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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스타칼럼] 메카닉 퍼즐①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

기사입력 2009.04.28 15:16 / 기사수정 2009.04.28 15:16

김정근 기자

[위클리엑츠] 이 시리즈는 TvsZ에서 테란이 고착되었던 1배럭 더블 바이오닉 운영싸움에서 탈피하고 선가스 체제를 통해 메카닉을 위시한 다채로운 심리전을 걸게 된 계기를 짚어본 글이다.

시작은 인크루트 스타리그 4강 정명훈vs김준영 경기였다. 이후 메카닉 빌드와 선테크 빌드가 다양한 형태로 퍼졌으며 [2해처리 다지선다 체제]를 바탕으로 테란을 잠시 수세로 몰아넣었던 저그가 전략 트렌드에서 또 다시 수세에 몰리는 계기가 되었다.

글 각각의 시점이 해당사건의 시간대에 맞춰져 있다는걸 유념해 주시길 바란다.

이 시리즈는 더 큰 시리즈 [테란 퍼즐]의 도입부에 해당하며 현재 사건이 일어나게 된 최근의 전개를 풀이하고 있으므로 3편을 동시에 엮어서 내게 되었다..[편집자 주]
 
1)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2) 신희승의  문제제기 |3) 팩토리의 세 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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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17 {마지막 정리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빗댄 제목입니다. 페르마의 경우처럼 마지막 정리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테란으로 저그를 상대할 때 원배럭 더블을 하지 않고도 잡을 수 있는 혁명적인 빌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상대가 5_드론을 했기 때문에 이 방송에선 그 빌드를 사용하지 않겠다' - 2008'08'03 최연성, 온게임넷 '라이브배틀'

과거에 쓴 글에서 PvsZ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하면서 06년에 토스로 전향을 고려한 당시 최연성의 발언과 응수타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최연성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플저전에서 조합이 아닌 질드라 물량 위주로 어떻게 저그를 밟는가 하는 문제였다.

경기를 볼 수가 없어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전성기 김택용이 비수더블넥을 활용하여 가끔 드라군 물량만으로 저그를 밟은 진행이나 강민의 원겟테크 대박 후 폭발게잇 관광플레이와 유사하리란 걸 생각해 볼 수 있다. 소수 유닛으로 저그의 대응을 강제하고 그려진 밑그림을 바탕으로 역대응 하는 방식으로 자원의 우위와 체제의 우위를 달성하는 것.

즉, 응수타진으로 질드라 중심의 물량으로도 통하게끔 저그를 강제한다는 이야기다. 박지호가 아마 시절 저그전 강자로 이름을 날렸을 때의 패턴은 원게이트 혹은 투게이트 커세어 후 히드라를 유도한 뒤 빠른 확장과 함께 발업 질럿으로 휘두르기였다.

대 저그전 메카닉이란 게 있다. 저그 유저들은 느린 메카닉을 종종 비웃는데, 이영호가 안전한 뒷마당과 진출로 언덕 삼룡이가 있는 카트리나에서 잘 보여준 것처럼 뭉쳐진 풀업메카의 화력은 사실 저그도 어쩌진 못한다. 다만, 메카닉 유닛이 갉아 먹혀 모이지 못하거나 본진자원에서 이리저리 짜내서 피해를 주기 위해 수를 쓸 때 저그가 가볍게 대처하면서 체제전환과 자원우위로 밟을 뿐.

그렇다면, 문제 요건은 두 가지다. 어떻게 빠른 앞마당(특히 투가스)의 자원을 확보할 것인가? 어떻게 저그의 대응을 강제하고 역대응을 할 것인가?

로템형 범용맵에서 12_ 앞마당해처리-스포닝풀-3햇을 가져간 저그를 가정해 보자.

(1).입구를 막고 마린보다 빠르게 가스를 올려 선팩을 간 뒤, 원벌쳐를 찍는다. 팩은 원 벌쳐 뒤 에드온 후 마인->속업 순.

1-1. 벌처는 이전 구메카와 달리 난입과 피해가 주가 아니라 센터에서 배회하며 저글링 솎아내며 성큰을 강제하고 테란의 빠른 테크플레이에 대한 대비를 강제하는 용도다.

1-2. 원벌처가 진출하면서 앞마당에 scv가 나가 대놓고 커맨드를 짓는다. 저그는 빠른 팩을 확인하면 방어를 우선한다. 벌쳐도 있고 마인이 진출 경로에 박혀 있으므로 앞마당은 안전하게 완성된다.

  

(2). 팩토리 지은 다음엔 바로 스타포트-에드온를 짓고서 '아머리'를 지어 방업&골리앗&발키리를 준비하며 드랍쉽을 뽑아 4벌쳐를 드랍한다.

2-1. 물론 알면 막히기 쉽다. 그러나 이를 방어하기 위해 저그는 본진에 성큰 하나를 짓고 저글링이나 히드라를 다수 뽑아야 한다.

2-2. 이 진행에 이르렀을 때 테란이 쓴 유닛은 4벌쳐&드랍쉽 뿐인데, 업을 준비하고 테크는 다 올라갔으며 앞마당 자원과 투가스가 활성화된 상태다.

2-3. 업은 방업을 누른다. 메카의 공업은 엄청난 화력 효율을 가졌으나 덩어리 유지를 우선한다. 특히나 뮤링 기습에 생존율이  높아진다.

2-4. 드랍쉽과 이어지는 원 발키리로 체제가 확인된다. 고로 아카데미를 째고 팩만 늘린다. 발키리의 용도는 커세어와 유사하다.
-정보획득, 뮤탈 급습 방어, 계산범위 내로  체제 유도, 오버로드 사냥과 동선 제한 및 그로 인한 (늦지만) 드랍쉽-마인의 극대화.-

2-4-[1]. 상대가 뮤탈이라도 엔지니어링베이를 생략하고 터렛을 생략하면서 골럇사업과 함께 발키리를 더 모은다. 막을 수 있으니까.

2-4-[2]. 상대가 히드라 다수 체제면 팩 애드온을 늘리고 시즈업을 하면서 입구를 심시티로 좁혀둔다.


 

(3). 저그는 부유한 드론을 뽑지 못했고 정보가 누출되었으며 테란의 메카는 5팩 건설을 바탕으로 부유하게 뭉치기 시작했다 저그는 무엇을 할까? 메카닉에 대한 저그의 일반적 대응은 뮤탈 모으기다. 게다가 발키리가 확인되면 스컬지 생산을 위해 스파이어를 건너뛸 순 없는 노릇. 고작 한 두기의 발키리가 까다롭게 느껴진다.

3-1. 혼신의 힘을 다해 뮤짤(뮤탈 견제란 뜻) 휘두르기를 시도해 본다. 사업골럇의 호위를 받는 모인 발키리가 부담스럽다. 온리 뮤탈은 답이 없다.

3-2. 올인류를 생각해본다. 올인러쉬류는 앞마당 입구를 봉인함으로 대처한다. 들이박아 낭비하면 필승이다.

3-3. 빠른 럴커테크 위주를 고려한다. 이 경우 2번 진행에서 쉽게 파악이 된다. 발키리는 어쩔 것인가? 무리.

3-4. 빠른 확장을 선택한다. 속업벌쳐와 마인이 체크하면 방업메카의 진출을 막을 수 없다.

3-5. 방업 타이밍 러쉬를 막을 조합병력을 구성한다. 상대적으로 가난해서 빡빡하다. 만약 이전에 손해가 있었다면 방업메카 조이기에 밀린다.

 

(4).시간이 흐른다. 시간이 흐르면 업글은 올라가고 메카는 뭉쳐진다. 진출과 함께 제2 멀티까지 허용한다면 풀업 메카의 화력을 뭐로 막아야 할까.

 

이런 흐름의 경기는 스타리그 인크루트 4강 vs김준영을 상대로 SK텔레콤 T1의 신예 테란이자 저그전 기량에 의문점이 있었던 정명훈이 3승1패, 메카닉  3승 바이오닉 1패 , 플라즈마라는 컨셉맵에서의 전진팩을 제외하면 2승으로 보여준 것이다. 정명훈은 이것이 최연성의 작품이라고 말했고 최연성은 인터뷰로 이를 재확인해 주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거장은 은퇴하고 악보를 남긴다.

최연성은 테란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중이의 아이들이라는 양산형 테란과 함께 무수한 악보를 남겼다. 인상적인 악보로는 진영수- 한여름밤의 꿈을 가능케 했던 마인업 더블과 이영호- 안티캐리어 빌드의 기초가 된 빠른골럇 셔틀방어 후 3-3업 빌드가 있다.

은퇴 뒤에도 SKT1의 코치로서 팀을 지원하고 또 온겜의 김창희에게 포스절정의 이영호를 잡을 배럭 더블 빌드를 전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8월 방송에서 테저전에서 원배럭 더블을 대체할 수 있는 혁명적 빌드를 만들었느라 공언했다. 일부 마니아들은 이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빌려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라 불렀다. 그러나 마지막일 리가 있겠는가?

난 아직도 최연성이 무섭다.

오늘 정명훈이 보여준 경기는 아마도 마재윤 이후 발전이 가속된 저테전의 흐름에서 소모전과 난전멀테에 약점을 보이기 시작한 최연성이 해법으로 생각해둔, 자신의 스타일에 최적화시킨 빌드진행일 것이다. 최연성의 빌드유산이란 건 대부분 수준 높은 응수타진을 통해 게임진행의 끝을 머릿속으로 짜두고 나서 남은 결정화된 찌꺼기 같은 것이다. 빌어먹을 찌꺼기지.

아이디어의 발상은 김택용의 3.3 무렵 대 저그용 비수더블-커닥의 기원이 된 원겟테크-커닥의 플레이와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다. 앞으로 바이오닉 운영에 약점을 보이는 테란은 자주 이 정리를 써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연성의 정리에 대한 저그의 해법은 저그선수들의 몫이고 분명 존재할 것이나 그에 대한 해법도 최연성에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뒤가 없을 정도로 심계가 얕은 선수가 아니니까. 선스포닝 이후 짜내는 압박이 정답일까?

글쎄, 고전적인 투스타 레이스에 빡빡하지 않으려나. 원팩 벌처 후 빠른 앞마당 완성이 운영의 약한 고리니 도발적인 앞마당 건설을 무력화시키는 게 옳은 대처방향일 것이고, 더 간단하게 보자면  저그유저가 역으로 응수타진 시킬 운영 수준이 되면 끝이기도 하다. 마치 원겟을 잡는 저그가 그러하듯이. 다만, 그런 공방이 균형점에 이른다면 또 하나의 정석으로 굳을 수도 있다.

테란 최후의 거장이 욕실에서의 미끄러짐 한번에 결정적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는 게 타종족에게 축복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그것도 미묘하다. 선수 최연성은 갔는데 최연성의 게임은 살아있다.

아이러니다 아이러니. 죽은 이중이가 산 대인배를 잡았다. 진정으로 위대한 창조자는 죽지 않는다. 최소한 이 바닥에선 테란의 거장 최연성이 그렇다..(2편에서 계속됩니다)

1) 최연성의 마지막 정리|2) 신희승의  문제제기(기사 바로 이어보기)|3) 팩토리의 세 악당

[사진ⓒ온게임넷 중계화면 캡쳐]  



김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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