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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카데미 시상식①] LG가 롯데시네마에서 본 그 영화, '16년 만의 사직 스윕'

기사입력 2018.07.16 10:26 / 기사수정 2018.07.16 08:50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명승부 열전'에 이들의 매치가 빠진다면 곤란하다. 2018 전반기 다시 한번 '엘롯라시코' 명성에 걸맞는 치열한 승부를 펼친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다. 5월 31일 사직 롯데전, LG는 이날 승리를 챙긴다면 16년 만의 사직 스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 해묵은 기록을 깨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시작부터 화끈했다. LG가 1회부터 롯데 선발 김원중을 상대로 찬스를 잡았다. 이형종, 오지환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기회에 김현수가 적시타를 날렸다. 그러나 선취점에 미소 짓기는 너무 일렀다. 롯데가 곧바로 전준우의 내야안타, 손아섭의 적시 3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병규, 이대호의 연속 적시타로 역전했고, 번즈의 스리런으로 LG 선발 김대현을 '탈탈' 털었다. 멈추지 않고 2회 만루 찬스에서 이대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 6-1까지 달아나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5점 차라고 안심했다면 오산이다

경기 초반 5점 차는 이들의 경기에서 '리드'라고 부르기 어렵다. 3회 LG가 반격했다. 선두타자 정주현의 솔로포 후 이형종, 박용택의 볼넷으로 주자를 쌓았다. 김현수가 1타점, 채은성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후 시소게임이 이어졌다. 롯데가 4회, LG는 5회와 6위 한 점씩 만들었다. 그러나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이병규가 2타점 적시타로 친정에 비수를 꽂았고, 7회 번즈의 솔로포까지 나오며 10-7이 됐다.

그리고 운명의 9회, 롯데는 손승락을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몇 년간 LG를 상대로 '극강'이었던 손승락은 이틀 전 LG를 상대로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LG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오지환이 안타를 떄려냈고, 박용택 외야 타구를 나경민이 놓치며 적시 2루타로 연결됐다. 분위기를 타고 김현수가 적시타를 추가하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채은성, 양석환이 땅볼로 물러나며 패색이 짙어졌다. 그런 줄 알았다.


이천웅 거르고 유강남, LG가 오픈한 '승락극장'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기 위해 롯데가 승부수를 던졌다. 2사 후 이날 멀티히트로 활약한 이천웅을 고의4구로 내보낸 것. 무안타로 침묵한 유강남을 상대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오판이었다. 유강남의 땅볼 타구가 유격수 앞으로 향했고, 문규현이 3루로 송구했지만 주자가 모두 살았다.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정주현은 자신의 앞에 놓인 만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흔들리는 손승락을 상대로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11-10, 기어이 역전을 만들었다. 해피엔딩의 마무리는 마무리 정찬헌의 몫이었다. 정찬헌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16년 만의 사직 스윕 드라마를 완성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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