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7.17 12:49 / 기사수정 2005.07.17 12:49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 올림피크 리옹과 성남 모두 이 경기를 그르치면 결승진출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치르는 대회가 아닌 이상 이 경기는 두 팀에게 있어 '벼랑 끝 승부' 일 수 밖에 없다.
7월 17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는 올림피크 리옹과 성남일화의 A조 예선 2라운드경기가 벌어진다. 리옹은 지난 15일 온세 칼다스와의 승부에서 예상 밖의 힘겨운 경기를 펼치며 1:1무승부를 기록했고 성남은 같은 날 PSV아인트호벤과의 개막전에서 예상 밖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1:2로 석패했다.
각 조의 1위만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대회의 규정상 1차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은 리옹과 성남 모두에게 이 날 경기의 승리는 절박하다.
2003년의 기억
리옹과 성남의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럽대륙의 클럽과 아시아 대륙의 클럽이 한 차례라도 맞닥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남과 리옹은 피스컵을 통해 두 번 상대하는 희귀한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사실 성남에게 있어 지난 대회의 기억은 그리 달갑지 않다. 2연승을 달리며 비기기만 해도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1승1패를 기록하던 올림피크 리옹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시드니 고부에게 내준 통한의 골로 결승진출권을 리옹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확정적이던 결승진출권을 빼앗으며 자신들을 1회 피스컵의 들러리로 전락시킨 리옹에게 성남은 2년만의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다.
불안한 올림피크 리옹
사실 리옹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들 중 가장 우수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챔피언스리그 후유증으로 팀의 주축 선수의 상당수가 물갈이 된 PSV와 달리 리옹은 자국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8강을 차지한 기존멤버진이 그대로이고 피스컵 대회에도 1진급 선수들을 대부분 참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성남전을 앞둔 지금 리옹의 전력은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니다. 팀의 주축인 주닝요의 대회 불참은 이미 정해진 일이었지만 1차전에서 일어난 미드필더 에시앙의 퇴장과 왼쪽윙백 아비달의 부상은 울리에 신임감독의 눈살일 찌푸리게 만든다. 특히 첼시로의 이적설 때문에 리옹팀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에시앙이 어이없는 반칙으로 퇴장당한 점은 팀 분위기에 큰 누를 끼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주닝요과 에시앙, 두 명의 핵심적인 선수들이 빠져나간 리옹의 미드필더진은 적지 않은 혼란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1차전에서 득점을 올린 디아라와 프랑스 국가대표 페드레티가 미드필드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이는데 올리에 감독이 이번에 새로이 팀을 맡은 감독이라는 점과 페드레티 역시 이번시즌에 영입한 선수라는 점에서 불안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성남, 승산은 있다
반면 성남은 PSV와 치른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으며 분위기가 상승되어 있는 상태이다. 전반적으로 PSV와 거의 대등한 수준의 팽팽한 경기를 펼쳤고 골 운만 좀 더 따라주었어도 적어도 무승부는 가능했었다.
또 시즌을 마치고 입국한 유럽의 클럽팀들과 달리 시즌을 치르면서 갖춰온 조직력과 체력적 우위는 성남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성남으로서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전반전을 안정적으로 가져간 뒤 체력적으로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후반전에서 승부를 거는 작전이 주효할 수 있다.
수원에서 이적해 팀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완벽한 적응을 한 김두현의 존재도 성남으로서는 상당히 기쁘다. 고부-윌토르가 버티고 있는 리옹의 공격력이 무섭긴 하지만 김두현- 김상식 콤비가 미드필더에서부터 리옹을 잘 공략할 수만 있다면 리옹의 공격도 무뎌질 공산이 크다.
2년 만에 운명의 갈림길에서 만난 성남과 리옹, 상황은 2년과 그리 다르지 않다. 승자는 우승에 대한 희망을 얻게 될 것이고 패자에게는 쓰라린 아픔만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피스컵홈페이지 www.peacecup.c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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