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의 미래를 책임질 ‘신형 엔진’ 박지성(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드디어 데뷔 골을 쏘아 올리며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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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 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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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맨체스터 Utd |
26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궁런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현대와의 경기에서 후반 2분,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의 크로스를 정확한 방아찍기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공식전 2경기(비공식 포함 4경기) 만에 첫 골을 뽑아내는 기쁨을 맛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아시아 투어’ 2차전에서도 지난 홍콩과의 1차전과 마찬가지로, 3-4-3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중앙의 반 니스텔루이와 오른쪽 측면 공격수의 웨인 루니와 호흡을 맞추며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9분, 박지성은 아크 정면에서 반 니스텔루이에게 멋진 중거리 슛을 제공하는 패스를 선보이며 서서히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이어 14분과 22분 연속해서 반 니스텔루이와 호흡을 맞추면서 골을 기록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지난 1차전과 같이 폭 넓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한결 깔끔해진 전진패스와 적극적인 문전에서의 움직임 등을 선보이며 ‘멀티’ 공격수로서의 진가를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전반 후반에 얻은 두 차례의 코너킥 기회에서는 기존의 루니와 플래처를 제치고 직접 코너킥을 차는 모습도 보여줘, 퍼거슨 감독이 공격수로서의 박지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여러가지 시험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0-0으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던 맨체스터는 전반 41분과 44분, 폴 스콜스의 두 골로 앞서나갔다. 스콜스가 골을 뽑아내던 두 번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스콜스의 옆에는 항상 박지성이 서있었다. 비록 스콜스와 위치가 겹쳐 슈팅 찬스까지는 잡지 못했지만, 공격수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위치 선정’에서의 적극성과 효율성이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전반을 2-0으로 앞선 맨체스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스콜스를 내리고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투입하면서 3-4-3에서 4-4-2로의 전형을 바꾸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던 루니가 반 니스텔루이와 투 톱을 이루고, 박지성-호나우두가 각각 좌측과 우측의 미드필더로 포진하면서 새로운 공격의 시도를 해보았다.
이런 변화의 효과는 양 날개인 호나우두의 발끝에서 시작되어, 박지성의 머리에서 빛을 보게 되었다. 후반 2분, 우측에서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며 돌파에 성공한 호나우두는 중앙으로 들어오던 반 니스텔루이와 박지성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반 니스텔루이의 머리를 넘는다 싶었던 공을 뒤 따라 달려오던 박지성이 정확하게 이마로 받아 넣으면서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문전을 향한 적극적인 움직임과 경기에 대한 여유가 없었으면 나오기 힘든 골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맨체스터에서의 박지성’의 밝은 미래를 예감케 하는 골이었다.
이후 박지성은 후반 15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되어 나오기 전까지 60분을 소화하면서 맨체스터의 저지를 입은 후, 가장 많은 시간을 그라운드에서 보냈다. 스콜스의 두 골과 박지성의 쐐기 골에 힘입은 맨체스터는 베이징 현대를 3-0으로 완파하고 기분 좋은 아시아투어 2연승을 내달렸다.
맨체스터는 곧바로 일본으로 이동, 28일(오후 6시 50분) 도쿄에서 가시마 앤틀러스와 투어 세 번째 경기를 갖는다.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변함없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지성이 연속 골에 성공하며 퍼거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손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