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재, 채정연 기자] 개인 통산 4번째 MVP를 수상한 박혜진(우리은행)이 MVP 수상에 대한 부담이 자신을 성장시켰다고 밝혔다.
박혜진은 8일 서울 양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즌 14.51득점에 5.17리바운드 5.09어시스트 1.23스틸을 기록한 박혜진은 변함없는 기량으로 우리은행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다음은 박혜진과의 일문일답.
-2회 연속 MVP 수상이다.
▲솔직히 작년에 이 자리에 서면서 어쩌면 선수생활을 하면서 이 자리가 마지막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이번 시즌 시작하며 팀도 불안했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보니 정규리그 우승도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 힘든 시즌이었다. 팀이 우승하며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감독님의 영향이 크다. 감사하다.
-KDB생명 이야기를 소감에서 말했다.
▲이번에 박지수와 MVP 경쟁이 치열했는데, 솔직히 받으면 좋고 아니어도 지수는 리그 정상급 선수이기 때문에 인정할만하다 생각했다. 아무 생각 없이 올까 하다가, MVP 받게 된다면 그래도 소감이 있어야 할 것 같아 어제 고민했다. 다른 부분보다, KDB생명 부분이 가장 고민됐다. 그 팀 선수들 얼굴 보다보니 말을 해야겠다 마음 먹었고, 후련하다.
-시즌을 앞두고 어려움을 예상했었다. 그럼에도 MVP를 탔다. 어떤 게 가장 힘들었나.
▲이번 시즌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었다. 초반에는 시작이 좋지 않아 불안했고, 중반부터는 차고 올라가서 1위까지 하게 됐다. 그 자리를 지키면서도 불안한 부분이 많았다. 정상에 계속 있었지만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 안 했다. 고비가 많았다. 그런 중요한 경기마다 막판에 패하는 경기가 많았고 체력적으로 떨어졌던 게 힘들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해서 정말 힘들었고, 정규리그 아직 안 끝난 기분이다. 긴장감이 몸에 배어있다.
-감독님에게 많이 혼났던 이야기를 했는데.
▲이상하다. 코트에서 보면 무섭고 혼내면 나 미워하나 생각도 들고 울컥할 때도 많다. 그런데 돌아서서 보면 가장 생각나고 고마운 사람이 감독님이다. 미운 정이 많이 든 것 같다(웃음).
-작년에 다시 이 상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었는데.
▲팀 차원에서 봤을 때 (임)영희 언니도 나이가 많고, 감독님이 추구했던 농구를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은퇴를 하다보니 위기라고 생각했다. 작년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가 있어 잘 할 수 있었고 나도 농구가 신났었다. 올해는 그럴 수 없을거라 생각해서 작년에 더 기분을 내며 상을 받았었다.
-내년에 상을 또 받을 수 있을까.
▲내년부터는 우승을 하게 되더라도 이제는 MVP 수상이 힘들거라 생각한다. 정말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다.
-4번째 MVP 수상이다. 지난 수상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좋아졌나.
▲상을 계속 받다보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부담이 됐다. 상을 받는 게 싫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힘든 마음을 이기고 더 노력했다. 팀이 어렵지만, 내가 팀을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어 온 것이 뿌듯하다. 앞으로도 이 자리를 계속 지켜야 할 것 같다.
-여자농구의 수준이 낮다, 선수 수급이 안된다는 평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나.
▲여자농구 수준이 떨어졌다는 평은,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의미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 선수들이 이번 계기로 각성하고 좀 더 위기의식을 느껴서 개개인이 노력해 기량을 발전해야 할 것 같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양재,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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