1부 투어로 직행한 양수진은 골프 전문가들이 손꼽은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이기도 하다.
한 골프 매거진의 전문가 10명은 만장일치로 양수진을 올 시즌 신인왕 후보로 지목했다. 강민구배 제31회 한국 여자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박카스배 SBS골프 전국시도 학생 골프팀 선수권대회, 스피릿아마추어대회 개인·단체전, 미국 옵티미스트 주니어대회, 그리고 제2회 KB 국민은행배 여자 아마추어선수권대회 등, 아마추어 우승 트로피를 휩쓴 양수진은 '골프 지존' 신지애(21, 미래에셋)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타고난 장타력을 갖춘 '골프 신동'
양수진의 최대 장점은 무려 27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브 샷이다. 드라이버의 거리는 연습으로 다져지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선천적인' 요소도 필요하다. 타고난 장타력에 강점이 있는 양수진은 기본기마저 탄탄하다.
대형선수로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모두 갖춘 양수진은 현재 하반기 투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상반기 투어를 마치고 난 양수진은 휴식 없이 훈련에 몰입했다.
"요즘 비가 많이 와서 라운딩 연습은 거의 못했어요. 주로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을 전념했죠. 상반기 투어가 끝난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휴식일 없이 보냈습니다"
이제 18세에 불과한 양수진은 오로지 '골프'에만 집중하며 성장해 왔다. 양수진이 그립을 처음 잡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골프를 접하게 됐지만 선수의 길로 들어선 것은 양수진의 의지였다.
스스로 골프가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양수진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처음에는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다. 운동선수의 길이 매우 험준한 것을 염려한 어머니는 딸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길 원했다. 그러나 골프 선수가 되고 싶다는 딸의 꿈을 끝내 꺾지 못했다.
무엇보다 골프채를 잡은 양수진의 모습은 평범하게 보이지 않았다. 가장 탁월한 재능은 비거리에서 돋보였다. 어릴 때부터 볼을 치면 다른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유독 멀리 날아갔다. 이 부분에 대해 양수진은 이렇게 답변했다.
"장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이 있었어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특별한 훈련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은 없었지만 지금부터는 웨이트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아요"
270야드의 평균 비거리는 KLPGA 골퍼들 중, 최상급에 속한다. 장타에 일가견이 있는 안선주(22, 하이마트)보다 멀리 치고 있고 이혜인(24, 푸마골프)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신인 선수가 장타에서 강점을 보이는 점은 발전 가능성을 생각할 때, 청신호로 작용한다. 그러나 양수진은 비거리에 연연하지 않고 정확성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지금의 비거리를 더 늘리는 데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해요. 장타와 함께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는 정확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가 끝나고 난 뒤, 날씨 때문에 주로 실내에서 연습을 해서 쇼트 게임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이 점을 보완해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리투자증권 준우승, 자신감을 얻은 점에 만족한다
양수진은 상반기 투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로 6월 초에 열린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꼽았다. 이 대회에서 양수진은 막판 분전으로 준우승으로 차지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으며 6언더파를 몰아친 양수진은 순식간에 2위로 급부상했다. 또한, 양수진에게 이 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전 대회인 '힐스테이트 서경오픈'에서 컷오프의 쓴맛을 본 뒤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투어 중, 힐스테이트 서경오픈은 양수진이 유일하게 컷오프 한 대회였다. 그러나 사실 이 대회에 임한 양수진은 정상의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이 워낙 아팠기 때문에 대회를 포기할 생각도 했었다. 주위로부터 무리하지 말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묵묵히 참고 시합에 임했다. 이러한 근성은 자신의 의지를 불태우게 했고 결국, 그 다음 대회에서 빛을 발하게 됐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양수진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한 선수는 유소연(19, 하이마트)밖에 없었다. 유소연은 올 상반기 투어 중,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신지애가 떠난 KLPGA의 새로운 '지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회에서 양수진은 유소연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쳐보지 못했다. 그러나 5월 중순에 벌어진 두산매치플레이 16강에서 유소연과 단판 승부를 가졌던 경험이 있다. 결과는 유소연의 8강 진출로 끝이 났지만 신인인 양수진에겐 값진 경험이었다.
"KLPGA 정상급 골퍼 분들은 '강한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돋보였어요. 이런 점은 아직 신인인 제가 앞으로 배워나가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우승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없었어요. 결과에 만족하게 됐고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대범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하는 당찬 '슈퍼 루키'
보영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양수진은 연세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한창 호기심이 많을 시기이지만 양수진은 특별한 취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던 양수진은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 골프 이외에 즐기는 유일한 유희이다. 자신이 치는 볼에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스펀지 밥'을 그려 넣기도 했다.
여가시간에는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아이쇼핑 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 양수진은 원더걸스의 멤버 '소희'를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듣는다.
"화사한 색상의 의상도 좋아하지만 옷은 수수하게 입는 편이에요. 골프 선수 중, 실력 면에선 아니카 소렌스탐을 가장 좋아하지만 뛰어난 패션 감각을 지닌 안나 로손도 좋아해요. 또한, 타이거 우즈의 경기도 매우 좋아했죠"
다른 골퍼들과 마찬가지로 양수진의 최종목표는 LPGA 입성이다. 궁극적으로 미국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꿈이지만 우선은 KLPGA에서 좋은 성과를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다이렉트로 미국에 가는 것보다 일본 무대에 진출한 뒤, LPGA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양수진의 계획이다.
LPGA 투어는 드넓은 미국 대륙을 돌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크게 성공하지 못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미국으로 직행하지 않고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다지는 것이 더욱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양수진은 화려한 아마추어 전적 때문에 많은 전문가로부터 '최고 유망주'로 지목을 받았다. 또한, 270야드에 이르는 평균 비거리와 탄탄한 기본기, 여기에 공격적인 플레이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재능이 가다듬어 지면 신지애의 뒤를 이를 수 있는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 시즌은 신인왕 수상이 가장 큰 목표에요. 그리고 하반기 투어에서는 상반기 때보다 한층 성장한 경기력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처음 KLPGA에 데뷔했을 땐, 주변 분들의 많은 기대 때문에 부담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긴장감도 즐기고 있고 갤러리 분들이 많이 오시면 집중도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어느 시합이건 소극적인 플레이는 자제하려고 합니다"
평소에 말이 없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양수진이지만 경기 스타일은 매우 공격적이다. 공포영화를 좋아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없다고 말한 양수진은 "밤에 공동묘지도 혼자 갈 수 있다"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양수진은 골프 이외에 관심이 가는 종목으로 양궁을 꼽았다.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나타난 긴박함 스릴감에 반했기 때문이다.
"긴장감에 위축되지 않고 즐기면서 시합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많은 분의 기억 속에 남고 싶은 골퍼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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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양수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스포티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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