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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패자' 삼성, 그들의 빛났던 투지

기사입력 2009.05.01 22:53 / 기사수정 2009.05.01 22:53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정규시즌 4위로서는 처음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서울 삼성이 2년 연속 준우승으로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은 1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82-98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경기 초반 좋은 기세를 이어가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후반 집중력을 잃은 것이 아쉬움이었다.

올 시즌 삼성의 약진을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던 이원수가 군에 입대했고, 새로 선발한 외국인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아예 플레이오프조차 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2라운드까지만 해도 그 예상은 현실이 되어가는 듯했다. 외국인선수 에반 브락은 기대 이하의 기량으로 애만 태웠고, 8연패라는 악재까지 찾아왔다. 한때 8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은 더 이상 지난 시즌 준우승의 강호가 아니었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찾아왔다. 브락을 내보내고 새로 영입한 애런 헤인즈는 그야말로 ‘복덩이’였다. 헤인즈 영입을 기점으로 팀 플레이가 살아난 삼성은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3위까지 올라섰다. 시즌 막판 갑자기 하향세를 타며 위기도 찾아왔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마침내 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들어 삼성은 완벽히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정규시즌에는 그리 빛나 보이지 않았던 ‘경험’이라는 무기는 상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6강에서 창원 LG를 가볍게 누르고 4강에서는 정규시즌 우승에 빛나는 울산 모비스를 맞아 비교적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모비스의 탈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상승세는 꺼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KCC의 우승을 점쳤지만, 1차전을 잡아낸 것은 삼성이었다. 이후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2연승을 거두며 3승 3패 동률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결국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삼성이 보여준 투지는 놀라웠다. 압도적인 높이 열세에도 한 발 더 뛴 덕에 대등한 양상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대단한 정신력이었다.

이상민, 강혁, 이규섭 등은 이미 30줄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오랜 시간 코트에서 머물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두 외국인선수 역시 제 역할을 다했다. 김동욱, 차재영 등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도 경험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얻었다.

준우승에 머물렀음에도 그들의 투지는 빛났다. 삼성은 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우승을 거둔 KCC에 못지 않았던 ‘아름다운 패자’였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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