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6.09 17:57 / 기사수정 2009.06.09 17:57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유진 기자] “투수교체 타이밍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9일 경기를 앞두고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지난 5일, LG와의 홈 첫 경기를 떠올렸다. 당시 7-6으로 앞서고 있던 히어로즈는 9회 초 LG의 마지막 공격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이보근을 8회에 이어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믿었던 이보근은 페타지니에게 재역전 투런포를 허용하며 패전을 기록해야 했다.
“그날 경기를 되짚어 보아도 제가 무엇을 실수했는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참 답답했습니다.”
이렇게 짧게 한 마디를 남겼던 김 감독은 ‘그래서 투수교체 타이밍에는 정답이 없다.’라고 말한다. 일부 야구팬들이 ‘잘 맞고 있는 페타지니를 거르고, 그날 타석에서 부진했던 이진영을 맞이한 것이 옳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역시 ‘옳지 않은 선택’일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주자 1, 2루에서 이진영의 적시타가 터질 경우 다시 머릿속이 복잡해 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휴, 첫 경기 지고 나니까 3연전 다 내어 줄 것만 같았습니다. 그만큼 다음날 경기가 저희에게는 부담이 되었지요.”
그만큼 ‘투수 교체 타이밍’은 감독의 결단을 필요로 하는 ‘예민한 문제’다. 그래서 김시진 감독은 정민태 투수코치에게도 절대 ‘시나리오’를 쓰지 말 것을 주문한다.
“타자는 모르겠지만, 투수 쪽에서 시나리오를 쓰면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초보 코치들이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그래서 정민태 코치도 저에게 많이 혼이 났습니다(웃음).”
김 감독의 이 같은 설명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선발 투수를 무조건 6회까지 끌고 간 이후 중간계투 요원 한 명에게 2회 정도를 책임지게 한 다음 마지막 1회를 마무리로 쓴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그날 경기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다. 만약에 선발이 일찍 무너질 경우 이 시나리오 자체가 무효가 된다.
그래서 김 감독은 투수코치로부터 “오늘은 누구누구를 써야 합니다.”라는 답변을 받는 것으로 대신한다. 선발이 오래 버텨줄 경우 나머지 투수들은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등판하게 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경우 등판 가능한 투수들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 위주로 마운드 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수 조련사’라는 별칭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이 아니다.
[사진 = 김시진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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