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또 다른 성장의 거름은 바로 성동일, 류덕환 등 베테랑 배우와의 호흡이었다.
김명수는 "이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주연을 해봤다. 전 작품에서는 애드리브를 하고 싶어도 못했는데, 이번에는 애드리브를 많이 하는 분들을 만나서 더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문유석 작가가 쓴 임바른을 그대로 토씨 하나 안 틀리고 하려고 노력했지만, 한세상(성동일), 정보왕(류덕환) 등과 호흡을 맞추고 그들의 즉흥 연기를 받아치기도 하면서 재미를 느꼈다고.
멜로 연기의 상대방이었던 고아라와는 소통과 많은 리허설이 연기에 도움을 줬다면서,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더 발전한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작품 전반에 느껴져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법전 위에 군림하는 판사가 아닌,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이 되기 위해 고뇌하는 판사들의 휴머니티가 있었다.
김명수는 "연기를 하며 사회에 관심이 커졌다. 몰랐던 부분들도 깨우쳤다. 원래는 알고 있었지만 묻어놓았던 것을 끄집어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박차오름처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당연하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최근 재판 거래나 뇌물수수 등 법원의 신뢰도와 권위를 깎아 먹는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래서 '미스 함무라비' 관련 기사에는 한세상이나 임바른, 박차오름 같은 판사가 많아야 한다는 댓글이 종종 등장했다.
그런 댓글도 봤다는 김명수는 "따지고 보면 현실에 바른이, 오름이 같은 사람이 잘 없다. 다들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드라마이지만 바른이, 오름이처럼 하는 게 맞을 수도 있는데, 현실에서 그렇게 하면 튄다고 지적한다"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박차오름이 법조계라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 묘사되면서 페미니즘 드라마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한국 남성인 김명수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저는 그렇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가 몰랐고, 잊고 있었던 걸 오름이가 일깨운다고 생각했다. 그저 새로운 시선과 관점으로 잊었던 것을 다시 한번 보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김명수는 "좋은 연기를 배울 수 있었던 드라마"라면서 '미스 함무라비'가 시청률을 떠나 좋은 작품으로 오랫동안 회자되고 추천되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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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