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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규의 클리닝타임] 2008년 5월의 LG vs 2009년 5월의 LG

기사입력 2009.05.13 08:49 / 기사수정 2009.05.13 08:4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LG 트윈스는 5월 10일에 벌어진 대구에서의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연승행진을 '8'에서 멈추게 되었다. 이 패배는 5월달 첫 패배였다. 그리고 12일에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잠실 경기에서 비록 16-10으로 패하기는 했지만 9회 말에만 8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과시하며 무시무시한 뒷심을 보여줬다. 김재박 감독이 4월부터 천명했던 'LG의 5월 대반격'이 성공적으로 그 첫걸음을 떼고 있다.

5월 들어 승승장구하고 있는 LG의 작년 이맘때 모습은 어떠하였을까? 재밌지만 LG의 2008년 5월과 2009년 5월은 자석의 N 극과 S 극처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LG의 힘들었던 2008년 5월. 2006년 최하위의 수모를 겪은 LG는 김재박 감독의 영입으로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2007년 5위로 성공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5위라는 성적은 비록, 가을야구를 하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2008년이 더 기대되었던 이유중에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판이해졌다. 선발진에서 에이스로서 1,2선발의 역할을 수행해줘야 할 박명환과 제이미 브라운이 부상과 기량 미달로 인해 이탈했고 타격에서도 박용택이 최악의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다른 팀들보다 중량감이 떨어지는 클린업 트리오 등으로 투타에 있어서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2008시즌 내내 평탄할 날이 없었던 LG였지만, 그중에서도 5월은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달이었다. 현재 LG는 5월 10일 삼성전에 패배했지만 5월 1일 히어로즈 전부터 5월 9일 삼성전까지 8연승의 신바람 행진을 구가했다. 그러나 2008시즌 5월엔 그야말로 정반대 상황이었다. 사직에서의 롯데와의 5월 1일 경기에서 패배하고 5월 10일 대전 한화전까지 쭉 패배하여 9연패를 당했다. 5월 11일 한화전에서 선발 봉중근과 안치용의 활약으로 9연패의 사슬을 끊는데 겨우 성공했다.

특히, 5월 3일부터 5월 8일까지 있었던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와의 잠실 홈 6연전을 모조리 내준 것이 뼈아팠다. 이렇게 LG는 5월에 단숨에 무너졌다. 6월에 9연패를 다시 한번 기록하며 고꾸라지긴 했지만, 시즌 초반인 5월의 9연패는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꺾는데 충분했다.



반면, LG의 2009년 5월은 어떨까? 그야말로 김재박 감독의 얼굴이 환하게 피었다. 자신의 통산 900승 달성보다 현재의 8연승이 더 기분이 좋다고 할 정도였다. LG는 5월 1일부터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잠실 주말 3연전에서 히어로즈를 압도하며 3경기 모두 깨끗하게 쓸어담았다.

그리고 '서울의 라이벌'인 난적 두산을 맞아 2005년 7월 5~7일 이후 약 4년 만에 두산전을 모두 쓸어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 서울 시리즈는 두산이 홈으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2008년 5월 잠실에서의 6연패와는 다르게 히어로즈 전부터 잠실경기 6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승승장구했다. 금요일과 토요일 삼성전까지 승리하며 8연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LG의 5월 대반격은 시작되었다. 2008년의 5월과 공통점이 있다면 역시 불안한 선발진을 꼽을 수 있다. 2008시즌은 봉중근과 크리스 옥스프링만이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주며 마운드를 지켰다. 2008년 5월 초의 9연패 기간 이후 삼성에서 맹활약했던 제이미 브라운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2009년의 선발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각자 위치에서 자신의 맡은바를 다하며 5인 선발 로테이션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봉중근이 1선발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심수창이 특유의 완급조절능력으로 연일 호투를 펼치고 있고 최원호가 여전히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약하다. 정재복은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긴 하지만 '홈런 공장장'이 되었고 이범준은 아직도 새내기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하였다. 2군에서 호투하며 기대케 하고 있는 박명환의 복귀가 절실한 순간이다.

투수력에서는 지난해와 올해가 크게 차이 없지만, 타력에서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양과 질이 다르다. 올 시즌 LG는 가장 뜨거운 화력을 선보이는 팀이 되었다. 약한 투수력을 '불꽃 타격'으로 상쇄하며 보완하고 있다. FA로 LG에 둥지를 튼 정성훈과 이진영이 맹활약하고 있고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리그 최고의 타자로 거듭났다.

지난 시즌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던 '쿨가이' 박용택이 시즌 초반의 공백을 딛고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1번 타자의 부담을 덜어낸 이대형이 박용택의 뒤를 받쳐주며 클린업 트리오가 잘 떠먹을 수 있게 밥상을 차려주고 있다. 이러한 공포의 타선이 2009시즌 LG의 8연승을 가능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다.

2008시즌의 힘들고 고통스럽던 5월과 2009시즌의 찬란하고 빛나는 5월. 2008년 5월은 LG에게 악몽의 봄이었고 2009년 5월은 상위권에의 위치를 공고히 할수 있는 5월로 시작되었다.

5월 성적 8승 2패를 기록하며 '무한 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LG는 선두 SK를 맞아 첫 경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올 시즌 LG가 보여주고 있는 특유의 뒷심을 보여주며 '감동의 드라마'를 선사했다. 이제는 그 흐름을 그대로 잇기위해 에이스 봉중근이 등판한다. 뒷심의 신바람 LG가 남은 선두 SK와의 2연전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남은 2경기가 기대된다.  

[사진=(C) LG 김재박 감독 (LG 트윈스 공식 홈페이지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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