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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엘 "첫 주연 '바람 바람 바람', 부담과 기대의 공존"

기사입력 2018.04.13 18:10 / 기사수정 2018.04.13 18:0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엘이 가진 새로운 얼굴의 발견이다. 이엘이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을 통해 또 다른 얼굴과 매력으로 대중과 소통했다.

지난 5일 개봉한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이엘은 제니 역을 연기했다. 영화 속에서는 제니가 석근을 향해 "아슬아슬한 매력이 있으시네"라고 말했지만, 실제 이엘이 연기한 제니 역시 석근 캐릭터 못지않은 아슬아슬한 매력으로 러닝타임 내내 보는 이들에게 긴장과 재미를 함께 안긴다.

이엘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든 관계를 뒤흔들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로 활약한다. 영화 '내부자들'(2015)와 드라마 '도깨비'(2016, '화유기'(2017) 등을 통해 보여줬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병헌 감독님에 대한 신뢰, 또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어요"라고 말을 꺼낸 이엘은 "제니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도 감독님이 전형적이지 않게 만드실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죠. 여태까지 해왔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연기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작품 속 유머를 읽을 수 있었다. 이엘은 "정말 재미있게 읽혀서, 이게 이병헌 감독님의 말맛인가보다 싶었었죠. 감독님의 코미디는 정말 세련된 것 같아요. 여기에 대사의 엉뚱함이 주는 맛이 있는데, 또 그것을 선배님들이 너무나 잘 구현해주셔서 그 재미도 있었죠"라고 설명했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 연기를 비교해봤을때, '바람 바람 바람' 속 이엘의 모습은 다소 차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엘은 "신나면서도 어려웠어요"라며 "익숙함을 벗어야된다는 부담아닌 부담이 있었죠. 감독님이 편하게 잘 리드해주셔서 따라갈 수 있었어요. 그게 잘 보이기를 바라고 있죠"라고 미소지었다.

제니라는 인물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이엘은 캐릭터를 연구하며 고민했던 부분을 털어놓기도 했다.

"제니의 외로움이나 가지고 있는 상처에서부터 출발하게 됐죠. 이성을 유혹하려는 그런 느낌보다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하는 인물이요. 그래서 남자들뿐만이 아닌 미영(송지효 분)과도 스스럼없이 관계를 맺고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제니가 '괜찮아져있겠죠'라는 말을 하기도 하잖아요. 괜찮고 싶어 하는, 후회와 미련을 놓아두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엘이 '바람 바람 바람'을 촬영하며 이병헌 감독의 모니터 뒤를 지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 바 있다. 이엘은 "빨리 습득해야 할 것 같아서"라고 웃으면서 "감독님 관찰을 많이 했죠. 말씀도 많이 안하세요. 표현도 많이 안하시고요. 그런데 한 마디 한 마디 하시는 게 굉장히 정확하세요. 그만큼 명확한 디렉션을 주시는 분이라서,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됐죠. 그래서 촬영이 없는 날도 촬영 현장에 많이 나가있었던 것이고요"라고 설명했다.

함께 한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등에 비해 그간 다양한 연기를 많이 못했다는 생각도 이엘을 더욱 긴장하고, 또 채찍질하게 만들었다. 이엘은 "작품에 누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선배들 연기에 제가 끼었을 때 틀어지면 안 되는, 그런 부담도 있었죠"라고 떠올렸다.

그동안 외형적으로 보여지는 연기를 많이 했다면, '바람 바람 바람'은 감정을 많이 숨겨야 하는, 내면의 연기 또한 중요한 역할이었다. 여기에는 이성민, 신하균, 송지효 등 함께 한 동료들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절제된 표정 안에서 감정을 표현해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 이엘의 설명이었다.

이엘은 '바람 바람 바람'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으로 맡은 주연이라고 말하며 "모든 작품이 다 그랬지만 초조하고 불안해요"라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만큼 부담감과 기대감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여태까지 보여드렸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잖아요. 여기에 제 필모그래피에서 처음 주연으로 올라가는 작품이고요. 그래서 많이 걱정이 돼요. 제가 잘하던 것을 보여드리는 것이면 조금은 덜 불안할텐데, '바람 바람 바람'은 더 자연스럽게 내면으로 들어가야 하는 캐릭터라서 걱정이 많았어요."

많은 걱정과 고민 속에서도 이엘을 웃게 하는 것은 동료들의 존재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사람을 얻었죠. 선배님들뿐만 아니라, 스태프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행복하게 촬영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2009년 영화 '시크릿'으로 데뷔 이후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차근차근 한 발자국씩을 내딛어왔다. 이엘은 "저 스스로 저에 대한 점수를 매기는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거든요. 아마 모든 연기하시는 분들이 다 그럴 것이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들이 더 많죠.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것들, 다음에 좀 더 잘해야 할 것들 이런 생각들이 쌓이는 것 같아요"라고 차분하게 설명했다.

주위의 칭찬에 들뜰 때도 있지만, "자축만 너무 오래 하면 안되잖아요"라면서 "빨리 정신 차렸죠"라고 소리내 웃으며 자신을 다잡는 법도 함께 전했다.

현재 이엘은 연극 '아마데우스' 공연에 한창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올 한해도 성장하는 시간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가장 집중해야 할 것, 최대의 관심사 역시 지금은 오로지 '연기'다.

"제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작품을 하나씩 해나갈수록 더 어려운 것이 연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있을까 싶죠.(웃음) 지금은 연기를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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