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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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마음에 담아두지마"...차범근, 하석주 20년 속앓이 풀어준 위로 (블랙하우스)

기사입력 2018.07.06 10:10 / 기사수정 2018.07.06 10:18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차범근과 하석주가 '블랙하우스'를 통해 20년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지난 5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차범근, 최용수와 함께 '이래서 월드컵' 코너를 진행했다. 

이날 차범근은 이번 월그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승이를 거둔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 후 모습을 언급했다. 독일과의 경기를 끝내고 선수들의 락커룸을 찾아갔던 차범근은 "선수들이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고통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많이 울었다. 그 기분이 그대로 다 느껴졌었다. 고맙고 대견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어준은 "20년 전에 감독님이 풀지 못하고 안고 있던 고통이 풀린 기분이시냐"고 물은 뒤 "그런데 아직 그 때의 아픔을 풀지 못한 한 분이 계시다"고 누군가를 소개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주인공은 바로 하석주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였던 하석주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백태클로 퇴장 당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국민적 비난을 한 몸에 받았던 하석주. 그리고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차범근이 대회 도중에 경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었다. 

지난 '블랙하우스' 20회 방송에서 하석주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의 트라우마가 굉장히 컸다. 감독님한테 정말 죄송해서 무릎을 꿇고라도 사죄를 드리고 싶은데 앞에 서질 못하겠더라. 한번 뵙고 싶은데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하석주는 용기를 내 차범근과 20년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차범근을 보자마자 죄송스러운 마음에 눈물을 쏟아낸 하석주. 차범은은 하석주의 얼굴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어줬고, 눈물을 흘리는 그를 안아주며 "그런 걸 왜 그렇게 마음에 담고 살았니. 축구할 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잖아. 그렇지 않아? 뭐가 죄송해. 축구를 하루이틀 한 것도 아닌데"라고 위로했다. 

하석주는 "감독님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두 번 정도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멀리서 보이면 제가 도망을 다녔다. 마주하기가 겁이 났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하고 나서 너무나 큰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저야 얼마든지 비판을 받아도 되는데, 감독님은 그 때 그 일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대표님 감독을 하고 계실거다. 그리고나서 제가 감독님께 죄송하다고 말 한마디도 못하고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렸다. 나중에는 지나가다가도 혹시나 만날까 겁이났다"며 힘들었던 20년을 회상했다.  

그동안 하석주의 이런 속앓이를 알 길이 없었던 차범근은 처음 듣게 되는 하석주의 속마음에 "미안해. 진작에 그런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 번 불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눴을텐데 정말 몰랐다. 난 정말 그렇게까지 속앓이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왜냐하면 경기장에서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고 다시 한 번 하석주의 마음을 보듬었다. 

이날 용기를 내 차범근과 만난 하석주는 물론이고 차범근, 그리고 이 두 사람을 지켜보던 최용수와 김어준도 눈물을 훔쳤다. 제작진에 따르면 하석주는 녹화를 마치고 제작진에게 "잊지 못할 시간이었다. 감독님과 출연자분들 그리고 제작진, 모두에게 감동했다"는 말로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SBS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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