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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혜리 "대중의 사랑으로 존재…냉정한 평도 겸손히 받아들여"

기사입력 2018.09.26 13:30 / 기사수정 2018.09.26 13:2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그룹 걸스데이로 무대 위를 누비던 혜리가 '물괴'(감독 허종호)를 통해 이혜리라는 이름으로 첫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영화는 25일까지 7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노력하는 이혜리 특유의 긍정 마인드가 '연기자 이혜리'를 향한 앞으로의 기대를 더하는 중이다.

지난 12일 개봉한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이혜리는 윤겸(김명민 분)의 딸 명 역을 맡아 윤겸, 성한(김인권), 허 선전관(최우식)과 함께 물괴 수색에 나선다.

2010년 '선암여고 탐정단'(2014), '응답하라 1988'(2015), '딴따라'(2016), '투깝스'(2017) 등 가수 활동에 이어 드라마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던 이혜리에게 '물괴'는 첫 스크린 도전작이었다.

"굉장히 큰 작품에 들어가게 된 것이잖아요. 설렘도 있었지만, 부담도 많이 됐었죠. 너무나 떨려요"라고 마음을 전한 이혜리는 "시사회 전부터 몸을 덜덜덜 떨었었죠. 주변에서 해주시는 말이, 자기가 나온 영화를 처음 보면 저밖에 안 보인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1시간 45분 러닝타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는데, 그만큼 아쉬운 것도 많았죠"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비교될 수밖에 없는 '응답하라 1988' 속 덕선 캐릭터와의 비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혜리는 "명과 덕선이가 극중에서 나이대는 비슷해요. 덕선이가 천방지축이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호기심 많은 어린 아이였다면, 명이는 덕선이보다 조금 더 어른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고요. 또 어디론가 더 나아가려는 의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좀 더 진취적인 뜻이 있는 사람 같고요"라고 다른 점을 설명했다.

자신의 연기를 향한, 다소 아쉽게 들릴 수 있는 평가에 대해서도 이혜리는 담담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물괴'를 지난 해 봄부터 여름까지 찍었어요. 그 전 작품과 1년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1년 정도 좀 쉬고 싶다는, 다시 리프레시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때였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내가 좀 더 준비가 됐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을 때 만났던 작품이 '물괴'였죠. 제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제가 승부욕이 있는 성격이라 또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저를 향한 편견을) 어떻게든 깨부수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갖게 된 히트작 '응답하라 1988' 속 이혜리의 모습은 앞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갈 동안 계속해서 언급될 부분이기도 하다.

이혜리는 "물론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다고 분명히 생각을 해요. 제 스스로의 과제라고 여기고 있죠. 보시는 분들이 그렇게 느끼시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앞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조금 나태해지거나 게을러지는 순간이 올 때마다, 저의 마음을 다시 잡아줄 수 있는 과제인 것 같아서 더 감사하게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려고요"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자신을 향한 대중의 질책 역시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저는 대중의 사랑이 있어서 일을 할 수 있는, 대중의 역할이 굉장히 큰 사람이잖아요. 대중이 맞다면 맞는 것이고, 아니라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제가 아무리 열심히 했고 '진짜 이건 정말 잘했어'라고 생각을 해도, 대중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고요. 그것을 생각할 수밖에 없고, 또 감사하게 여겨야 한다고 봐요. 저라는 사람이 그런 평가에 의해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행여 좋지 않은 온라인상의 댓글들을 보면 "상처도 많이 받고, 울기도 해요. 그런데 또 그 다음 날에는 괜찮아져서,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그렇게 잘 인정하면서 헤쳐 나가려고 해요"라면서 의연하게 마음을 전한 이혜리는 "가끔씩 대중의 너무나 냉정한 평가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하지만 그것만큼 제가 받는 사랑도 많잖아요. 제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라며 다시 한 번 긍정적인 마음을 내비쳤다.

'연예인 하기에는 최적의 성격인 것 같다'는 칭찬에 이혜리는 해맑게 웃음을 보이며 "그런 말들 많이 들었어요. 이 직업이 그런 감정에 조금만 더 깊게 빠지면 정말 더 힘들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는 늘 '언젠간 난 잘 해낼 수 있어' 이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라고 다시 한 번 환한 미소를 보였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컸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저 때 어떻게 그냥 '하하하하' 이러면서 버텼지?'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정말 희한하게, 내가 겪는 힘든 일만큼 다른 사람도 힘들 수 있고 내가 좋은 것만큼 다른 사람도 그렇고, 내가 가진 이 아픔이 세상의 아픔이 아니라고 항상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너 진짜 긍정적이다'라는 말도 많이 들었었고요. 그렇지만 저 굉장히 현실적이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쟤 뭐야, 자기 혼자 신났네' 이럴 수도 있는데, 현실적이면서 긍정적인 성격이라 잘 받아들이고 좋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도 늘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이겨낼 수 있어'라고 마음먹고 있습니다.(웃음)"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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