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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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오석근 위원장 "블랙리스트 실행, 참혹하고 부끄럽다" 대국민 사과

기사입력 2018.04.04 16:29 / 기사수정 2018.04.04 16:5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시행했던 것에 대해 사과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1가에 위치한 서울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영화진흥위원회 대국민 사과와 혁신 다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오석근 위원장을 포함해 조종국 사무국장, 김현수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진위가 지난 두 정권 동안 지원사업 수행과정에서 위원회의 과오로 명백히 밝혀진 사실들에 대해 국민과 영화인에게 공식 사과하고, 새로운 9인 위원회 구성 이후 달라지는 영진위 조직과 사업들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인사와 사과에 나선 오 위원장은 "제가 영진위원장에 부임한지 3개월이 지났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서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저희들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영진위는 지난 두 정부에서 관계 당국의 지시를 받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한 큰 잘못을 저질렀다. 참혹하고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반성하고 사과하는 일이 너무 늦었다. 아직 진상이 명백하게 규정되지 않은 일도 적지 않고, 밝혀진 과오를 바로잡고 재발을 방지하는 후속 조치도 턱없이 미흡하다. 부단히 되돌아보고, 통렬하게 반성하고 준엄하게 혁신하겠다"고 얘기했다.

오 위원장은 "영진위는 영화에 관한 지원 역할을 위임받는 범국가부문의 전문기구로,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지만 정책적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받는 분권자율기관이자 준정부기관이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지난 10년 가량 이런 중차대한 역할과는 상반된 블랙리스트 실행기관 노릇을 했다"고 인정했다.

여기에는 2009년 단체 지원사업에서 촛불시위 참여단체 배제 건을 시작으로, 2010년 영상미디어센터 및 독립영화전용관 위탁사업의 공모제 전환과 사업자 선정 과정 부당 개입, 독립영화전용관 지원사업, 글로벌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독립영화 제작지원사업, 다양성영화 배급지원사업 등의 지원 대상자를 결정하면서 심사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있다.

'천안함 프로젝트'를 상영한 동성아트홀, '다이빙벨'을 상영했던 여러 예술영화전용관과 독립영화전용관들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 과정을 통해 지원 배제된 영화와 영화사, 영화인은 현재까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중간 조사 결과로 밝혀진 사례만 해도 56건에 이르며, 조사 결과에 따라 목록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오 위원장은 "이 결과에 대해서도 정중한 사과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차후 계획도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영진위 내부 '영화진흥위원회 과거사 진상규명 및 쇄신을 위한 특별위원회에서도 문체부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와 연계한 후속 조사를 진행하고, 아울러 자체 조사와 피해사례로 언급되지 않은 미규명 사건에 대해서도 신고와 제보를 받고 별도 조사를 병행해 여러 배제와 차별, 탄압 사례를 면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영화인에게 사과와 피해 복원 등,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 역시 적극 강구하겠다는 뜻도 알렸다.

오 위원장은 앞서 지난 주, 차별과 배제 실행에 따른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로 사과를 전했다. "흔쾌히 사과를 받아주셔서 감사했지만, 마음이 더 무거웠다. 사과를 받기에 아직 이르다며 주신 호된 질책은 깊이 새겨 더 많은 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영진위 구성원 모두는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일원이자 공무수행자로서 영화진흥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투철한 공공성에 입각한 원칙을 준수하고, 다시 박수를 보내주실 때까지 한 치도 방심하지 않고 영진위가 본령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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