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개그계의 대부 주병진이 데뷔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했다.
‘오! 캐롤’이 1년 6개월 만에 돌아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팝의 거장 닐 세다카의 노래를 사랑 이야기로 엮어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향수를 부르는 는 닐 세다카의 음악을 베이스로 젊은 층에게는 유머를, 중 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선물한다. '오 캐롤(Oh Carol)’, ‘유 민 에브리씽 투 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 ‘스튜피드 큐피드(Stupid Cupid)’ 등 닐 세다카의 히트 팝을 녹여낸다. 2005년 미국 초연했고 2016년 11월 국내 초연했다.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 맞은 주인공 마지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절친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함께 여행을 떠나 생기는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로이스는 친구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그곳에서 델과 게이브를 만난다. 파라다이스 리조트에는 화려한 스타였으나 지금은 리조트의 사장이 된 에스더와 그녀를 20년 간 짝사랑한 무명 코미디언 출신 리조트 MC 허비의 러브스토리도 있다.
허비 역을 맡은 주병진은 데뷔 41년 만에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발을 들였다. 1977년 MBC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주병진은 1990년대 MBC 예능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부흥기를 이끌고 토크쇼 MC로 인기를 누렸다. 고심 끝에 출연을 결심한 주병진은 위트와 친화력을 가진 MC 허비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병진은 2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첫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각오는 했다. 뮤지컬은 내가 경험한 쇼 무대나 개그를 선보인 무대와는 전혀 다를 거로 생각했다. 뮤지컬 선배에게 여러 조언을 듣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첫 무대에 섰는데 청심환을 먹고 올라갔다. 가슴이 벅차고 많이 떨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막상 올라가는 순간에 이건 전혀 다른 세계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 초반에 많이 당황했고 마음을 추스르느라 힘들었다. 캐치를 빨리 하고 수습하려 했다. 이제는 마음의 준비를 또 다른 각도로 하고 있다. 뮤지컬이야말로 대중과 가까이 갈 수 있는 진정한 예술이 아닌가 한다. 관객이 실망하지 않게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힐링 뮤지컬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다른 공연을 많이 보진 못했고 몇몇 작품만 봤다. '오! 캐롤'을 접하면서 공연의 장점을 하루가 다르게 느끼고 있다. 작품을 넘어 연습하면서 내가 이미 힐링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유명한 뮤지컬 배우들이 많이 있는데 팀워크가 상상을 초월한다. 똘똘 뭉친 이 작품을 사랑하는 배우들이 뿜어내는 열기를 누구든지 느꼈으면 한다. 삶에 지친 분들이 있다면 여유있게 분위기를 전환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병진을 비롯해 서범석, 성기윤, 윤영석이 파라다이스 리조트 쇼의 유머러스한 MC이면서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애보를 간직한 허비 역을 맡았다. 박해미, 김선경, 이혜경은 젊은 시절 화려한 스타 가수였다가 파라다이스 리조트의 사장으로, 허비의 진심 어린 사랑에 고민하는 에스더 를 연기한다. 이 외에도 정상윤, 박영수, 정원영, 서경수, 최우리, 스테파니, 허혜진 등이 함께 한다.
에스더 역의 김선경은 "관객과 행복함을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더 잘하고 싶고 10년 내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임한다. 유일하게 생각의 끈을 길게 갖지 않고 단순하게 웃을 수 있는 상쾌 유쾌 통쾌한 뮤지컬이다. 앞으로 살아 있는 동안은 할 생각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델 역의 박영수는 "노래는 당연히 잘하려고 노력했다. 스탠딩 마이크로 연습할 때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다른 것 보다 마이크와 혼연일체 되려고 한다. 그냥 나다. 그렇게 하고 있다. 델 처럼이 아니라 델이다"라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정원영은 "신발이 굉장히 높다. 자신감과 모든 부분이 업돼 있는 인물이다. '캘린더 걸'할 때 내 자신이 하찮아 보인다. 자신감만 넘치고 관객을 주무를 수 있는 능글맞음에 주안점을 두고 부른다. 공연을 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화려한 껍데기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게이브를 연기하는 박한근은 "'음악은 나의 길', '빗속의 웃음소리'는 사랑이냐 음악이냐다. 둘다 너무 좋은 곡이다. 하나를 고르라면 그래도 사랑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빗속의 웃음소리'를 좋아한다. 더 잘부르려고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로이스 역을 맡은 스테파니는 "로이스와 닮은 점이 많다. 마지 같은 친구가 있어 공감대를 형성했다. 좋아하는 넘버 하나를 꼽자면 마지와 안고 '나의 친구'다. 감정적으로 와닿았다"고 말했다.
16일부터 10월21일까지 신도림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2월 22일부터 이듬해 1월 20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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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