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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예지원 "'올미다'→'키스먼저',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났죠"

기사입력 2018.05.01 14:00 / 기사수정 2018.05.01 13:46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1991년 연극 배우로 데뷔해서 27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온 배우 예지원. 2004년 '올드 미스 다이어리'로 노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트렌드로 만들더니, 이번에는 '키스 먼저 할까요'로 파격적인 중년 로맨스를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았다. 언제나 파격적인, 그러나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를 읽을 줄 아는 배우 예지원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안순진(김선아)의 절친이자, 황인우(김성수)의 부인인 이미라를 연기한 예지원. 부자 남편을 만나 그에게 잘 보이고자 요가, 폴댄스 등으로 늘 자신을 가꾸고, 여성스럽게 굴지만 욱하는 순간에는 욕을 내뱉는 인물이다.

이미라를 연기하기 위한 예지원의 갖은 노력은 동료 김선아의 인터뷰로 세간에 알려졌다. 대본에 나와있는 폴댄스, 요가 등의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 늘 다양한 포즈를 준비해왔다고. 심지어 예지원이 뭘 가지고 올 지 몰라 무서웠다고까지 표현했다.

"많이 가져갈 수 밖에 없다. 준비는 많이 해서 가되, 상황을 봐서 다 버린다. 처음부터 다시 짤 떄도 있고, 맞춰봐서 좋은 거면 한다. 캐릭터, 대사, 상황이 특수해서 안고 가는 부담감이 있었다. 나는 준비를 하는 게 내 숙제라서 한 것 뿐인데, 상대 배우가 버거울 수 있다. 그러나 다행히 상대 배우들이 모두 잘 받아주고, 받쳐줬다. 그들이 1차 관객인 셈인데, 다들 잘 웃어줘서 자신감을 얻었다. 여기에 감독님의 편집이 더해져서 믿으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예지원은 이미라의 의상도 직접 준비하고, 헤어에도 아이디어를 내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그는 이 모든 과정을 배우의 숙제라고 표현했다.

"배우는 숙제가 많은 직업이다. 원래는 부지런한 성격이 아니었는데, 배우를 하다 보니 부지런해졌다. 미라는 옷도 상황에 맞춰 입어야했다. 아예 특이하면 오히려 준비하기 쉬운데 생활감도 있어야해서 더 어려웠다. 의상은 거의 다 내가 준비했고, 긴 머리 같은 경우는 다니는 헤어샵 원장님이 힌트를 주셨다. 미라의 긴 머리 덕분에 욕을 해도 여성스러워보여서 좋았다."

그러고보면 예지원은 '올드 미스 다이어리'로 당시에는 잘 다뤄지지 않던 30대 노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트렌드로 만들었고, 이번에도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이제까진 쉽게 볼 수 없던 중년로맨스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운이 좋은 거다. 좋은 시기에 잘 태어났다. 30대의 사랑이야기를 시청자들이 보고싶어할 때 30대였고, 중년 로맨스를 보고싶어할 때 중년을 살고 있다. 그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통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작품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 그냥 시청률은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예지원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겸손하게 '선택을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하나가 잘 되면 그게 받침이 되어 다음에도 좋은 게 오는 것 같다. 그렇게 하나 하나 쌓여서 필모그래피를 만든다. 겸손할 수 밖에 없다."

연기를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신인같은 겸손함이었다. 그는 "어떤 역할을 맡든 다 처음 보는 캐릭터다. 그러니 항상 신인의 자세로 갈 수 밖에 없다. 남 신경 쓸 틈도 없다. 여유가 없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예지원의 다음은 늘 기대를 준다. '선택 받는 것'이라고 했지만 늘 시대가 원하는 이야기에 답했다. 인터뷰 내내 느낄 수 있었던 자유로움과 진중함. 이 두가지가 늘 그의 선택에 반영이 되는 듯 했다. 그런 예지원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하고 싶은게 많다. 이야기를 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좋은 사람들이랑 하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시청률은 하늘이 주는 거고, 좋은 사람들이랑 다같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작품을 낸다면 시청률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내 나이대의 멜로를 할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새벽기도에 나가야겠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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